[479호/사회탑] 대한민국, 프랑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8번째 종합우승

2023-04-17     최슬기 기자

지난 322일부터 25일까지 총 4일간 프랑스 메스(Metz)에서 10회 프랑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가 열렸다. 참가 종목은 전자기기, 시각디자인, 목공예 등을 포함한 총 43개의 직종으로 구성되었으며 대한민국 대표선수단(이하 선수단)은 그 가운데 34개의 직종(직종당 1)에 참가했다. 27개국 420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18, 은메달 4, 동메달 9개를 거머쥐며 8번째 종합우승과 7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들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장애인 고용 현실과 장애인 기능교육의 문제점은 아직도 제자리이다.

 

세계 장애인의 날과 프랑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

우리나라는 4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하여 장애인의 복지 증진을 기원하고,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기념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장애인을 기념하는 날이 특별히 존재하는데, 바로 세계 장애인의 날이다. 유엔에서는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지정하고, 그 이후 매년 123일을 세계 장애인의 날로 지정하여 장애인의 완전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장애인을 위한 기념사업 등의 복지시책을 전개하도록 권고하였다.

그 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많은 행사가 개최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행사가 프랑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이하 올림픽)’이다. 국제 장애인기능올림픽연합(IAF), 국제장애인재활협회(RI), 개최국의 단체 또는 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 대회는 장애인의 기능향상 및 잠재능력 개발 사회경제활동 참가 의욕 고취 장애인 능력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이해 확대 국제친선 및 지식과 프로그램 교류 등을 목적으로 4년마다 개최된다.

 

대한민국, 올해로 8번째 종합 1위 차지 선수단의 훈련과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단은 금메달 18, 은메달 4, 동메달 9개를 획득하며 종합 1위에 올랐다. 한국은 1995년 제4회 호주 퍼스대회부터 굳건히 정상을 지키고 있다. 1985년 제2회 콜롬비아 보고타 대회를 포함해 종합우승은 8번째이다. 34개의 직종 중 31개의 직종에서 메달을 따낸 선수단은 특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정보기술(IT) 분야의 10개 직종에서 8개의 금메달을 따냈고, 목공예 제과 가구제작 귀금속공예 용접 전자출판 등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올림픽에 양장 직종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딴 박금숙 씨는 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준비 과정 동안 지치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장애가 있고 나이가 많아 소외당하는 세상의 잣대에 굴하지 않고, 이러한 한계가 오히려 나의 원동력이 되어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라고 언급하며 장애인 국가대표로서의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단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의 전국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1~3위 입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202111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최종 선발되어, 작년 111일부터 약 140일 동안 전국 8개의 훈련장에서 각종 장비와 기숙사 지원을 포함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단순 직무 위주, 단시간 훈련 등 장애인에게는 높은 현실의 벽 해결책은?

대한민국은 이처럼 세계적으로 장애인 기능 수준을 높이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가 내부에는 장애인이 부딪히는 높은 현실의 벽이 존재한다. 실제로 2022년 실시된 장애인 고용률 실태조사에서 ESG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의 한계를 정하지 않는 고용형태)을 중시했던 주요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장애인 고용률은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원인은 주 인력인 개발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장애인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매출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편견이 다수 개입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또한 대한민국 현행법 최저임금법 7는 장애 등을 이유로 근로능력이 낮은 사람은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법안이 악용되어 최저임금의 20%도 되지 않는 월급을 받으며 근무하는 장애인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기업과 공기업뿐만 아니라 장애인 지원센터 등의 복지기관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교원대신문은 이번 장애인 기능 올림픽을 준비하며 선수들 곁에서 지도했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소속 최창수 지도위원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그는 현재 장애인에 대한 기술교육은 직접적으로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되어 있으나 장애인 채용은 단순 직무 위주의 단시간 맞춤식 훈련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제대로 된 직업교육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애인 근로자의 원활한 직무 적응에 어려움이 많다.”라고 밝히며, 고용 사회에서의 장애인 기술교육 방식과 채용방식 개선을 강조했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산업체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통한 직업교육을 실시하여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그들의 능력에 맞는 직무 제공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문제 이외에도 일각에서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 관련 법안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장애인 차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애인 기술교육과 고용 문제에 있어 장애인의 기본권을 보다 세심히 보장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