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8호] 그녀가 토론을 거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과 안철수와의 문제라기 보단 민주당과 안철수와의 마찰로 인해 안철수, 문재인의 단일화가 다시금 불투명해지긴 했지만 후보 등록 전가지 단일화를 끝마치기로 서로 발표를 했으니 분명 같은 편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단일화 상황 속에서 박근혜는 대선후보 자질규명을 위한 TV토론을 거부하고 있는데 박근혜가 토론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명분이 있다.
만약 안 후보, 문 후보, 박 후보 3명으로 TV토론을 벌이면 안철수와 문재인 대선후보는 이미 단일화를 합의한 후보들이기 때문에 서로 공격하는 것은 단일화 정신에 어긋나게 된다.
그러면 말 그대로 <안철수와 문재인 : 박근혜>, 즉 2:1 대결이 되는 거 아닌가.당연히 박근혜의 입장에선 불공평한 토론이 될 것이다. 1:1 토론을 해도 마찬가지다. 결국 박근혜는 두 사람과 한 번씩 각각 1:1로 붙어야 하는 셈이 되고, 박근혜 후보는 나머지 후보들이 한 번 공격당할 때 2번 당하게 되는 것이므로 명백하게 박근혜 후보가 불리한 토론이 되는 것이다.
물론 토론에 강점이 있는 후보라면 그런 조건도 마다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린 다들 알고 있지 않을까? 근본적으로 박 후보가 토론을 거부하는 이유를. 가장 유명한 그녀의 별명을.
그러니 박근혜에게 토론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 아니, 기대를 하는 것조차 너무나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TV토론이 원래 잘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도 있을 독자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면 2002년에는 대선후보 TV토론이 약 80회 정도 있었으며, 2007년에는 40회 정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TV 공개토론 0회를 기록 중이다.
필자는 야당을 지지하고 특히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으나 꼭 TV토론이 박근혜 후보 때문에 열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야권은 말로만 정책 선거를 운운하고 정작 대선이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주구장창 단일화 타령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대선 TV토론같은 기초적인 대선후보들의 검증의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고 있다. ‘돈 안 드는 선거’의 기본이 TV토론의 활성화인데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펀드로 부르주아 선거판 확립에 앞장서고 있는 중이다. 생업에 바쁜 일반국민들이 대체 뭘 보고 대선 후보들을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나라가 썩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