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8호] 동북아 3국·미국의 집권세력 재정립이뤄져
중국이 군사적·경제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국가 주석의 자리를 물려받아 내년 3월부터 국가 주석에 정식 취임한다. 중국에게 경제 규모 2위의 자리를 내주고, 중국과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내년에 자민당이 재집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앙숙인 미국에서는 지난 6일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 와중에 우리나라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같이 동북아 3국과 미국의 집권세력이 재정립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석이 10년 만에 교체됐다. 하지만 중국의 대외정책은 후진타오 주석 시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 양평섭 팀장은 “중국은 집권당이 공산당으로 계속 유지가 되므로 주석이 교체되더라도 외교노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한중 FTA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조어도 분쟁에 대한 강경적인 태도 등 기존의 외교 정책을 유지하며 중국의 자존을 지킬 것
이다.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큰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기존의 외교노선과 큰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후 첫 방문지로 중국 인근 국가인 미얀마를 택했다. 이에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1기 오바마 정부는 2008년 경제위기로 대외정책에 적극적이지 못했지만 상황이 보다 좋아진 2기는 적극적일 것이다. 미얀마 방문도 1기 때 밝힌 아시아로의 재균형 정책, 즉 아시아 개입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의 적극적인 아시아 개입 정책으로 인해 미중간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현욱 교수는 “미국의 아시아 개입에는 크게 경제적, 전략적 이유가 있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수출 증대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경제적 이유,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미군의 해군력 60%를 아시아에 배치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적 이유가 있다. 따라서 미국의 적극적인 아시아 개입정책으로 미중 관계는 지금보다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중 갈등이 고조된다면 미국은 일본과 한국에 안보 협력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에 자민당이 재집권 한다면 그 가능성이 더욱 높다.
이에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서승원 교수는“만약 일본에 자민당이 집권한다면 민주당 시절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으로 악화된 미일 관계를 회복하고 중국과 한국에 맞설 것이다. 특히 한국과 관계에 있어서 야스쿠니, 독도 관련 문제는 강하게 나올 것이다. 하지만 한·미·일 안보 강화는 지지해야 하는, 일본의 입장에서는 딜레마일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이 중국과 맞선다고 해도 이것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서승원 교수는 “일본은 중국에 대한 정책으로 관여정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즉, 일본은 중국이 성장하는 것은 인정하되, 기존의 미국 중심의 룰을 깨뜨리는 부분에서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고조에 따라 한·미·일 안보 강화가 이뤄지면 한중간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서승원 교수는“중국은 경제적 문제, 북한 문제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깊은 관계가 있기에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미·일 사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하지만 중간에서 외교 전략을 잘 세우면 외교적 입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신중한 처세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국 개발연구원 송영관 연구위원은 “강한 중국을 추구하는 시진핑, 보수 우파 자민당의 아베가 집권하면 동북아에 민족주의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보다 힘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그들과 같이 민족주의로 빠지면 안 된다. 과거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강호들의 패권 다툼 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곳이었던 네덜란드가 대항해시대를 열었듯이 우리 나라도 민족주의를 강화하기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발전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