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2호/컬처노트] 마음을 열고 예술을 접하다 보면, “취미는 미술관 관람”
신예주(중국어·21) 학우
우리는 ‘시간이 없다’, ‘너무 멀다’, ‘흥미가 동하지 않는다’, ‘예술은 어렵고 난해하다’ 등 다양한 이유로 미술관 방문을 주저한다. 하지만 미술관은 우리 생각보다 더 매력적인 공간이다. 하나하나 사려 깊게 기획된 보석 같은 전시가 우리를 기다린다. 미술이 딱딱하고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고, 한정희 에듀케이터가 쓴 “취미는 전시회 관람”을 읽어 보자. 미술관을 즐기는 방법을 알아 갈 수 있을 것이다.
◇ 미술관을 표현하는 동사, ‘보다’ 그 이상의 것
미술관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작품을 전시하기만 하는 공간은 아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한정희 에듀케이터는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동사로 나타내 보라고 주문한다. 이때 많은 관람객들이 ‘보다’, ‘관람하다’, ‘구경하다’ 등의 표현을 쓴다고 한다. 하지만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이 아니다. 에듀케이터가 기획한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고, 잠시 멈춰 쉬어 갈 수도 있다. 다양한 편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미술관은 작품을 매개로 관람객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미술관은 관람객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어떤 곳은 카페나 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한다. 파티를 여는 곳도 있다. 미술관은 열린 공간이고, 그 역할과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조금씩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한정희 에듀케이터는 미술관에 전시만을 보러 올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식사가 맛있어서, 건물이 예뻐서 등 어떤 이유에서든 미술관을 찾아 준다면 미술관은 온 마음을 다해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 미술관은 무서운 공간이 아니다
미술관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접하고 향유하게 하는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접하고 느끼려면 이 작품들은 잘 보존되어야 한다. ‘뛰지 마세요’, ‘플래시를 켜서 사진을 찍지 마세요’ 등 여러 금지 사항이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수많은 ‘하지 마세요’들이 있고, 사람들은 작품을 지키는 직원들의 시선 속에서 조심조심 움직이게 된다. 한정희 에듀케이터는 관람객이 미술관을 어렵게 느끼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시에, 미술관은 ‘관람객을 위한’ 공간이다. 우리를 위한 공간이니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 없이 방문해도 된다. 미술관을 바라보는 마음의 장벽이 없어져야 미술을 향한 마음의 장벽도 없앨 수 있다. 미술관이 딱딱하고 위협적인 공간이 아니듯이 예술도 마찬가지다. 예술은 난해하고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다. 감상에는 정답이 없다. 작품에서 무언가 꼭 의미를 찾을 필요도 없다. 천천히 전시를 둘러보고 작품 하나하나를 마음 깊이 느끼다 보면 ‘좋다’, ‘밝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등 여러 형용사가 떠오를 테다. 이것이 바로 감상이고, 예술을 향유하는 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과 청주시립미술관부터 쉐마미술관, 스페이스몸 미술관, 라폼므 현대미술관, 우민아트센터. 그리고 여기 나열하지 않은 여러 전시 공간까지, 청주 곳곳에는 수많은 미술관이 있다. 이번 주말은 가벼운 마음으로 미술관에 방문해 보자. 어디를 방문하든, 그곳은 열린 마음으로 당신을 맞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