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호/오늘의 청람] 우리학교를 지키는 박광일 경비원을 만나다

2022-09-26     한고은 기자
박광일 사도교육원 경비원(사진/한고은 기자)

아마 학생의 대부분은 우리학교 경비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심지어 우리학교 경비원들의 얼굴조차 잘 모르는 학생들도 있을 것 같다. 경비원들은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하루를 잘 마무리하도록 이리저리 바쁘게 몸을 움직인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당연하게만 여겨지지 않길 바라며, 우리학교의 치안과 편의를 책임지는 박광일 사도교육원 경비원을 만나 보았다.

 

Q. 경비원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모니터를 가리키며) 여기 CCTV가 학교 전체를 다 비추지는 못해도 웬만큼 위험한 위치를 다 여기서 파악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면 모니터를 보고 알 수 있어요. 그리고 무슨 일이 없더라도 지켜보고 있는 거죠. 원래 경비원은 감시 업무가 주 업무잖아요. 그렇기에 CCTV 모니터를 보며 업무를 하는데, 우리학교 같은 경우는 감시 업무만이 주 업무가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하는 일이 일반 경비원보다 좀 많다고 할 수 있죠. 감시도 하면서, 밤에 또 무슨 일 있으면 직접 가 봐야 해요.

 

Q. 지혜관에서는 다른 일도 할 것 같은데, 지혜관에서는 무슨 일을 하시나요?

지혜관에서는 학생들 방 배정을 해 주는 일을 합니다. 만약에 학생이 코로나에 걸리면 학생은 행정실에 연락해요. 아니면 사도교육부에 연락을 하죠. 그럼 사도교육부에서 행정팀장님에게 연락해요. 그럼 행정팀장님이 저(경비원)한테 방 배정해 주라고 연락을 줘요. 학생한테 방을 배정해 주고, 방역 택시 전화번호랑 검사받을 병원 안내를 해요.

지혜관에 격리된 학생들은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없고, 식당을 이용할 수도 없어서, 경비원들이 도시락을 싸서 가져다 줘요. 어떻게 보면 서비스인 거죠. , 무슨 일이 있어서 학생분들한테 연락이 오면 우리가 가서 학생들 민원을 처리해 주는 일을 합니다.

 

Q. 일하며 보람을 느끼는 뿌듯한 순간이 있을까요?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잘 있다가 나가는 것이 저에게 보람입니다. 큰 문제없이 큰 사고 없이 하루가 가는 게 바람이죠. 그리고 학생들이 1150분쯤부터 12시 사이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다 제대로 들어가는지 여기서 다 확인하거든요. 마지막으로 12시에 학생들이 기숙사에 다 들어가서 조용해지면 그때서야 긴장이 조금 풀려요.

 

Q. 마지막으로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여기 학생들 너무 착한 것 같아요. 우리 세대하고 지금 세대하고 많이 다른 게 뭐냐면 우리 세대는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살아 온 세대예요. 그러니까 우리 때는 선생님이나 어른들한테 진짜 많이 맞고 학교생활을 했던 세대거든요. 그때는 정말 선생님한테도 항변을 못 했는데 요즘 학생들 보면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게 되게 예뻐 보여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걸 또 안 좋게 생각하기도 해요. “나이가 어린데 무례하다” “딸 같은 게 함부로 한다라고 말이죠. 근데 저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하거든요. 자기주장을 당당하게 말하는 게 맞는 거라고 얘기를 해 주고 싶어요.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 또 있는데요. 저는 학생들이 서비스를 받는 건 학생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해요. 가끔 미안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건 학생의 권리입니다. 그러니까 부담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는 일이 그거예요. 그것 때문에 여기서 일하는 거니까 도움 요청하면 다른 경비원분들도 바로 도와줄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