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호/교육현장 엿보기] 온라인 화상수업을 통한 글로벌 협력 수업
한국교원대학교 중국어교육과 박사과정 조혜선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뭐가 있을까?
미래 교육 문제와 변화하는 시대상에 대처하기 위해 그에 걸맞은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양질의 교육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지도자를 기르기 위해서는 결국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만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화상수업 형태의 글로벌 협력 수업을 제안하였다.
필자가 학교 현장에서 직접 실시했던 글로벌 인재 양성 교육 프로그램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 동아리를 통한 온라인 화상 협력 수업이었다. 외국어는 교육에 앞서 그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가 있어야 하므로 동기유발이 중요하다. 그래서 해당 언어를 사용하여 학생들끼리의 토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형태의 수업을 처음 시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였다. 비록 비대면이었을지라도 해외 학생들과 얼굴을 맞대며 대화하는 활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화면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 쑥스러워하고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고,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해 보기로 했다. 1학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과 선생님들과 협의하여 조별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고 평가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일체화했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 학생들의 자신감은 물론이고, 실력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선생님의 칭찬에 힘입어 용기를 갖고 해외 학생들과 대화하려는 시도도 늘어났다.
온라인으로 진행한 글로벌 협력 수업은 ‘블렌디드 러닝’과 ‘매체 활용 수업’ 방식을 활용하여 진행하였다. 수업 설계의 주안점은 다음과 같다.
(1) 학생들에게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해 자세히 안내한다. 프로젝트 수업과 회화 수업 및 캠프 활동이 모두 연계됨을 자세히 안내하며 학생들의 온라인 화상 협력 수업 참여를 독려한다.
(2) 신문 기사를 같이 보며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학습한다. 여러 교과를 통해 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주제들이 많으므로 독서도 많이 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3) 학습의 연속성을 고려해 기사를 읽고 글쓰기와 토의하기를 진행한다. 토의 과정에서 정리되는 자료를 수합해 해당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4) 번역 오류 등은 교사와 회화 수업 도우미 선생님이 함께 교정해 준다. 온라인 토의 내용을 잊지 않도록 학습지를 제작해 제공하고, 누적하여 기록한다.
(5) 온라인 화상 협력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모든 활동이 끝난 후 학습지와 보고서를 동아리 활동란에 기록한다.
(6) 프로젝트 수업의 경우, 활동을 기록하여 과정 중심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해당 언어로 발표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게 하여 언어에 대한 자신감을 기르고, 다양한 표현을 배울 수 있게 한다.
(7) 협의회 시간을 통해 차기 토론 수업의 방향성을 논의한다.
이러한 수업은 토의 및 토론 활동과도 연계되므로 학습자의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학생들끼리의 토의 활동을 통해 관련 주제마다 다양한 교과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분석하며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외국어뿐만 아니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 다양한 교과의 학습에도 도움이 되었다.
온라인 화상 수업을 통한 글로벌 협력 수업은 최대한 많은 학생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규수업 시간에 이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므로 동아리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상 교육과정 내 동아리로 구성하여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동아리 활동란에 활동 내용을 기입할 수도 있어 학생들에게 동기부여 또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활동 전반에 대한 계획을 준비하도록 안내하였는데, 각자의 관심 분야가 다르다 보니 다양한 의견과 주제가 모여, 여러 교과를 다루기에도 적합했다.
필자는 본 활동을 5년간 진행하면서 힘든 상황도 많았고, 남들보다 두 배로 일을 해야 하니 개인 시간도 부족했다. 하지만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이 더 많았기에 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필자가 구성한 수업은 일부 학교에서는 굉장히 좋은 벤치마킹 자료가 되었는데, 교육청에서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아 ‘도 교육청 교사 대상 직무 연수’ 강사로 추천되어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외국어 능력이 향상된 학생들이 스스로 뿌듯해 하거나, 함께 공부한 친구들과 계속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면 그 보람이 배가 되었다. 졸업하여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학교에 방문하여 후배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좋은 인상을 전달해 주는 것을 보았을 때는 되레 그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이러한 결실은 필자에게도 자신감을 심어 준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누군가의 노력과 피땀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꼭 말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