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7호/오늘의 청람] 자연과 더불어 꿈꾸는 우리. 유아환경교육관을 찾아가다.
모든 어린이는 푸르른 나무가 울창한 숲, 적당한 온도의 바람,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사랑할 줄 아는 성숙한 인격체로 자라날 권리가 있다. 우리는 교육이라는 매개를 통해 다음 세대와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에게는 이것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유아환경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어린이의 권리 보호에 힘쓰며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존재들이 우리학교에도 있다는 것을 아는가? 이번 오늘의 청람에서는 우리학교 유아교육원 내에 위치한 유아환경교육관의 운영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진다희, 김숙현 교사와 대화를 나눠 보았다.
Q. 한국교원대학교 유아환경교육관은 어떤 기관인가요?
‘자연과 더불어 꿈꾸는 우리’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만 3세부터 만 5세 유아들이 생태 시민으로서의 가치관과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하는 기관입니다.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앞으로 이어질 삶에서 자연스레 환경 보호를 실천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유아교육기관과 가정, 지역 사회와 연계한 특별 교육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유아를 가르치는 교사, 유아를 가르칠 예비교사, 유아를 자녀로 둔 부모 등 다양한 대상으로 강연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간단한 프로그램 소개와 프로그램 구상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을 설명해 주세요.
교육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과 실천을 강요하기보다는, 환경의 소중함을 직접 느끼도록 하는 감각적 경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마침 우리학교에 조성된 숲길과 같은 환경적 조건이 좋았기에, 올해 프로그램 개편 과정에서 이를 활용한 활동을 추가했습니다. 프로그램의 초반부에서는 스토리텔링 인형극을 통해 일상 속에 있는 다양한 환경 문제를 보게 되고, 문제의 해결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자원 순환, 친환경에너지, 공생에 관해 이야기 나눕니다. 이후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친환경 퇴비를 직접 만들고, 파를 심으며 환경 문제의 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요. 마지막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숲에 가서 맑은 공기를 느끼고, 동물들의 흔적을 찾아보거나 나무껍질의 질감을 느끼며 자유롭게 탐색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를 통해 ‘숲’이라는 공간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 감각적인 자극을 통해 그곳이 인간을 비롯한 다른 생물들에게도 소중한 곳임을 자연스레 인식하게 되는 거죠.
Q.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 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요?
유아기는 특히나 가치관과 습관, 태도들이 형성되고 정립되는 중요한 시기이자, 아주 말랑말랑한 시기예요. 환경 교육의 목표는 한 주체가 자신의 삶 속에서 주변 환경의 건강성에 늘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자 하는 가치관과 태도를 형성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유아기는 이를 위한 최적의 시기인 것 같아요. 유아기의 환경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주변과의 상호작용, 환경 자극을 통해 고유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겠죠.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환경 교육이 아이들 삶 속에 자연스레 스미고 올바르게 형성될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하는 게 교사, 부모의 역할이자 이 세대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 본 강연에서 기억에 남는 말이 있는데요. 우리 세대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첫 세대이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마지막 세대라는 말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책임감을 갖고 실천하며 아이들과 함께 가야 하는 것 같아요.
Q. 어린이들과 체험 활동을 진행하다 보면, 때때로 어렵고 힘든 일들도 있고, 반대로 큰 보람을 느끼거나 즐거움을 느낄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이 기관이 두 명의 교사로 운영되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매일 오전, 오후 아이들을 교육해야 함과 동시에 특별 교육 운영과 실행, 행정 업무 및 교육 환경, 수업 준비 등 다양한 업무들을 수행하다 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올 때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들과 좀 더 양질의 상호작용과 피드백을 해 줄 수 없을 때가 참 미안하고, 가장 마음이 힘드네요. 또한, 유아를 위한 환경 교육 자료가 부족하고, 프로그램 수요에 비해 컨텐츠와 인력의 공급이 적은 것도 힘든 부분 중 하나인데요. 앞으로 환경 관련 전문 지식과 유아 교육의 융합이 잘 이루어져 좋은 교육 공간과 학습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어지네요.
반대로 보람을 느낄 때는 아이들이 즐겁게 체험하고 노는 모습을 볼 때겠죠? 아이들이 너무 즐거웠다며 우리가 환경을 꼭 지켜주겠다고 다부진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면, 언제 힘들었냐는 듯이 사르르 녹더라고요. 어떤 아이들은 밥 먹는 시간도 포기하며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 하기도 해요. 또, 방문해 주시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표현해 주실 때, 저희가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됩니다.
Q. 마지막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교육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의 다양한 환경 문제는 아이들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 놓은 거잖아요. 아이들은 이러한 환경에 태어났을 뿐이죠. 따라서 성인들, 특히 교육자들은 아이들에게 말로만 실천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환경을 만든 것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을 느끼며 자신의 삶 속에서 환경을 위하는 가치관과 태도 정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이에 따른 실천도 함께 이루어짐으로써 아이들에게 좋은 ‘모델링’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환경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이슈에 늘 관심을 가지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전달해 주는 것도 필요하겠죠. 이러한 것들이 아이들의 놀이, 가정, 교육, 지역 사회, 국가 등 삶으로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도록 많은 연구 또한 필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