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7호/보도탑]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소비조합 노동자들

“학생, 교직원 복지 위해 일하는 소비조합! 총장이 관리하는 소비조합! 우리는 대학회계직이 아니라구요?”

2022-05-01     박민정 기자, 이유정 기자
소비조합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사진 / 이유정 기자)

 

우리학교 소비조합은 수입대체기관으로 한국교원대학교 소비조합 정관에 따라 학내 구성원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고 소비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사업을 실시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고정되었다. 또 이전부터 지속된 통보식 운영, 무급 휴가 등의 문제로 소비조합 노동자와 대학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학과 소비조합 간의 적극적인 소통과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조합의 적자, 누구의 책임인가

소비조합은 코로나로 인한 적자 누적으로 인건비 지급이 어려워지자 2020, 2021년 대학 일반재원에서 두 차례, 5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지원받은 자금을 상환하고 소비조합을 정상화하고자 소비조합 이사회에서는 학생회관 식당 단가 인상 연수원 공감 카페 2호점 폐점 도서관 공감 카페 3호점 외주화 조식 폐지 대량 식권 구매제 등을 결정했다. 학생지원과 김운주 팀장은 대학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것을 다시 갚아야 하기에, 올해부터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자가 회복되고 이익이 있어야, 임금을 인상하는 등 처우 개선을 논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조합 노동자 측의 적자에 대한 의견은 달랐다. 공공연대 노동조합(이하 공공연대 노조) 지회장은 소비조합의 적자를 단순 적자로 보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공감 카페, 학생회관 식당 등은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익이 날 수가 없는 구조이다. 공공연대 노조 지회장은 학내 복지를 위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인데, 적자로 인한 부담을 소비조합 노동자들이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라며 학교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하여 소비조합 운영을 학교 직원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결정하기에, 적자는 운영상의 문제이므로 소비조합 노동자의 임금을 최저임금으로 고정하는 등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학회계직으로 전환 실질적으로 어려워” vs “대학회계직 전환이 해결책

“7, 거의 10년 가까이 일한 사람도 최저임금이에요.” 현재 소비조합의 적자 문제로 소비조합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고, 성과급도 받지 못했다. 김운주 팀장은 현재 요구하고 있는 대학회계직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등록금 재원으로 소비조합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주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의 등록금 수입은 정해져 있어 (대학회계직으로 전환할 경우)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 사업 투자비가 줄어드는 상황이 된다라며 소비조합 노동자의 대학회계직으로의 전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밝혔다.

한편, 공공연대 노조 소비조합 노동자 대표(이하 소비조합 노동자 대표)소비조합 직원을 고용한 사람은 이사장인 입학학생처장이고 운영을 담당하는 것은 학생지원과와 교직원으로 구성된 이사회인데, 우리는 대학회계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내 구성원 복지를 위한 가격 통제로 인해 원가가 인상되고 있음에도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아, 처우 개선 전제 조건인 영업이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공공연대 노조 지회장은 오랜 기간 일해 온 소비조합 노동자들도 최저임금 수준으로 급여를 받고 있다며, 해결을 위해선 학교가 소비조합 노동자들을 대학회계직으로 전환하고 소비조합을 별도의 수입 대체 기관이 아닌 학내 복지 기관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보식 운영과 무급 병가도 문제로 제기돼

통보식 운영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공공연대 노동조합 지회장은 공감 카페 3호점 외주화, 학생회관 식당 식권 발행 등이 소비조합 노동자들의 의견 반영 없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조합 노동자 대표는 올해 결산 보고서를 받기 전까지 소비조합 경영 상황에 대해 들은 적도 없고, 외주화 또한 이사회를 진행하기 3일 전에 통보받았다라며 소비조합 노동자들의 의견 반영 없이 운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운주 팀장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소비조합 노동자들을 불러 외주화 안건을 설명해 의견을 들었고, 운영 시간, 로테이션 시간 등을 근로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소비조합과 소통을 진행했음을 밝혔다.

소비조합 노동자 측은 무급 병가도 문제로 제기했다. 소비조합 노동자 대표는 연차를 낼 수 없는 경우 병가를 내야 하고, 병가를 내면 그날의 급여는 없어지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일하면서 팔이나 손을 많이 써서 이상이 많이 오는데, 병원에 가려면 휴가나 병가를 낼 수밖에 없고, 최저임금으로 병원비를 부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무급 병가에 대하여 김운주 팀장은 규약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급 병가가 원칙이며, 근로기준법에서 따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없다라고 밝혔다.

 

소비조합 적자 문제, 대학회계직 전환, 통보식 운영 등에 대해 학생지원과와 소비조합 노동자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학교와 소비조합 노동자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소통과 합의가 절실하다. 더하여 소비조합 노동자와 학교의 원만한 갈등 해결과 합의를 위해 학내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