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2호/사설]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습관

2021-11-29     한국교원대신문

바야흐로 날씨가 쌀쌀해지는 것을 보니 어느덧 시험 철이다. 고등학생들은 수능시험, 우리 학교 학생들은 초등임용 또는 중등임용을 위해서 한창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을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관리도 중요하지만, 학생은 계속 공부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항상 왜 이렇게 공부가 안 되지? 암기가 안 되지?’ 하면서 많은 걱정을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지속적으로 머리를 쓴다. ‘공부는 습관이다라는 말이 있다. 머리를 쓰면 쓸수록,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잘 된다는 의미이다. 이미 임고 수험생들은 많은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처음 임고 준비를 시작할 때를 생각해 보자. 고등학생 때는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교원대에 입학을 하게 되었고, 대학교 1, 2학년 때는 으레 그렇듯이 해방감을 느끼고 자유를 만끽하고자 한다. 충분한 자유를 느끼면서 생활을 하다 3학년이 되어서 임고 준비를 하게 되면, 갑자기 어라!? 암기가 왜 안 되지?’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서부터 자세히 들어가려고 한다. 갓 입학했을 때는 많은 시간의 공부로 인해서 여러분의 뇌는 상당히 발달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유지만 시켜 준다면 충분히 쉽게 임고 준비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공부를 안 하다 보니 그 능력이 퇴화되고 만다. ‘시냅스 가소성이라는 용어가 있다. 시냅스는 뇌세포들의 의사소통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많이 쓰면 쓸수록 이런 시냅스들이 증가하여 뇌세포들 간의 의사소통이 증가하며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고, 적게 쓰는 만큼 시냅스 숫자가 감소하여 머리가 나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3학년 때는 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니 공부가 안 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러니 적어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공부하는 습관은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적당량의 수면은 기억력 회복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앞선 내용의 연장이다. 자유를 느끼고 있는데, 시험기간이 다가왔다. 평소에 안 하던 공부지만 그래도 성적은 잘 받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소위 말하는 벼락치기라는 방법으로 커피를 마셔 가며 밤을 새워 공부를 한다.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한다. 잠을 안 자고 공부를 하면 단순히 산술적인 계산으로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잠을 오래 못 자면 교세포라 불리는 뇌의 세포가 시냅스를 더 많이 먹어 치워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불충분한 수면이 뇌의 기억에 좋은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특정 정보가 오래 기억되려면, 특정 시냅스의 장기 기억력 강화과정을 통해 해당 정보를 담고 있는 신경세포들의 활성이 다른 신경세포 활성보다 더욱 높아야 한다. 또한 특정 정보가 기억으로 전환되는 과정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데, 지속적으로 새로운 정보가 학습되고 입력되면서 여러 신경회로망이 자극 받다 보면, 처음 학습한 정보의 기억이 힘들어지게 된다. 그런데 잠에 들게 되면, 뇌파의 파형이 변하면서 불필요한 정보에 대응하는 신경 활성도는 낮추고, 학습한 정보들을 재생하여 기억력을 증가시키게 되고 이는 장기 기억력 형성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불러온다.

세 번째, 음주와 흡연은 기억력 저하를 불러온다. 많은 사람이 기억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힘든 것이 음주와 흡연인 것 같다. 흡연은 뇌로 가는 혈류의 흐름에 이상을 만들어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음주는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현상 때문에라도 기억력에 좋지 않을 것이라 알고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장기 기억력 강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기 기억력 강화를 위해서는 신경 세포의 활성을 높여야 되지만, 안타깝게도 알코올은 예전에는 마취제로도 쓰였던 신경 세포의 활성을 낮추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결과적으로 기억력 강화를 위해서는 꾸준히 머리 쓰고, 적당히 잠을 자면서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꾸준히 머리를 쓴다는 것을 오해하지는 말자. 꾸준히 공부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긍정적인 생각, 적당한 운동, 취미활동(동아리활동) 등처럼 뇌를 꾸준히 활성화시켜 준다는 의미이니 말이다. 그 외에도 좋은 사회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술이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요즘도 지도학생들과 면담을 하면 1, 2학년 때는 놀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 대신 조건을 덧붙인다. ‘놀라는 말이 공강 시간에 자란 말이 아니고, 술을 마시란 말이 아니라고. 그것은 노는 게 아니라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여러분들도 많은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하면서 건강한 캠퍼스 생활을 하길 바라며, 다가오는 기말고사에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