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1호/종합탑] 학생사회의 물결, 바람으로 이어질까
물결과 닮은 듯 다른 바람, 청람의 바람에 대답하다
◇ 우리학교의 2021년을 흐르게 한, ‘물결’의 발걸음을 돌아보다
2021년 한해 우리와 함께한 총학생회 ‘물결’(이하 물결)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 물결과 학생사회가 함께한 2021년을 마무리하며, 물결이 걸어온 발걸음을 돌아보았다.
물결은 상단의 그래픽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사업 외에도 ▲교육 관련 제휴 사업(희소고시, 임용닷컴 등) ▲교육 이슈 카드 뉴스 ▲이달의 교원대생 PICK ▲규찰대 등의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며 학우들의 더 편안한 학교생활을 위해 노력했다.
‘물결’의 발자취에 대해 학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우리 신문방송사는 ‘총학생회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우선 ‘물결’이 잘한 점에 대하여,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안정적으로 활동하고, 인스타그램 등의 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총학생회의 활동을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물결’의 개선점에 관해서는 불필요한 선착순 사업 등 실속이 크게 없는 활동들이 많았다는 점을 꼽았다.
‘물결’을 흘려보내며, 총학생회장 임솔(물리교육·20)에게 임기를 마치는 소감과 이후 33대 총학에 대한 바람을 물었다.
“제게는 하나의 사명이 있었습니다. 한국 교육의 미래는 교육계에 종사할 2400 학우들의 미래이기에, 한국 교육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 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KNUE 예비 교사 캠프 창설, 국민권익위원회 참석, 교-사대 공동대응 등 물결이 추진했던 모든 활동이 학우들에게 교육계의 희망찬 미래를 안겨주고 싶다는 소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조금이나마 제 소망이 이루어졌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제 차기 총학생회가 출범합니다. 교원 양성, 교원 연수, 교원 연구라는 3대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우리 대학 안에서 2400 학우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미래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차기가 이미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이 안에서 이들이 만들어갈 미래를 기대해봅니다."
◇ 학생사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다 … 바람 예비선거운동본부 출범까지의 과정
10월 25일,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의 중앙집행위원장 김진영(영어교육·20)과 기획운영국장 김성우(일반사회·21)의 사직서가 승인됐다. 제33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 사퇴한 이들은 30일부터 예비선거운동본부 ‘바람’(이하 바람)의 추천 서명을 수합했다. 총학생회칙 제129조에서 ‘본회의 회원 10분의 1 이상 추천을 받아 공동 입후보하여 본회 회원 과반수의 직접투표로써 최다득표조를 총학생회장단 후보로 당선할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재학생 230명 이상의 추천 서명을 받아야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정한 정식 후보로 등록될 수 있다.
학우들의 관심이 ‘바람’에게 집중되면서, 바람과 전 총학생회 물결의 임원진이 유의미하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 역시 나왔다. 이에 예비선거운동본부장 김우진(수학교육·18)은 제31대 총학생회 리본과 제32대 총학생회 물결 중앙집행국원이 바람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음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이들이 부족한 점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총학생회 물결의 임기 과정을 검토하고, 이를 보완하며 더 나은 학생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11월 6일, 마침내 바람 예비선거운동본부가 제33대 총학생회장단 선거 후보로 등록했다. 11월 9일부터 15일까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정한 선거 운동 기간으로, 공약 발표와 소통 창구를 이용한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이루어졌다. 이들의 당선 여부는 11월 16일, 단 하루 동안 시행되는 선거로 결정된다. 학생사회에 또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도록, 학우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 바람, 학생 권리와 학생자치 중심의 공약 펼치다
제21차 감병염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총학생회장이 학생 대표 위원으로 참석했으나, 의결 과정에서는 배제되었다. 또 회의에 앞서 총학생회 측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학사운영 결정 사항에 일절 반영되지 않았다. 학생이 주인인 학교에서, 학생이 철저히 무시된 것이다. 이러한 실정 속에서, 바람은 청람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탄생했다. 두 후보는 “바람은 감사위원회 확대 및 내실화, 학생사회에 대한 정보 공유 등을 통한 투명한 학생자치로부터 새로운 바람의 시작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바람은 ‘학생사회’를 강조하며, ‘소통’을 중시했던 물결과의 차별점을 두었다. 또한, 물결의 임기 과정 중에 있었던 비판을 수용하고 이를 개선할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학생들이 선정 기준에 의문을 품었던 규찰대 사업과 시험 기간 선착순 간식 증정 사업에 대해서는 선착순 타임테이블, 무작위 추첨 과정 공개를 도입하여 신뢰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후 사업을 진행할 시에는 수요조사와 소통 창구로 여론을 수렴하고, 월간 총학 캘린더로 사업을 예고하여 학생들이 각 사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낼 시간을 충분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람은 학생이 학교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확대운영위원회·전체 학생대표자회의·학생총회 등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학생 권리 주장에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공고한 학생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바람’의 정책자료집과 오픈채팅방은 선거운동본부 바람 인스타그램 프로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instagram.com/knuewind?utm_medium=copy_link)
15일 월요일 ‘바람을 만나다’에서는 바람을 맞이하는 학우들의 관심 어린 질문에 대한 답변이 펼쳐진다. 해당 프로그램은 교육방송국 KNUE TV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https://youtu.be/jeVqY8zLt9o)
◇ 학생자치, 그리고 총학생회의 존재 의의에 대하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분들께서 정말 많이 고생해주셨지만, 2년간의 총학생회의 부재는 뼈아팠다. 월별로 진행되어야 하는 사업들은 잘 진행되었지만, 적은 인력 등의 이유로 그를 넘어선 기조가 있는, 인권, 교육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등의 사업들이 진행되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30대 부총학생회장 남형민(수학교육·14) / 2018.2 당선 인터뷰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은 선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생대표로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 비대위원장 이재도(화학교육·17, 2018.11-2019.3 임기) / 2019.2 인터뷰에서
“학우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제 꿈에 함께 해 주세요. 망가진 학생사회를 다시 살리고 싶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권리를 대변하고 목소리를 모아 전한다는 것, 학생 권리대표단체가 대학의 한 축으로서 제대로 기능한다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입니다.” 2019년 비대위원장 이은지(음악교육·17) / ‘제31대 총학생회장단 보궐선거마저 무산돼’ 보도 기사 인터뷰에서
2021년 우리 곁엔 총학생회가 있었다. 2020년 12월 제32대 ‘물결’ 총학생회장단 임기가 시작한 후 현재까지,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약 360개 정도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수식적으로 계산한다면 하루에 하나 이상의 게시물을 올린 셈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학우들이 느끼기에 아쉽고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꾸준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우리 삶에 당연하다는 듯 스며들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 총학생회는 당연한 것만은 아니었다. 2012년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제27대 총학생회 ‘WITH’ 이후 2년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를 거쳤다. 2014년 11월 제28대 총학생회 ‘반올림’이 당선되어 임기를 마쳤고, 2015년 11월에는 제29대 총학생회 ‘새싹’이 당선되었으나, 2016년 3월 ‘새싹’ 4개월 만에 총학생회장단이 사퇴했다. 이후 2017년 11월 제30대 총학생회 ‘새로고침’이 등장하기 전까지 다시 1년 8개월간 비대위를 겪었다. 이후 비교적 최근인 2018년 11월, 2019년 11월 선거에서도 후보자가 등록되지 않아 무산되었고, 2020년 4월의 보궐선거에서 마침내 31대 총학생회 ‘리본’이 당선되었다. 그리고 2020년 11월 총학생회 ‘물결’이 당선되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총학생회가 부재하면 학내외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매우 어렵다. 실제로 17년도 3월 보궐선거 실시 이전에는 비대위원장이 사퇴하여 학생회, 비대위가 모두 궐위 된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는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 회의를 소집할 수 있는 주체가 없어 임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회의를 진행하여 확운위 임시 의장을 선출하는 등 많은 혼선이 있었다. 그렇게 소집된 확운위 회의에서도 예산 관련한 심의를 할 수 없어 각종 자치기구의 예산 배분이 모두 지연되었고, 학생지원과에 공문을 보내는 것조차 녹록지 않았다. 그 당시에 박성민 사무국장의 임명 문제가 발생했으나 학생대표가 궐위 상태라 대응이 늦어지기도 했다. 비대위 체제일 때에는 학사-교무 관련 논의나 대학 내 공간 배정 등을 학교 측과 논의할 때, 대표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현재는 2년째 총학생회가 건재했지만, 무관심과 소극성 속에서 학생자치는 언제나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 학생자치는 학생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하기에 그 주체인 학생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원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전 우리학교의 상황도 대부분 애초에 후보자가 없어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경우가 많고, 2015년에는 개표 결과 투표율이 41.39%로, 투표자가 학부 재적인원의 과반수가 되지 못해 투표 기간이 하루 연장되기도 했다. 선거기간 연장 후에도 투표율은 52.71%로 여전히 높지 않았다.
2017년에는 선거기간 연장 없이 50.73%의 투표율이 성립되어 ‘새로고침’ 예비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당선됐다.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리본’ 선본은 54%, 2020년의 ‘물결’ 선본은 59%의 투표율이었다. 최근 6년간은 연장투표 없이 선거가 하루 만에 성사되었지만, 매해 선거 성사 기준인 50%만을 겨우 넘기는 투표율에 머물러 순조로운 선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학생자치는 학생이 학생사회에 관심을 기울일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방관자가 아닌 당당한 구성원으로 한국교원대학교를 함께 이끌어 나가자. 2021년 11월 16일 32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그 희망의 바람이 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