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6호/사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비한 잡학사전’ – 코로나 백신 -
어느덧 코로나 바이러스가 목전까지 도달했다. 지리적 여건상 비교적 안전한 지대라고 생각했던 우리 학교도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해 감염병관리위원회 등 학교도 초긴장 상태가 된 것이 느껴진다. 이러한 코로나에 맞서 정부는 올해 11월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백신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자, 초기에 백신 개발에 대한 얘기가 언론에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백신과 치료제를 착각했었다. 치료제라는 것은 코로나에 걸린 사람을 회복시키는 것이고, 백신이라는 것은 코로나에 걸리는 사람을 예방하는 것이다.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이 개발될 경우 예방과 회복 모두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기 때문에 이론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감기에 걸릴 경우, 콧물이 나오면 콧물을 멈추는 약, 몸살이 나면 몸살약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며,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의 자체 회복력에 기대고 있다. 이렇듯 치료제의 개발이 요원하여 사람들이 관심을 집중한 것이 백신의 개발이다.
백신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몸이 외부 물질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여, 감염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 외부 표면에 스파이크 같은 것이 존재하며, 이것이 우리 몸의 세포와 결합하게 된 후 세포 속으로 들어가 바이러스를 생성하여 증상을 나타낸다. 바이러스의 모든 조각에 대해 우리 몸은 항체를 생성할 수 있으며, 어느 조각이 가장 효율적인지는 아직 연구가 완벽하지 않아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세포와 결합하게 하는 것을 막게 되면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코로나와 관련하여 생산되고 있는 백신들은 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백신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타겟을 정했으니 본격적으로 백신을 생산해 보겠다. 백신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에 대한 설명만 간단하게 하겠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바이러스벡터 백신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항원을 다른 바이러스에 집어넣어 항원성은 유지한 채(항체를 만들 수 있는 성질은 유지한 채) 병원성은 없앤 채로 체내에 주입하여 표면항원 단백질(스파이크)을 생성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뒤에 설명할 RNA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에 안정하다는 특징은 있으나, 살아있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하므로 생백신에 준하는 콜드체인(4℃)이 필요하다. 화이자의 경우 RNA 백신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RNA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표면항원 단백질을 생성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제조 기간이 짧아 신속하게 단기간 내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나, 안정성이 좋지 않아 냉동(-20℃ 또는 –75±15℃)의 콜드체인이 필요하며, 이 방식으로는 코로나 백신이 처음으로 제품화 되었다.
이제 백신을 생산했으니, 판매를 시작해 사람들에게 접종을 해야겠다. 이러한 의약품들은 국내의 경우는 식약처, 미국은 경우는 FDA라고 부르는 미국의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한 후, 효과가 확인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해야 한다. 임상시험은 크게 I상, II상, III상으로 구분하는데, I상에서는 안전성 시험을, II상에서는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유효성 시험을, III상에서는 본격적으로 다수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평가한다고 보면 되겠다. 그러나 이 과정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다른 치료법이 없는 암환자들은 FDA의 사전승인 제도 중 하나인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활용하여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처방을 받아 치료제를 사용한다. 코로나 백신의 경우에도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활용하여 판매가 되었기 때문에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는 취약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것이 문제인 걸까? 백신 접종 후 부작용과 관련하여 많은 문의 사항과 함께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사실,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인 접종 부위 통증이나 부기, 발적 등은 다른 백신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발열, 피로감,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도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전신 증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고열이나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반응인데 이것 역시 코로나 백신 때문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문제는 아직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혈전의 생성이다. 혈전이라고 하는 것은 혈관 내에서 혈액이 일부가 응고되어 생기는 혈액 응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혈전이 어디를 막느냐에 따라 뇌졸중, 심근경색 또는 다른 곳의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코로나 백신으로 발생한 혈전증은 대뇌정맥혈증이 가장 많다고 한다. 문제는 원인이 불명확하다는 것인데, 백신 접종 후 발생한 것이니 백신 때문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불안해서 접종을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블로그나 후기들을 살펴보니 병원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타이레놀을 같이 처방하는 것 같다.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고열 시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만, 부르펜계열의 약물(에드빌)은 소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항체 형성을 방해해서 처방을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아스피린은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영국의 보건기구에서는 아스피린 복용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도 해열진통제로 쓰고 있으며, 안전한 약품이며 백신과의 상호작용도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적당량을 단기간 복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현재까지의 백신 접종 추세라면 9월부터는 집단 면역이 형성되었다고 가정하고, 마스크를 강제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집단 면역이 형성이 되려면 적어도 9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고 항체를 형성해야 한다. 물론 돌파 감염이라는 돌발 변수도 생각을 해야 하겠지만 어차피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한다면, 백신을 접종하고 마스크를 벗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