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호/사설] 우리 대학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찾고 실천해야

2021-04-19     한국교원대신문

매해 봄이 되면 한반도의 남쪽부터 시작되어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전국적으로 벚꽃이 핀다. 봄이 시작될 즈음에 언론에서는 지역별로 벚꽃이 피는 시기를 소개하고 각 지역에서 벚꽃과 관련된 축제가 언제 열리는지를 소개하기도 한다. 우리는 각 지역에서 산과 들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감상하면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 벚꽃에 감사의 마음을 갖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벚꽃이 피는 것을 보고 마냥 즐겁고 행복한 마음만을 갖기 어렵게 하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전해진다. 바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라는 얘기이다. 학령 인구가 급속하게 줄어들어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대학의 정원에 못 미치게 되었다. 이에 더해 사람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상대적으로 각종 인프라가 수도권에 잘 갖춰졌다는 이유 등으로 수도권 대학의 선호도가 상승하여 수도권 이외 지역의 대학들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의 수가 엄청나게 늘었고 정원 미달의 비율도 매우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먼 지역의 대학부터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는 얘기에 벚꽃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여러 학교 급의 우수한 교원을 종합적으로 양성한다는 특수 목적을 지닌 대학인 우리 대학도 학령 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국공립대학 중 하나인 우리 대학은 정부의 시책에 따라 학교의 존립 여부가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독자 생존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타 대학과의 통합을 통해 오래 살아남을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 등 대학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수도권 이외 지역에 위치한 대학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는 상황에서 우리 대학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대학 본부와 대학 구성원들이 할 역할을 찾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대학 본부에서는 먼저 대학의 독자 생존, 타 대학과의 통합 등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여러 계획이나 구상과 관련하여 대학 구성원에게 정확하고 최신의 정보를 알리고 각 구성원의 지혜를 모으는 일에 힘써야 한다. 아울러 학교의 존립과 관련하여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분야를 정하고 각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대학이 타 대학에 비해 장점을 가지고 있거나 우위에 있는 부분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대학이 맑은 공기와 뛰어난 자연 경관 등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활용하여 그러한 환경 속에서 구성원들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학교 주변의 산책로에서 산책만 하는 데 그치지 말고 앉아서 책을 보거나 노트북을 펼쳐 놓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책상 등을 곳곳에 설치한다면 자연 속에서 책을 보고 공부 모임을 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대학 본부는 구성원들이 불만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개선책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일례로 우리 대학이 문화생활을 하는 데 여건이 안 좋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연이나 강연 유치, 전시 기획 등을 위한 문화기금을 별도로 마련하면 유명 인사를 초청하거나 문화 공연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학교 고유의 전통 등 무형의 자산을 만드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일례로 시험을 볼 때 부정행위를 안 하는 문화를 정착하여 양심 있는 교육자를 양성하는 학교라는 점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구성원 각자는 타 대학, 나아가 외국의 대학 구성원과 견주었을 때 부족함이 없고 오히려 우위에 서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학교의 장점으로 우수한 교수진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교육과 연구와 학생 지도 측면에서 교수들이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례로 학부의 전담 지도교수제도를 실효성 있게 잘 운영하여 대학 시절에 교수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대학생활과 임용 취업 등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학교의 장점의 하나로 교원 임용률이 높은 것을 드는데, 학생들은 학업 및 여러 자치 활동 등에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매진해야 높은 임용률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편 대학생활을 하면서 교육과정 및 교육환경 등을 포함하여 학업에 매진하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여 좀 더 개선된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을 보유한 대학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전문성이 높고 매사에 적극적이고 친절한 직원들이 많은 것도 학교의 자랑이 된다. 직원들은 각자가 일하는 부서에서 요구하는 전문성을 제고하고 제도 및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친절을 생활화하여 우리 대학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향후 몇 년 동안은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의 상황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벚꽃 피는 순서대로, 심지어 동시다발적으로 대학이 망한다는 얘기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학은 위기의식을 느끼는 한편, 좀 더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자는 도전의식도 지녀야 한다.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은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아 존속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대학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학교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