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호] 충북대서 페미니즘 강좌 열려

2016-11-22     하주현 기자

지난 9일과 15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페미니즘 강좌가 열렸다. 충청북도와 충북사람연대의 지원을 받아 충북직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인문학회 ‘꿈틀’, 페미니즘 단체 ‘청페미(청주페미니스트)’의 주관 아래 열린 이 강좌엔 약 200명이 신청했으며 150여 명이 참석했다.
9일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의 저자 이민경은 ‘피로회복 실전 대화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먼저 분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노를 오롯이 표현하기 위해선 언어가 필요한데 언어는 감각에서 생겨나며 감각도 훈련이기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당시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젠더 사회문화연구소 이음’의 김수정 소장은 “다양한 연령대, 주로 50대를 대상으로 강의를 해오고 있는데 남성들이 성희롱 사건 등에 공감하기를 어려워한다”며 “서로 이해하고 얘기하려는 노력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허희진(청운중·3) 학생은 “트위터에서 리트윗이 많이 되어 그런 글들을 자주 읽게 됐다. 계속 접하게 되니 어느 순간 문득 의심이 들고, 일상에서나 TV를 볼 때에도 ‘저건 아닌데 저게 뭐지’하고 불편함을 느끼게 됐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려는 의지는 있었는데 이번 강의가 있다고 해서 잘됐다 싶어서 오게 됐다”며 강의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요즘엔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도 의식이 깨어가는 것 같다. 남자인 친구들도 처음엔 저를 ‘메갈’이라고 몰아갔는데, 제 말로 인해서 자기도 충격 받은 게 있었는지 어느 순간 대화가 됐다. 얘기를 하면 주제가 페미니즘이 되어 있고…. 이렇게 변하는 추세를 몰아서 더 논의가 활발해지면 좋지 않을까 한다”며 생각을 덧붙였다. 본인을 성소수자라고 밝힌 지수현(고등학교·1) 학생은 “같은 성소수자로서 LGBT에 대해 연대감을 갖고 싶은데 가끔씩 남성성소수자분들이 여성혐오적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궁금했는데 오늘 강의를 통해 알게 됐다. 열정적으로 말을 하되 내 감정과 ‘멘탈’이 다치지 않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지 말자는 말이 인상 깊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오는 25일 연세대 젠더문화연구소 손희정 연구원의 ‘대중문화와 여성혐오: 언니 이거 나만 불편해?’ 강의로 이번 강좌는 막이 내린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http://goo.gl/JB5122로 신청을, 010 2496 9491로는 문의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