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호/교육] 가해자와 피해자에서 사람과 사람으로 나아가려면

학교폭력미투, 가해자 반성과 피해자 치유에 주목해야

2021-03-15     이재혁 기자

지난 2, 쌍둥이 배구선수 이다영·이재영 자매의 학교폭력 사실이 고발되고 난 이후 유명인들에 대한 학교폭력 미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진실 공방은 지금도 계속되고, 대중과 언론은 이 상황을 단순한 화젯거리로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면에 집중해야 할 때다. 학교폭력 미투가 제2의 학교폭력이 아닌 진정한 관계 회복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오랜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사람들

오랫동안 가슴 깊이 박혀있었던 상처를 지닌 채 살아온 피해자들이 하나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이상우 교권기획국장은 인권 의식의 향상’, ‘권리 의식의 증가’, ‘SNS의 등장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권 의식이 향상됨에 따라 대중들이 피해자의 상처에 공감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SNS의 등장으로 인해 개인이 하나의 사회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사회적 배경 속에서 피해자들은 더는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사회로 뻗어 나간 목소리는 또 다른 피해자들의 움직임을 불러일으켰다. 푸른나무재단에서는 어린 시기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가 제대로 치유되지 못했다.”그 때문에 연예인, 운동선수의 학교폭력 관련 사건이 피해자 자신의 사건과 동일시되는 플래시백(flashback) 현상이 집단적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치유되지 못한 개인의 아픔이 학교폭력 미투라는 사회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치유와 회복을 가로막는 처벌 혈안

학교폭력 미투에서 주목해야 할 본질은 피해자와 가해자, 양자가 공존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해자의 진심이 담긴 사과와 반성, 피해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을 통해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고발 대상이 된 연예인의 광고를 삭제하고, 방송계에서 영구제명하는 흔적 지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지나친 손절현상은 가해자의 잘못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이상우 국장은 “‘사회적인 매장학교폭력 사안은 조금 다른 문제이며,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했을 때의 미흡한 교육환경 속에서 일어난 학교폭력에 대해 개인에게만 큰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푸른나무재단은 사죄하고 용서받고 화해하는 것이 두 사람의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정답이고 이를 위해서는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손절현상이 오히려 가해자의 심리적 부담감을 더해 진실한 반성과 사과를 막고, 원만한 관계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했던 과거를 돌아볼 필요도 있다. 이전에는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잘잘못을 따지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에만 집중했었다. 이상우 국장은 “2012년 학교폭력 예방법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학교폭력 사안이 가해자를 선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강제 전학 등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정책이 시행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해결 방안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갈등 관계를 악화시키고, 정작 엄청난 상처를 입어 치유되어야 할 피해자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한 채 심리적 고통을 커지게 해왔다. 이상우 국장은 현재도 각 교육 주체들의 노력에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폭력은 일어나고 있고 학교폭력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며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둔 다양한 프로그램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학교폭력미투의 해결', 모든 사회주체가 노력하고 관심 가져야

학교폭력은 개인, 사회단체, 정책기구 등이 얽혀 복잡한 양상을 이루고 있어, 한 주체만의 노력만으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다.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이 가해자와 피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폭력을 묵인하고, 가볍게 여기며, 방관하는 사회문화가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정부-산업-학계-언론 등의 다자간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대중은 학교폭력이라는 사안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되 궁극적인 목적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올바른 문제해결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언론은 학교폭력미투라는 현상을 하나의 화젯거리로만 판단하고 사실만을 나르는 기사를 자제하고, 하나의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인식하여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내용을 대중에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사회단체와 교육시설들은 관계 회복프로그램 등을 통해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하고, 가해자의 진정한 용서를 돕기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책·입법기구는 학교폭력의 실태를 직시하고, 더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련 법안이나 정책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푸른나무재단은 사회 전 구성원이 학교폭력 예방의 주체가 되어 관심을 두고,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면 학교폭력은 근절될 수 있다.”외면하지 말고 함께해달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