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9호/사설] 독감백신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독감백신을 접종하라는 광고가 병원 곳곳에 붙어 있다. 독감 바이러스의 최대 유행 시기(10~11월)이니 예방 접종을 하라는 것이다. 평소라면 무심코 지나갔을 광고가 요즘은 유독 사람들의 눈을 끄는 것 같다. “그 ‘빌어먹을’ COVID-19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독감이라니...”. 그래서일까? 평소보다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고, 일부이지만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면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독감백신을 맞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 사망자가 독감백신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판명된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주사를 맞은 사람도, 앞으로 맞을 사람도. 관련 뉴스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상온노출로 인해 안정성이 의심스러웠는데, 그 주사를 맞은 사람이 세 명이나 사망했단다. 역학조사도 진행 중이다. 불안한 사람들은 전문가를 찾기 시작한다. 독감백신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선택은 마음이지만 일단은 독감백신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달리 콧물, 기침, 인후통 등의 국소적인 증상보다는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의 전신적인 증상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나며 “인플루엔자(influenza)”라는 특정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으로 나누어지며, A형, B형이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이고, 이 중 A형이 크고 작은 변이를 자주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A형은 신종플루라 불리며 대유행을 만들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으며 합병증의 위험이 높다. B형은 계절성 독감이라고도 불리며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독성은 비록 A형에 비해 약하지만 전파력이 훨씬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이런 독감들을 예방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70~90%의 예방률을 보이는 독감 예방접종이며, 일반적으로 4가백신은 A형 2종, B형 2종, 3가백신은 A형 2종, B형 1종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다음은 독감백신은 어떤 원리로 만들었는지 알아보자. 일단 바이러스를 보자. 바이러스의 바깥쪽은 캡시드(capsid)와 엔벨로프(envelope)라는 단백질에 싸여 있으며 여기에 혈구응집소(hemagglutinin)와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라는 단백질이 스파이크처럼 박혀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이 혈구응집소와 뉴라미니다아제라는 단백질을 이용하여 호흡기세포를 침입하거나 빠져나온다. 즉 이 단백질 때문에 독감에 감염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들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냈고, 이것을 독감백신에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혈구응집소는 18개의 아형이 뉴라미니다아제는 11개의 아형이 있다. 그리고 이들의 조합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나뉘기도 한다. 즉, 내가 독감을 완벽히 이겨 내려면 저들에 대한 모든 항체가 내 몸속에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변이가 심하기도 하고, 아형도 많기 때문에 독감백신은 그 해 유행할 독감을 예측해서 생산하고 접종을 한다. 따라서, 백신을 안 맞아도 운이 좋으면 독감에 안 걸리고, 백신을 맞아도 운이 없으면 독감에 걸려서 고생을 하게 된다. 그런데, 올해는 왜 정부까지 나서서 독감백신 접종을 장려하는 것일까? 필자는 바로 COVID-19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정보도 많이 부족하고, 이 와중에 변이는 심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COVID-19와 독감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되고, 그들이 체내에서 어떤 변이를 일으켜서 두 바이러스가 새로운 바이러스로 조합하기라도 한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자,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백신을 맞고 사람이 죽었다. 이유는 상온노출로 인한 안정성 문제 때문이란다. 사람들은 걱정이 돼서 백신 접종을 안 하고 있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필자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독감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찌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정성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니 원인은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원래 독감바이러스가 COVID-19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라는 것이다. 또, 어떤 백신이라도 부작용으로 사람은 사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하느냐 마느냐는 본인의 선택이다. 재미있는 것은 COVID-19 때문에 사람들이 손소독과 마스크착용 등의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있어 독감에 걸린 사람이 예년에 비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많아서일까? 사람들이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결론적으로 필자에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래도 COVID-19 사태가 끝나기 전까지는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백신의 안전성 문제 때문이라면, 일단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은 없기 때문이다. 일단 필자 주변의 노약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다 했고, 현재까지는 부작용이 없다. 그래서 더 맞아도 된다고 권유하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적을 둘에서 하나로 줄이는 게 싸우기 더 편하지 않을까 한다. 백신을 접종 하느냐? 마느냐? 여러분들도 고민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