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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호] 대학생들, 입학금 폐지 운동 불붙어

학교마다 사용 기준 없고 사용 내역도 불분명, 서울 사립대는 백만 원에 이르기도 황인수 기자l승인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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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대학생 9,782명이 입학금 반환 청구소송을 진행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과 참여연대는 소송을 신청한 대학생들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전국 15개 대학의 학교법인과 국가를 상대로 입학금 반환 청구 소송의 소장을 제출했다. 
입학금 소송은 참여 대학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입학금 폐지 대학생 운동본부’와 ‘청년참여연대’등 다양한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9월부터 시작했다. 이 소송에는 건국대, 고려대, 동덕여대, 홍익대(서울·세종), 숭실대, 가톨릭대, 경기대(서울), 경희대(서울·국제), 한신대, 단국대, 중앙대, 한양대, 항공대, 연세대 사회과학대, 서강대 등 15개 대학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소송에 참여했던 청년참여연대 김주호 사무국장은 “입학금은 등록금과 구별 되어야 하나, 입학에 소요되는 비용 이외의 것을 입학금이란 이름으로 근거 없이 징수하고 있다”면서 “이는 대학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학생들에게 부당한 비용을 전가한 것으로 엄연한 불법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용기 한양대 총 학생회장 역시 “입학금을 내지 않으면 학교에 대한 입학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사실과 그 금액이 사립대의 경우 백만 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학교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벌이는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 입학금, 법적 기준 없어 학교마다 차이 커
입학금의 사전적 의미는 ‘학교에 들어가 그 학교의 학생이 될 때 내는 돈’으로, 등록금 고지서에 수업료, 학생회비와 함께 납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입학금은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 4조 4항 ‘입학금은 학생 입학 시 전액을 징수한다’는 내용과 교육부에서 하달한 ‘입학금이 최근 3년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할 수 없다’라는 규칙 이외에는 별다른 기준이 없기에 입학금 기준은 각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올해 2월 청년참여연대가 입학금 상위 32개 대학의 입학금 부과 기준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6개 대학은 아예 응하지도 않았고, 나머지 26개 학교는 ‘별도 기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입학금에 대한 기준이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입학금 액수 또한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대학교육연구소에서 발표한 ‘2016년 입학금 상위 10개 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사립대 중 1위인 고려대는 103만 원이였고, 10위인 서강대가 96만원으로 드러났다. 국립대의 경우, 인천대가 가장 높은 39만 원이었고, 10위인 경남과학기술대가 2만원으로 책정돼 사립대와 국립대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불만이 거세지자 9월 교육부는 ‘스페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의 입학금은 대학의 설립이념과 역사, 문화, 인프라 등 다양한 요소와 특성이 반영돼 길게는 100년 이상에 걸쳐 형성된 학생부담 납부금이기에 각 대학마다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심현덕 간사는 “교육부의 논리는 말도 안 된다. 만약 이런 논리로 대학을 따진다면 교원대는 아예 전통과 역사가 없는 학교가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전용기 학생회장은 “대학들이 자신들의 역사나 이념을 수치화하고 계량화해 기준을 제시해 입학금을 걷는 것은 불가능하며, 설사 기준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정당한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그러한 이유로 교육부의 답변은 학생들을 기만하는 것이며, 입학금에 대해 ‘근거 없이 걷는 것’이란 입장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것이다”고 밝혔다.

◇ 입학금, 어디에 쓰이는지도 불분명해
대부분의 대학의 경우 입학금이 실제로 입학과 관련된 사안에 사용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목된다. 올해 2월 청년참여연대가 징수한 입학금에 대해 세부지출내역을 별도로 관리했는지 여부에 대해 전국 34개 대학에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결과 세부지출내역을 별도로 관리한 대학은 6개 대학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28개 대학은 지출내역을 공개하지 않았거나 세부내역을 작성하지 않았다. 그 중 세부내역이 공개된 사립대학은 한신대가 유일했다. 김주호 사무국장은 “학교의 비밀, 영업상 비밀 등 각종 이유를 들면서 대학 대부분이 입학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려 든다. 이러한 것이 과연 민주적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세부내역을 공개한 한신대의 경우 입학금의 일부만 입학과 관련된 곳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알림이’에 따르면 한신대가 2015년 입학금 수익은 정원 내 입학자 기준으로 10억 924만원이다. 그러나 한신대가 2015년에 입학행정 사무결산으로 지출한 금액은 학생증 발급에 177만 7000원과 입학식 개최 210만 1000원이다. 즉, 총 387만 8000만원만 입학과 관련된 곳에 사용한 것이다. 심현덕 간사는 “한신대 정도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물론 한신대도 입학금이 제 용도로 잘 쓰인 것은 아니지만, 다른 대학의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학금을 입학 관련 업무 외에 사용해도 법적인 차원에서는 문제가 없다. 심현덕 간사는 “대학들이 입학금을 입학 관련 외에 사용해도 처벌할 수 없는데, 이는 교육부는 입학금을 등록금처럼 생각해 입학사무 외에도 사용해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그런데 교육부는 입학금을 등록금이 아닌 다른 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즉, 입학금은 등록금과 다른 거지만 등록금처럼 사용해도 된다는 말이다. 이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나타냈다.

전용기 한양대 학생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현재 민변과 협의해 입학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입학금 폐지에 대한 법안들을 상정하고, 참여연대를 통해 교육부 장관과 모임을 약속하는 등 시민단체와 연합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심현덕 간사는 “입학금은 기성회비처럼 쓸데없는 것을 내는 것이다. 교원대에서도 과거에 기성회비를 낸 것처럼 말이다. 다른 대학들은 입학금을 아직도 기성회비처럼 내고 있는 것”이라며 “기성회비는 입학금과 달리 법적으로 탄탄한 기반이 있어서 소송을 제기할 당시에는 승소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수년에 걸친 노력 끝에 결국 승소할 수 있었다. 입학금 역시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인수 기자  hi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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