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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호] 두려움을 걷어내면, 그 아래엔 모두 같은 사랑이지(3)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김보미 씨·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 인터뷰 박은송 기자l승인2016.10.24l수정2016.10.2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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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김보미 씨 인터뷰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서울대 제58대 총학생회 총학생회장인 김보미씨를 만났다. 그녀는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 총학생회장이다. 김보미씨는 2015년 11월,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 모두의 삶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총학생회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투표율은 53.3%였으며 86.8%의 찬성으로 당선되었다. 

Q. 총학생회장이라는 자리 자체의 무게에 더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혔기에 더 부담이 됐을 것도 같다. 그리고 1년 임기를 지낸 지금, 그때와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부담감이 있었다. 그 전에도 부총학생회장으로 총학생회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그 자리가 가지고 있는 무게에 대해서도 잘은 아니지만 알고 있었다. 또한 제가 잘 못하면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서 더 부담되긴 했었다. 아직도 끝까지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커밍아웃 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 떳떳하고 싶었기 때문에 선거 전에 밝혔고 그러지 않으면 학생들에 대한 기만이라 생각했다. 성적지향은 일을 하고 대변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으로서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임기 종료가 39일 남았다. 기조연설에서 “성적지향과 상관없이 우리는 서울대에 산재한 안건을 같이 해결해야 동료임을 확인하고 싶다”라는 말을 했었다. 서로가 동료임을 확인 할 수 있는 1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학우들에게 고맙고 저 스스로도 많이 성장하지 않았을까.

Q. 선거 슬로건이 ‘다양성을 향한 하나의 움직임’이였는데 이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셨으며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다양성을 향한 하나의 움직임은 ‘서로가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이 하나로 모여서 서로의 모습이 인정되는 사회’를 꿈꾸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학기 초, 큐이즈’(서울대 성소수자 모임)에서 건 플래카드가 찢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을 혐오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새로운 플랜카드를 거는 작업도 하고 기자회견도 같이 했다. 그 후 찢긴 플랜카드에 이틀 만에 600개 정도의 반창고가 붙여졌다. 많은 학생들이 이 공동체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많은 감동을 받았었다. 그 외 장애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내고 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역할에 있어서 이런저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Q.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시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학내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끼시는지, 발전되고 논의되었다고 생각되는 게 있나요?
86%의 찬성을 받아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되었다. 그 자체로서 서울대 학생들의 인식 수준이 많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인권 독재자, 김보미’라는 푯말을 들고 1인시위하시고 혐오 글도 부착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이에 맞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실명을 거론하면서도 자보를 쓰신다. 작년만 해도 내 이름을 걸고 자보를 쓴다는 것에 조심스러워 하셨는데 말이다. 조금씩, 조금씩 성적지향이 어떤 목소리를 낼 때 나를 가두는 것이 아닌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좀 된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커밍아웃 후 달라진 점, 좋은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사회가 아직 동성애에 대해 많이 닫혀있어 한계점도 있으실 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싶으신가요?
제 주변에서 말을 다 조심해서 해주신다. 예를 들면 ‘남자친구 없느냐’와 같은. 사소한 부분들에 대해서 편해졌다. 굳이 매일 나의 성적지향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 제 친한 사람들에게는 애인을 당당히 소개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SNS를 통해 ‘600일이에요’라는 연애 중 표시를 띄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에 대해서 문화적·제도적인 부분에서 한계점이 있는 것 같다. 아직도 단순히 HIV/AIDS를 끌고 와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다. 현재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동성애를 인정해 준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하지만 동성애가 굉장히 큰 문제인 양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문화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제도적으로는 동성혼과 같이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예를 들어 배우자와 30년 이상 살았는데도 나의 연금이나 보험금 등이 배우자에게 갈 수 없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많이 극복되어야 할 것 같다.

Q. 사회 프레임이 성소수자들을 끌어안고 있지는 못하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인해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긍정적으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셨는지 궁금하다. 그 과정에서 두려움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성소수자들을 사회로부터 분리시키려고 하는 사회의 인식 때문에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들로 인해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힘들다. 저 같은 경우도 사회적인 부정적 시선들로 인해 이성을 좋아해 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 사람이 굉장히 좋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적 매력을 내가 느끼는 것은 별개임을 깨달았다. 그러다 보니 ‘이게 나이고 나의 모습인데. 세상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지라도 나 자신에 대해서 나만큼은 온전히 그 모습을 사랑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이러한 나의 모습 때문에 나를 떠나는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해도 떠나갈 사람이라 생각한다. 내 모습 중 하나라도 그 사람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나갈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극복하고 긍정화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Q. 아직 벽장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거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성소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 또한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성소수자들이 스스로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면 그 다음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믿고 옆에 있어 줄 것이라 생각되는 사람에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다만 부모님이나 가족에 있어서는 혹시 모를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정말 마지막에, 준비가 정말 잘 되었을 때 했으면 좋겠다. 주변사람에게 얘기했을 때 그 사람과 본인이 변하는 모습은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단계인 것 같다. 수용이 되고 인정이 되어 그 관계가 편안해 진다면 또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본인의 다른 모습에서도 실망하고 떠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성소수자들이 있고 도움이 필요하면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벗이 많으니까 너무 두려워하시지 않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주변 사람들이 굉장히 중요하다. 성소수자들이 아니신 분들은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을 했을 때 그 자체를 인정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그 관계를 유지해 주는 것만으로도 성소수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 커밍아웃하는 것은 굉장히 두렵다. 저 또한 그랬다.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얘기할 때 같이 목소리를 내주시는 지지자가 돼주셨으면 좋겠다. 한 사람이 별 존재가 아닌 것 같지만 한 사람이 하고 다니는 이야기는 실제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Q. ‘동성애는 에이즈의 주범이다’ 등의 SNS를 통해 동성애와 관해 많은 이야기들이 떠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확실히 에이즈 감염률이 동성애자분들에게서 높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왜 동성애를 생각했을 때 왜 게이와 성관계에만 초점을 맞추는지 의문이다. ‘동성애가 나쁜 것이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안전한 성관계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동성애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어렸을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교육으로 인해 동성애자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이러한 의문을 던지고 싶다. 평생 이성애에 대한 드라마, 영화, 뉴스 등을 계속 접했는데 왜 성소수자들의 성적 지향은 바뀌지 않는 것인가. 단순히 후천적·선천적인 것으로 규명하고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인정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 인터뷰

한국교원대에서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시고 계신 오소리(닉네임)씨를 만났다. 

Q. 1997년 대학동성애자인권연합으로 출발하였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와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만들어진 것인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내년에 20주년을 맞이하는 19년 된 단체이다. 1997년 대학에서 시작된 단체로 그때 당시만 해도 성소수자 단체가 별로 없었다. 이에 학교에 성소수자모임이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대학연합체를 구성했다. 첫 대표님께서 마음 맞는 친구들을 모아서 학교를 돌아다니며 자보를 붙였다고 한다. 그 자보를 보고 회원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이 있었다. 

Q. HIV/AIDS는 동성애와 항상 같이 따라다니는 문제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HIV/AIDS 인권팀 같은 경우에는 AIDS 관련한 세미나를 연다거나 관련 자료집들을 발간하고 있다. 에이즈 예방 및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활동을 진행한다. 비율로 따졌을 때 남성 동성애자의 AIDS 감염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성적 지향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고 예방 교육에 더 초점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사회의 낙인이 심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함으로써 음지로 숨어들어 AIDS 예방과 같은 것에서 더욱 취약해 졌다. 

Q. 실천과 연대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셨으며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또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시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실천’과 ‘연대’가 저희 단체의 주요 키워드이다. 여러 가지 이슈가 있으면 대응하고 있다.
2011년도, 학생인권조례의 내용 중 ‘성적지향으로 인해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서울시 의회로 가서 점거 농성을 6박 7일간 했었다. 다행히 학생인권조례에서 위의 문구가 들어가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다른 사람에게 묻는 다면 2014년 서울시청점거농성을 말하겠지만 아쉽게도 그때 제가 한국에 없었다. 지금 엄청 아쉬워하고 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2013년 신촌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가 기억에 남는다. 활동을 시작한지 딱 1년째 되는 날이었다.
그 날 처음으로 혐오세력을 마주했다. 혐오세력들이 단체로 드러누워 행사가 5시간 동안 지연되었다. 집단적 행동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했었다. 신촌 일대를 한 바퀴 돌고 왔을 때 희열이 굉장히 컸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쿵쾅거린다. 정리발언을 할 때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울고 공감해 주셨다.

Q. 성소수자 인권 활동을 하시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끼시는지 또는 발전되고 논의되었다고 생각되는 게 있나?
일반적 대중들 사이에서도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옛날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혐오하고 그런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혐오하는데도 뭔가 근거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성소수자단체들을 만나러 미국을 간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해서 반대하면 나는 나쁜 사람이다’라는 인식이 대중들에게 깔려 있다고 한다. 한국도 조금씩 그런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 실제로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사회가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합니까?’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는데 한국이 2007년에 비해 2013년 동성애 인식이 가장 크게 변했다고 한다. 2007년 ‘받아들여야 한다’는 비율은 18%였다면 2013년에는 39%로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소수자에 대해 인식이 변화한 나라이다.

Q.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커밍아웃 후 주변인들로부터의 사소한 변화가 일어난다. 내 주변 사람이 성소수자이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비해 가장 크게 변했다고 느끼는 점은 커밍아웃 후의 모습이다. 과거 커밍아웃을 했을 때는 성소수자가 뭔지 설명해줘야 했다면 현재는 그 단계는 건너뛰고 얘기할 수 있는 정도까지 도달했다. 현재는 ‘왜 성소수자들의 인권은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답해야 할 단계라 생각한다. 흑인들의 평등과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한지 10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흑인들을 비하하고 차별한다. 성소수자들의 인권문제 또한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Q. 아직 벽장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거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성소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 또한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보다 생생한 전달을 위해 인터뷰이의 말을 각색 없이 그대로 옮겼음을 알려드립니다.)
우선 성소수자들이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두려운 건 당연한 거예요. 사회에 팽배한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보이기 때문이니까요. 주변에 찾아보면 성소수자들에 대해서 호의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차근차근 커밍아웃을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혼자만 있으면 너무 답답하니까 혼자만 있지 말았으면 해요. 저희와 같은 인권 단체나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방문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기에 대해 전부 말하지 못하는 것이 굉장히 답답하고 힘들 수 있는데 서로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서로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소수자가 아니신 분들은 주위에 성소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항상 인식하고 있으면 좋겠어요. 자신도 모르게 성소수자 관련 혐오발언을 내뱉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근데 이제 주변에 성소수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 그런 것에 대해 조심해지고 주변의 성소수자들도 상처받는 일이 없을 거예요. 한 발짝 나아가서는 먼저 나는 성소수자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주변에 알리게 되면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 하기가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박은송 기자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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