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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호/교육현장엿보기] 그러니 꼭 교사가 되십시오

최석주 교사(인천국제고등학교)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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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졸업한 중학교는 인근 학교 학생들에게 ‘깡패학교’라고 불릴 만큼 학생들이 드세기로 유명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선생님들께서도 학생들을 엄하게 대하셨습니다. 교사가 된 지금은 ‘선생님들이 일부러 그렇게 하셨구나.’라고 이해가 되지만 그 시절 저에게 선생님들은 항상 공포의 대상이고 무조건 피하고 싶은 대상 1순위였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첫 날에도 새로운 담임 선생님과 만난다는 설레임보다 조금이라도 덜 무서운 선생님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당연히 고함 소리가 들릴 거라는 예상과 달리 선생님은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학생들의 책상 위에 A4 종이 한 장씩을 올려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칠판에 ‘10년 뒤 나의 모습’이라고 쓰신 후 지금부터 10년 후 오늘,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를 써 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선생님들과 다른 모습에 반해 10년 후 나도 교사가 되어서 학생들에게 선생님과 똑같이 하고 있는 모습을 적었습니다. 그 이후 저의 꿈은 국어 교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계열 선택 등의 문제로 인해 과목은 국어가 아닌 화학 교사가 되었지만 한 번도 교사라는 꿈을 놓은 적은 없습니다. 
 교원대에서의 4년은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딱 한 번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저는 주저 없이 대학교 시절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교 시절 중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임용고사를 준비하던 4학년 시절입니다. 임용고사 시험일이 가까워지면서 느꼈던 초조함, 1년에 한 번뿐이라는 중압감, 다른 친구들은 다 합격하고 나만 안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 이 느낌들은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시기를 지나 교사가 되었습니다. 임용고사만 합격하면 매일 매일이 행복으로 가득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상과 현실은 너무 달랐습니다. 열심히 수업을 준비해서 들어가도 학생들이 수업에 잘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참여시켜도 곧 딴 짓을 하거나 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조금씩 낮아졌습니다. 수업에 대한 부담감도 큰 데 처리해야할 행정 업무도 너무 많았습니다. 매일 ‘내가 교직을 선택한 것이 잘 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14년이 지났습니다. 
 14년이 지난 지금의 생활도 똑같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항상 더 잘할 수 없었나 하는 자책감이 들고 행정 업무는 아직도 많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교직을 선택한 것을 너무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바로 학생들의 한 마디입니다. 
 열심히 수업을 하고 나오는데 학생이 해주는 한 마디, “선생님, 오늘 수업 재미있었어요.”, 징계 처벌을 받은 학생이 “선생님, 잘못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한 마디. “선생님 덕분에 좋은 대학 갔어요.”라는 졸업생의 한 마디, “대학에 갔더니 선생님 수업이 그리웠어요.”라며 찾아온 제자의 한 마디. 그런 말 한마디가 주는 감동에 힘들어도 계속 교사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교사가 모든 학생들을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사로 인해 한 명의 학생이라도 변한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선생(先生)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배우는 학생이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교직을 조금 먼저 배운 학생으로서 혹시라도 교단에 섰을 때 너무나도 다른 이상과 현실에 힘들어할 예비 교사들에게 세 가지 이야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교사의 눈높이가 아닌 학생의 눈높이로 학생을 바라보고 대해주세요. 두 번째는 뜻대로 되지 않는 수업이나 학급 지도를 학생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스스로에게서 원인을 찾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고 부단히 노력하세요. 그리고 세 번째는 교사로서 새로운 꿈을 정하고 실천해 보세요. ‘학교에서 수업을 제일 잘하는 교사’, ‘한 학기에 1개씩 새로운 실험을 만드는 교사’ 등 목표를 정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누가 알아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분명한 건 학생들이 알아줍니다. 
 임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어 하고 있을 예비 교사들에게 전합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교직의 모습과 실제 교단에서의 모습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직업에서는 느낄 수 없는 행복과 보람이 있어 지금의 힘듦과 고단함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꼭 교사가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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