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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호] 지금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생각하게 하는 이유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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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에 대해서 정하고 있다. 교육기회의 균등성, 의무교육의 보장,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을 헌법은 명문화하여 보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민들이 교육을 통해서 능력껏 함께 살 수 있는 사회의 토대를 마련하고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유롭게 오로지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적 논리에 의해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 이러한 교육의 헌법적 가치에 의문이 들게 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첫째는 교육기회의 균등성이 훼손되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젊은이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금수저와 흑수저의 논란에 교육계는 깊이 반성해야 될 일이다. 교육의 기회균등은 바로 사회적 계층의 대물림이 교육을 통해서 능력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순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교육은 기존 질서를 강화시키는 역작용을 방치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 공교육은 각종 규제로 교육의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인데 교육부의 규제의 틀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국제학교들은 영어로 모든 교과를 가르치는 이머젼(immersion) 교육을 무기로 하여 비싼 등록금을 받고 있으며 외국대학에 진학시킨다고 하지만 실상은 국내대학 정원의 예외규정이 적용되는 대학의 국제학부에 들어가는 뒷문의 구실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공교육을 누르면 풍선효과로 국제학교의 인기가 상승하는데 비싼 등록금 때문에 소위 금수저들만 입학할 수 있는 교육의 불평등을 배태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개정과 시행은 항상 정권을 갈아서 이루어졌다. 일부의 헌법가치를 논할 수조차 없던 엄혹한 시절을 제외하면 어떤 정권이 교육과정을 개정하면 다음 정권에서 교육과정을 시행하고 또 그 다음 정권에서 시행하게 될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수시개정으로 인해서 한 정권에서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선례를 이번에 만들면서 정권의 이데올로기가 교과서 제작과 교수학습과정에 개입될 수 있는 길이 넓게 열렸다. 우리가 생각했던 교육과정 수시개정의 취지는 이런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빨라지는 지식의 변화를 제때 전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원래 취지대로 바로잡아서 교육과정의 수시개정에 관한 엄격한 잣대를 요구할 때이다.

셋째는 대학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최근 언론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E대학의 학사관리 부실사태를 보면 대학교수들이 어느 해를 풍자했다는 사자성어 지록위마를 생각나게 한다. 학사행정이야 말로 대학 자율성의 가장 구체적 근간인데, 교육부의 재정지원이 단초가 되었던지, 속칭 청와대의 비선 실세가 개입되었던지 간에, 대학이 학사행정의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외부에서 개입하고 학생을 차별하도록 하는 이런 일들이 용인되는 토양에서 과연 어떻게 대학 구성원들이 대학의 자율성을 꿈 꿀 수 있겠는가?

교육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다시 한 번 교육의 헌법적 가치를 마음속에 새길 때이다. 그리고 나라의 토대를 닦을 때 헌법적 가치 구현을 통해서 좀 더 공정하고 능력껏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고자 했던 제헌의원들처럼 우리 교육계도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도 우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어떤 외압에도 당당히 맞서서 그 바람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우리의 옷깃을 한 번 더 다잡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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