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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호] “성인은 자신의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하죠”

편집장l승인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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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도서관 건축을 위한 대응자금에 대학회계 예산이 투입됐다. “신축도서관에 교비가 투입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여러 차례 구성원에게 호언장담을 했던 전임 총장은 오간데 없고 남은 이들만 한숨을 쉬고 있다. 동문 네트워크도, 절대적인 예산 세입도 부족한 대학에 200억 단위의 사업을 따낸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진대 그 통 큰 대표께선 뒷일은 생각지도 않았다. 그의 임기가 끝나고 1년이 채 되지도 않아 약속은 깨졌고, 작년 예산의 집행 잔액 중 4억이 도서관으로 흘러들어갔다. 학생활동, 교육과 연구, 직원 복지 항목은 ‘신축도서관의 차질 없는 완공’을 위해 조용히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이제와 푸념해봐야 소용없음을 안다. 사업 당초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하고 사업 규모를 줄여내지 못한 구성원의 책임도 있으니. 올해는 4억이었지만 앞으로 남은 49억은 어떤 수로 마련할까. 어느덧 4층까지 올라가버린 미래도서관은 말이 없다.
미국 9·11테러 당시 대테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리처드 클라크는 의회 청문회에서 사과 연설을 했다. “저희 정부가 국민을 실망시켰습니다. 국민을 지켜야하는 저희가 실패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 드라마 <뉴스룸>의 앵커 윌 매커보이(제프 다니엘스 분)는 이 장면을 인용하며 “우리는 이 장면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성인(成人)은 자신의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하죠.” 자신의 실패에 책임을 지는 게 어른이고, 큰 스승을 길러낸다는 대학을 대표했던 사람이라면 더욱이 그럴 것이다.
이와 별개로, 진작 파행을 막지 못했던 구성원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같은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자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고,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감시하는 것이다.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는 거절한다. 당장은 구성원이 고생하겠지만 완성된 미래도서관은 더 큰 자긍심으로 보답할 것이라는 변명도 사양한다. 일을 벌인 전임 총장과 집행부는 대학회계에서의 대응자금 투입 사실을 구성원에게 명확하게 알리고 무책임한 정책 추진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 현 집행부 역시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함께 곤란한 표정을 짓기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재발방지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고 학내 구성원은 현 집행부에 더욱 응원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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