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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호] 시행 앞둔 김영란법, 기대하는 만큼 효과 발휘할까

여러 편법 대비해 추가적인 보강 필요해 보여 박주환 기자l승인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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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로부터 최종 합헌판결을 받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이달 28일부터 정식으로 시행된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5 부패인식지수(CPI) 현황에 따르면, 1위인 덴마크가 91점, 2위인 핀란드가 90점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6점으로 168개국 중 37위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회 현실에서 김영란법이 부정청탁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영란법의 등장 배경

2010년 부산지역 검사들이 건설업자로부터 돈과 성접대를 받은 ‘스폰서 검사 사건’과 2011년 내연 관계인 변호사로부터 벤츠 승용차와 샤넬 가방 등을 받은 ‘벤츠 여검사 사건’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두 사건 모두 검사의 뇌물 수수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법정까지 갔지만 최종적으로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이는 기존의 뇌물 및 부정청탁에 대한 법률에 대한 허점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공직자들의 비리 및 부정부패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2011년 6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었던 김영란 전 대법관이 ‘공직자의 청탁수수 및 사익추구 금지법안’을 제안했다. 이후 2012년 8월 22일,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입법을 추진하게 됨으로서 소위 ‘김영란법’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약 4년간의 논의를 거쳐 마침내 지난달 28일 헌재에서 최종 합헌판결을 받았고, 이제 곧 시행을 앞두고 있다.

 

◇ 김영란법의 시행대상과 목적

이 법은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들의 공정한 직무수행 보장과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즉, 공직자들이 부정청탁을 받거나 금품 등을 수수했을 때 처벌하려는 의도보다는 공직자들이 부정청탁을 거부할 명분을 주고 금품으로부터 자유로워짐으로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는 헌법기관, 지방자치단체, 학교법인 뿐 아니라 사립학교를 포함한 각급 학교와 언론사도 포함된다. 또한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위반행위를 한 내국인과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내국인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위반행위를 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부정청탁행위의 범위도 매우 넓은데 가장 대표적인 예는 채용, 승진 등 공직자의 인사에 관한 개입, 학교의 입학 및 성적 처리 관련 부정청탁, 각종 평가 및 판정 결과 조작에 대한 부정청탁 등이 있다. 그리고 금품 수수로 받은 금품이 사리사욕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할지라도 금품을 받은 것 자체가 문제이기에 이 또한 처벌 대상이 된다.

 

 

◇ 김영란법에 대비하는 모습들

헌법재판소에서 김영란법 합헌 결정이 나고 3일 뒤, 우리학교는 강사를 초청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교무위원 및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9월 20일,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9월 27일 전교교수회의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강사를 초청해 교육을 하는 것에 더해 총무과에서는 문자메시지 및 메일로 학교 구성원 전체에게 관련 자료와 매뉴얼을 보냈다. 안형수 총무팀장은 “기존에도 공무원 행동강령이 내부 규정으로 정해져있었으나 김영란법으로 인해 규제의 대상이 좀 더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난 뒤에야 공직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단 우리 학교뿐 아니라 여러 회사나 기업들도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동제약은 지난 달 24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김영란법에 대한 이해와 실제 적용에 대한 주제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 김영란법의 뒷문을 찾는 이들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과잉 규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김영란법의 경제적 손실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김영란법이 연간 약 11조 6천억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골프장이나 한식당 등 외식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영란법의 허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김영란법을 꼼꼼히 살펴보면 여기저기 법의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부분이 나타난다. 우선 이 법의 적용되는 대상에는 공직자의 배우자도 포함된다. 그러나 공직자의 부모, 자식등 다른 가족은 명시돼있지 않다. 또한 공직자의 먼 친척에게서 받는 것 또한 예외로 인정한다. 즉, 공직자에게 직접 전해주지 않으면 처벌로부터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친밀도가 높은 이성 간 교제관계에서 애정의 표시로 제공되는 금품의 경우 일반적인 사적 관계보다 폭넓게 허용한다’는 조항도 존재한다. 애인사이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금품 등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외사항에는 추첨에 의한 경품 등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있다. 대부분의 추첨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예외사항으로 취급하는 것 같지만, 이 또한 경품추천 진행 측에 조작을 부탁해 특정 인물에게 금품전달이 가능하다. 실제로 한 경품업체는 경품으로 나온 자동차를 빼돌려 거래처 대표 및 가족들에게 증정한 사례도 있다. 이밖에도 3만 원 이하의 금액으로 나누어 계산하는 영수증 쪼개기나 각자 계산한 뒤 나중에 리베이트하여 돌려주는 방법 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 김영란법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김영란법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지금 규정이나 적용대상 범위 등에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법 시행 후 문제가 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은 법망을 피하기 위한 다양한 편법들이다. 애초 공직자, 언론인 등의 청렴한 조직 운영을 목표로 삼은 이번법안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기 위해선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부정청탁을 좀 더 확실하고 체계적인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의 보완이 필요하다.

물론 맑고 청렴한 사회는 김영란법 시행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 청렴한 사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온 국민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와 적극적인 참여 역시 함꼐 이뤄져야 한다.

 

 

 

 


박주환 기자  noah4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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