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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호] 함께 사는 세상

박은송 기자l승인2016.05.23l수정2016.09.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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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큰 건물 뒤로 숨겨져 잘 보이지 않는, 아니, 사회의 편견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던 쪽방에 다녀왔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곳에 사람이 살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할 것이다.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골목골목 조그만 방들이 이어져 있다. 근방에 사는 사람들조차 ‘거기에 그런 곳이 있었어?’라며 놀란다. 이렇게 그들은 철저하게 사회에서 소외돼 음지에서 살고 있었다. 
전국쪽방상담소협의회가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대구 등 쪽방상담소가 설치된 대도시지역을 중심으로 파악한 자료에 의하면 2016년 현재 전국의 쪽방건물은 1,193동, 쪽방 수는 7,938개이며, 쪽방 생활자수는 6,103명이다. 지역적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른 기준으로 ‘쪽방’을 정의하고, 그러한 쪽방의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수는 더 클 것이다. 거주자는 대체로 불안정하고 이동성이 강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소득이 낮은 도시의 최빈곤층으로, 특히 가족을 구성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렇듯 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없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그러하지 못하다. 한파가 몰아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그때 잠깐 그들을 들여다보고 말 뿐이다. 자원봉사활동도 그 시기에 반짝 행해지며 이후에는 다시 무관심하다. 그들의 자활을 도울 기관은 턱없이 부족하며 그 인력 또한 부족한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도와주지 못하면서 도리어 그들의 가슴에 상처만 남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사람들은 쪽방에 사는 사람들을 술에 취해있거나 제정신이 아니고 스스로 노력해서 자활하려는 의욕도 없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낙인 찍어버린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난장’을 피우는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 계속 일자리를 찾고, 자활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쪽방 사람들이 더 많다. 단지 일반인의 눈에 ‘기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더 잘 뜨일 뿐이다. 그러한 사람은 쪽방에 사는 사람이 아니어도 존재한다. 그들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치부하며 문제를 가진 사람으로 여기는 동안에 눈에 잘 보이지 않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력감과 두려움을 심어줄 수 있다. 
겨우 한 사람만이 드나들 수 있는 통로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우리는 쪽방에 도착할 수 있다. 우리는 그 곳에서 한 사람만이 겨우 잘 수 있을 법한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과연 여기서 사람이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쪽방은 노숙 혹은 시설생활로부터 벗어나 적절한 주거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발판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주거시설이다. 또한 주거하향 이동을 경험하는 저소득층의 최소한의 주거비를 지불하고 거주할 수 있는 저렴한 주택으로서 노숙이라는 극단적 주거 빈곤상태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쪽방은 노숙의 잠재요소를 지닌 빈곤계층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잠자리인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사회는 그들의 비상을 도울 의무가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도리어 사회복지종사자 인건비를 축소하는 등 사회복지분야에 예산을 어느 분야보다 먼저 축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 없게끔 제도를 보완하고 좀 더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자활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박은송 기자  parkeuns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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