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7.12.7 목 16:59

[386호] 되짚어보는 “새터”의 의미, 그리고 함께하는 “새로 배움터”로 거듭나기

익명l승인2016.03.1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대학의 3월은 밝고 활기차다. 청람 교정에도 새로운 인물들이 주는 신선함과 그들이 내 뿜는 에너지로 활력이 넘친다. 새 사람들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이러한 즐거움은 배가된다. 대학과 대학원의 새내기들이 입학하면서 청람 교정에 완연한 봄을 가져왔다. 특히 대학 새내기들의 “새터”가 시작되는 2월 중순 경부터 이런 분위기가 시작되었다. “새터”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라는 말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새내기 미리 배움 터’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예전의 대학생 들은 비슷한 의미의 용어를 “오리엔테이션 (Orientation)” 또는 “오티(O.T.)”로 불렀다. 지금의 대학생들이 외국어인 “오티(O.T.)” 대신 우리말인 “새터”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 들의 주체 의식이 대견하다. 새터는 ‘학교에 새롭게 오는 이들에게 학 교의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알려줄 내용들을 미리 전하고자 하는 자리’의 의미로 사용된다. 스무 살의 성인들에게 적절한 비유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에 갓 입학 한 1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기존의 경험과 다른 낯선 곳에서 어떻게 지내고 적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 취지가 유사하다. 따라서 새로운 학교생활의 출발점이기도 한 새 터는 학생들이나 대학에도 매우 주요한 일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밝은 기운이 너무 강해서일까? 이 시기에는 어둡고 안타까운 일들도 드물지 않게 생긴다. 새터와 관련하여 매해 언론에 보 도되는 사건들을 보면, 강제적 음주는 비일비재하고 신입생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도 빈발하며, 심지어 새내기를 죽음에 이르 게까지 하는 일들도 생긴다. 새터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은 매해 언론에 보도되어 사회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 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까닭에 새터를 축소하거나 다른 활동으로 대체하여 운영하는 학교도 생겨난다. 새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둡고 부정적인 사건들이 새터의 의미와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은 물론 ‘새터 무용론’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새터에서의 강제적 음주 문화는 우리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후배들에게 술을 마시게 한 것이 뭐 그렇게 큰 잘못이냐고 할지도 모 르겠지만, 아직 음주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새내기들에게는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새 내기들은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술의 양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선배들에 의해 음주가 강권(强勸)되면 예기치 못한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론 술을 나누며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있으나 문제점이 더 많기에, 술을 마시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리는 새내기 학 생들에게 온전히 주어져야 한다. 이는 단순히 술을 마실지에 대한 선택권을 본인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혹여 술로 인해 본인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결정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2월의 새터에서 제대로 마시지 못한 술을 3월의 학과별 새터에서 먹겠다고 하는 소문이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설령 술을 마실 일이 있더라도 선배들이 신입생들 에게 강요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꿈을 갖고 입학한 학교에서 겪는 첫 경험이 무섭고 끔찍해서는 안 된다. 새터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근절되지 않고 대학교 캠퍼스에서 만연하고 있는 것은 새내 기에게 그와 같은 경험을 하게 만든 선배들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 자신들이 겪었던 경험을 고스란히 후배들에게 되물림하게 만든 그 이전의 선배들과, 새터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음을 알고도 개선의 노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대학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새터의 본래 의미를 생각해볼 때, 새터는 새터다워야 한다. 새터는 새로 입학한 학교에 신입생들이 조금이라도 쉽고 빠르게, 그리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 에 프로그램의 중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새터는 총학생회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학교 본부와 관련 조직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참여 하여 운영해야 한다.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학교의 모습은 선배들이 개별적으로 경험한 학 교생활의 일부에 불과하다. 학생들의 입장만 반영된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새터가 선배 입장만 반영된 사회화의 장이 된다면, 이는 대학교 교육과 생활에 대한 신입생들의 첫 출발을 왜곡시킬 수 있다. 어느 한 쪽의 관점에 치우진 신입생들의 사회화는 학교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작지 않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리 학교와 같은 고유한 목적을 가진 대학에서는 더욱 그렇다. 새내기들에게는 선배들의 조언뿐만 아니라 훌륭한 교원이 되는 데 필요한 대학 본부와 해당 학과의 정확 한 안내, 그리고 필수 교육과정인 사도교육 원에 대한 설명이 동시에 균형 있게 이루어 져야 한다. 새내기들의 소소한 대학 생활을 위해서는 선배들의 조언이 무엇보다 현실적이고 마음에 와 닿을 수는 있다. 그러나 교사의 사명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는 대학 본부와 학과, 사도교육원의 안내도 꼭 필요하다. 우리 대학의 새터 프로그램을 보면, 학교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일부 마련되어 있으나 그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나머지 시간은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도교육원은 입학 후에 별도로 적응 교육을 하고 있고, 각 대학은 그 이후에 신입생 새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새터가 새내기들의 균형 잡힌 첫 출발이 되기에는 무언가 부족함이 있다. 새터가 대학 본부나 사도교육원의 주도하 에 진행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새터는 학교 학생들의 주인 의식으로 만들어진 자리 여야 한다. 다만, 학교 구성원의 일부인 학생 들만이 참여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 어떤 자리보다 처음으로 마련되고 강력한 영향력을 주는 자리인 새터는 학교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만들 어질 필요가 있다. 새터는 학생과 교수, 직원 이 모두 참여하는 자리여야 한다. 그래야 신 입생들은 우리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이념과 목표, 교육 내용과 방법 등에 대해 균형잡힌 관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지면 이상한 모양새로 옷을 입게 된 다. 새터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최근에는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같이 고민하는 자리를 통해 새로운 새터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새터의 문화는 곧 학교의 문화가 된다. 우리 학교도 교내의 모든 구성 원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새터 운영으로 새로 운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새터 기획과 운영, 그리고 사후 평가에 학교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새내기들의 성공적인 학교 생활 적응, 바람직한 선후배 관계 형성, 훌륭 한 교사 양성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익명  -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이전홈페이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태성탑연로 250  |  대표전화: 043) 230-3340  |  Mail to: knuepress@daum.net
발행인: 류희찬  |  주간: 박현선  |  편집국장: 최원호  |  편집실장: 하주현/정규나  |  청소년보호책임자: 최원호
Copyright © 2017 한국교원대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