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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호] 선의는 알겠으나

편집장l승인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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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도서관이 지하 1층 공사를 마쳤다. 앞으로 1년 동안은 1층부터 6층까지의 골조를 올리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검소한 건축물이 가득한 교원대에 새로운 도서관이, 그것도 스마트기기들을 장착한 6층 도서관이 들어선다는 소식은 신축도서관 사업이 결정됐던 2013년 당시 학교 구성원들의 기대를 불러일으켰을 테다.

어떤 교수는 외국 대학의 넓고 쾌적한 도서관 시설을 보고 우리학교 학생들을 참으로 기특하고 안타깝게 느꼈다고 했다. 단순한 열람식 자료실에 앉아 과거 90년대 방식으로 홀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안쓰러운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그는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된 도서관 분위기에서 토론하는 선진 도서관 문화를 꼭 전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그리는 도서관의 모습을 정성껏 설명하며 ‘새롭고 아름다운 도서관을 같이 꿈꾸자’던 그 말에선 정말이지 악의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꿈의 도서관이 쌓아올려지고 있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상황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우리학교는 정부의 지원 없이 2년 뒤인 2018년까지 대응자금 20억과 내부기자재 30억까지 총 50억을 마련해내야 한다. 이 큰 돈은 학교 내부에서 충당할 수 없는 금액이기에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그 어떤 기업도 연고 없는 대학에 자금을 내놓진 않으며, 기업이 만족할 만한 예우를 제공해 기부를 받는다하더라도 이 작은 대학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50억 원은 돼야 한다는 점에서 달성 목표가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금 관련 부서는 신축도서관 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막막한 상황에서도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의 현실성을 점치고 판단을 내렸던 책임자가 아니기에 그저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우리는 우리학교의 여력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 없이 그저 다락리에 솟아오른 새 도서관의 모습과 그 유용성을 찬양했던 과거 책임자를 기억하고 반면교사 해야 한다. 물론 나름엔 학교의 발전을 위한 결정이었을 테니 그 선한 마음만은 인정하나 모름지기 행정가라면, 특히 교육기관의 대표라면 책임 있는 행정을 보이고 교육의 가치를 해하지 않는 정책을 결정했어야 했다. 마냥 따뜻하고 착한 마음만으론 상황을 개선할 수 없고, 일의 경과를 따라가며 철저하게 잘못을 따지고 들 때 현실의 모순은 바로 잡힌다.

이제와 신축도서관 사업을 그만두라는 것은 새로운 교원대의 모습을 꿈꿨던 일선의 분위기를 초치는 것이고,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그러나 당장 마련할 방도가 없는 50억 원을 과제로 남기고 대외적 체면을 지키기 위해 사업을 끌고 가는 것은 학교 내부를 곪게 할 수도 있다. 5년, 10년, 세월아 네월아 공사가 지연돼도 언제고 완공만 되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괜찮을 수도 있겠으나 그 기간 동안 신축도서관에 밀려 뒷전이 될 교육복지와 대응자금 마련에 목을 매듯 해야 하는 실무자들의 입장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이다.


편집장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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