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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호] 교육기관의 모습

편집장l승인2016.04.11l수정2016.04.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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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찬 총장이 취임했다. 새 총장은 취임사에서 “어려운 처지의 학생에게 관심을 갖는 교사를 길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강한 대학,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학 같은 담대한 포부보다도 사람을 생각한 그 따뜻한 언어가 기억에 남는다. 어려운 처지의 학생이라고 하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먼저 떠오르지만, 보통의 아이들과 조금 다른 특징을 지녀 교사의 관심을 더 필요로 하는 특수학생도 이에 해당할 것이다.

직업으로서의 교사를 원치 않더라도 필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는 존재다.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선 나와 다른 사람을 마주해야 하고, 그 중에서도 고통 받는 이를 만나 그들의 세상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전국 유일의 종합교원양성대학인 우리학교엔 특수교육 전공이 없고, 비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만남이 교육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차지해왔다. 물론 교양 과목을 통해 특수교육을 접할 수는 있으나, 한 학기 열다섯 번의 강의만으로 특수학생을 품어낼 충분한 능력이 길러질 것이란 확신은 들지 않는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교통대는 소규모 학과를 유지하는 것이 대학 발전에 해가 된다며 유아특수교육과의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더해 반발하는 학생은 징계하겠다며 겁주고 전임교수는 해임하는 등 교육기관에 기대되는 모습에서 한참 어긋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실망스러운 건 유아특수교사 양성이라는 국립대의 공적 책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교육부 역시 사립대가 특수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상황을 방치할 뿐 아니라 늘어만 가는 특수교원의 수요에 부응하지 않아 특수학생의 교육이 계속 소외되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둥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둥 그간의 잡다한 수식어는 떼어버리고, 교육의 목적이란 무릇 ‘자기 삶을 잘 살아내는 힘을 길러주는 것’일 터다. 이처럼 삶의 기술에 해당하는 교육은 비장애학생이든 장애학생이든 그 수혜에 있어 양적, 질적으로 차이가 나선 안 된다. 교원대가 단순한 임용시험 합격자가 아닌 진짜 교육자를 길러내는 곳이라면 교통대, 교육부가 방기하듯 지금의 특수교육을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교정은 꽃과 햇빛으로 가득 차 그 어느 때보다도 눈부시다.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우리는 자연물보다 얼마든지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 인간이다. 다양한 처지의 학생을 품을 수 있는 아름다운 교사를 우리학교가 책임지고 길러냈으면 한다. 2014년 우리학교의 특수교육과 설립 논의가 있을 때 “특수교육은 이미 시기가 지난 교육”이라고 답했던 모 직원의 말은 듣는 귀가 부끄러울 정도의 것이었다. “교육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새 총장의 포부에 어울리는 진정한 교원양성기관의 모습으로 우리학교가 변화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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