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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호] 소방직 공무원들은 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소방 업무 중 부상 대부분 자비로 치료, 구급 대원들은 폭행과 성희롱 당하기도 한건호 기자l승인201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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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제53주년 소방의 날을 맞이하여 전국 각지에서 소방 관련 행사 및 캠페인이 진행됐다. 소방의 날은 119를 의미하는 11월 9일 지정, 시민들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힘쓰는 소방 대원들을 격려하고자 제정됐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화마와 사투를 버리는 소방 대원들의 노고와는 달리 소방대원 및 구급대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지속적으로 문제시 돼왔다. 기본 재정 지원 부족부터, 복지 및 장비 시설의 부족 등 현실적인 처우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신문에서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이해 소방 업무에 관한 전반적인 현황 및 문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 SNS나 방송 매체를 통해 소방관들의 부당한 처우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신속한 문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소방 행정의 부실함은 소방관들의 목숨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깊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 OECD 평균 소방 재정에 한참 못 미치는 대한민국의 소방 재정 실태

우리나라의 만성적인 소방 재정의 부족 문제는 광역 자치단체가 소방 예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구조적인 면에서 기인한다. 다시 말해 소방 예산이 일정 부분 중앙부처에서 내려오긴 하지만 대부분의 예산은 광역자치단체의 일반회계에서 충당되는 것이다. 따라서 시·도의 재정 자립도에 따라 예산이 달라지는 만큼 안정적인 재정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소방안전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1.5% 불과할 정도로 굉장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OECD 평균 소방안전 분야 국비 지원율은 평균 71%에 이르는 등 중앙 정부에서의 지원으로 안정적인 소방 예산 분배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예산 문제는 안정적인 소방 업무에 대한 제한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충북 청주 서부 소방서 예방안전과 박승철 소방교는 “현재 청주만 해도 더 많은 소방센터가 설립돼야 보다 안정적인 소방 업무가 가능해지지만 현실적으로 재정 부족 문제로 인해 현행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예산 분배가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재정 부족으로 인한 소방 업무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재정적 문제는 소방관들의 고질적인 인력난과 소방관 복지 시설의 부실화로 이어지는 만큼 소방 업무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정부도 이를 고려해 매해 소방 예산을 늘리고 있긴 하지만 소방 업무가 이뤄지는 현장에선 아직 안정적인 업무를 진행하는 데에는 예산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부실한 복지 문제, 고질적인 인력난 소방관들의 안전 위협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는 올해 8,9월 전국 소방직 공무원 8,525명을 대상으로 올해 8,9월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제도적 문제는 부상을 당해도 공무상 요양을 신청하지 못하는 현실과 소방관들의 인권을 대변할만한 권익 단체의 설립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소방관 중 8명 중 7명이 업무 도중 당한 부상임에도 자비로 치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원들이 공무상의 요양을 신청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행정평가상의 불이익 ▲복잡한 신고절차 ▲공무상 요양승인을 신청할 수 있는 부상 기준의 부재 등이 있었다. 실제로 김 소방교는 “소방관들이 부상을 당해도 전문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소방관들을 위한 병원은 없고, 치료를 받아도 서울에 위치한 경찰병원에서 받아야 해 한계가 크다”며 소방대원들의 복지 문제가 열악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따르면 법률상 소방관들은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아 소방공무원의 노동조합 가입이 허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소방 공무원들은 스스로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앞선 조사에서 대부분의 소방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단체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도 제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 업무에 있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왔던 인력난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방 대원 1인이 담당하고 있는 주민 수는 1,208명에 달한다. 미국(1075명)·일본(820명)에 비해 더 많은 인구를 담당하는 만큼 업무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김 소방교는 “소방 업무는 3교대로 이뤄지고 있는데 한 사람이 휴가를 낼 경우 다른 교대의 사람이 초과 근로를 해야 되는 경우가 다반사일 뿐 아니라 한 사람이 차량 두 대를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근로가 이뤄지는 상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사법권 없는 구급대원,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 많아

119의 구급대원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도 시급한 상황이다. 환자의 생사의 기로를 두고 촌각을 다투는 구급대원들이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각종 폭행 및 언어 폭력 등이다. 특히 여성 소방 대원의 경우 앞선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조사에서 508명 여성 소방대원 중 51%가 언어폭력, 11.1%가 신체폭력, 19.8%가 성희롱을 일반인으로 부터 당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처럼 구급대원과 시민 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소방대원 및 구급 대원들에게는 환자를 수송할 사법권이 없기 때문이다. 환자 본인이 의식이 있는 한 환자를 병원으로 수송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인의 동의가 없어 환자를 수송하지 못하는 구급대원들과 환자의 빠른 병원 이송을 원하는 주변인과의 마찰이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외에도 센터의 수가 적어 해당 관할 지역에 구급차가 비면 다른 관할의 차가 그 문제를 담당하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다가 결국 필요한 곳에 구급차가 출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앞선 재정문제와도 겹치는 문제로 재정 충원을 통한 안정적인 응급 출동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소방 재정의 충원 및 인력 보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주장하지만 소방직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무엇보다도 업무 중 입은 부상에 대한 정부의 보상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은 그들의 노고에 비해 굉장히 열악한 처우이다. 청주 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 박승철 소방교는 “경찰 병원과 같은 소방 병원을 새로 설립하는 것을 둘째 치고, 주요 거점 병원들과의 협약을 통한 소방 대원들의 치료 제공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소방 대원들의 생명에 대한 보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건호 기자  borish319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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