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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호] 청람광장

한건호 기자l승인2015.09.14l수정2016.09.2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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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의 특색을 담은 커뮤니티, 바로 청람광장이다. 최근 대학교마다 익명 게시판인 페이스북 ‘대나무숲’ 열풍이 불었을 때도 청람광장은 학내 커뮤니티 자리를 지켰다. 유일무이한 교수·직원·학생이 모두 사용하는 커뮤니티, 청람광장의 역사부터 앞으로의 방향, 익명성에 대한 학우들의 생각, 청람광장을 운영하는 담당자의 생각까지, 다양한 시각에서 청람광장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1. 청람광장의 역사

 

청람광장의 출발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6년 전 교육정보원(당시 전자계산소)과 컴퓨터교육과 대학원생 박종오·유인환에 의해 텔넷기반 텍스트 형식의 커뮤니티 청람광장이 개설됐다. 1999년은 한창 인터넷이 보급되던 때로 모든 대학에서도 bbs(bulletin board system : 전자게시판)가 생기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뿐만 아니라 지리적 위치상 주변 사회로부터 너무 고립됐다는 의견이 제시돼 접근성이 좋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지역 사회와 우리 대학 간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고자 청람광장이 기획됐다. 당시 청람광장 제작에 참여했던 이영준 교육정보원장은 “우리 학교의 전자 게시판은 한강 이남 대학에서 최초로 개설됐다”며 전자 게시판 도입에 선도적이었음을 강조했다.

2005년에는 우리에게 생소한 ‘하이텔’ 기반 전자 게시판이 웹 형식으로 개편이 됐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인터넷 사이트의 형식이 웹 형식으로, 하이텔보다 홈페이지의 구성 과 다양성 측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교육정보원 김수현 조교는 “지금 청람광장은 특정 게시판만 활성화된 반면 당시에는 학과별 커뮤니티, 동호회 커뮤니티, 동아리 커뮤니티 등이 활성화 됐었다”며 “관리 측면에서도 서브 관리자가 존재해 청람광장 커뮤니티 관리가 편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과별 커뮤니티와 동호회별 커뮤니티의 기능은 퇴화됐다. 대신 ‘아침햇살을 기다리며’와 같이 익명 게시판만 활성화 된다.

2014년에는 ▲동호회 커뮤니티 ▲학과별 커뮤니티 ▲교수 홈페이지 등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기능들을 제거되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게시판만 남겨 두는 방향으로 리뉴얼 됐다. 이 때 리뉴얼된 청람광장이 바로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청람광장이다. 주요 기능은 ▲공지사항 ▲알립니다 ▲아침햇살을 기다리며 ▲분실물 찾기 ▲청람장터 ▲구인구직 등이 있다. 그 기능은 아래서 자세히 다룬다. 사용자 수는 2015년 9월 9일 기준 38535명을 기록했다.

 

2. 청람광장의 주요 기능

 

- 아침햇살을 기다리며

현재 청람광장의 유일한 익명 게시판이다. 99년부터 생성된 익명게시판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별한 형식이나 내용의 제약은 없으며 학교 생활에서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할 수 있다. 청람 광장의 가입은 외부인도 가능한 반면 아침햇살을 기다리며 게시판은 학부생 이상의 학교 구성원만이 이용가능하다. 익명성을 원칙으로 해 게시판 이용자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전하는데 자유로움이 보장된다. 게시글 작성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기록도 남지 않아 상부의 압력에 의해 신분이 노출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학교나 다른 특정 주제에 대한 비판적이고 날카로운 지적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익명성이 오히려 타인에 대한 일방적인 비방, 인신공격을 하는데 사용되기도 해 문제의 여부가 있다.

 

- 청람장터

이름 그대로 청람인들의 장터이다. 학교 구성원들끼리 서로의 물건을 사고, 판다. 자주 올라오는 물품은 대학교 강의 교재이다. 새 책을 사기엔 가격이 부담스러울 때 학생들은 청람장터를 많이 이용한다. 학교 근처 자취방에 관한 광고역시 자주 올라온다. 3,4학년의 경우 희망 입사생이 아닌 경우 근처에 방을 구해야 하므로 주변 자취방에 대한 수요가 높아 청람장터에도 자취 방에 관한 정보가 많다. 하지만 금지된 항목에 대한 판매가 이루어지는 점이 문제가 된다. 사도교육원은 식당 이용권의 양도 및 판매를 금지하는데 일부 학생들이 청람장터에 식당 이용권 양도 글을 올려 문제이다. 도서관 사물함의 경우에도 양도 및 매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청람장터에 간혹 양도를 구하는 글이 올라온다. 관리자는 이를 일일이 확인하고 삭제하고 있다.

 

- 구인구직

구인구직란에는 알바나 근로, 레슨을 구하는 글이 올라온다. 학생이 이런 글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인이 쓰는 경우도 있다. 학원이나 상점에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선생님이나 직원을 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제일 자주 올라오는 글의 성격은 알바나 근로의 대타를 구하는 글이다. 자신의 근로, 알바 시간에 일이 생길 경우 이를 대신해줄 사람을 구인 구직 게시판에서 구하게 된다.

 

- 칭찬합니다

청람광장 중 미담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게시판이다. 학교에서의 선행을 받거나 목격한 사람이 게시판에 글을 남긴다. 과거엔 활성화됐으나 최근엔 이러한 칭찬 글이 주로 ‘아침햇살을 기다리며’ 게시판에 올라오게 되면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 뜨거운 감자 ‘아침햇살을 기다리며’

 

- 왜 뜨거운 감자가 됐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아침햇살을 기다리며’(이하 아침햇살) 게시판이 익명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인터넷 상의 익명성은 비단 청람광장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학교 내에서도 끊임없이 문제를 발생시키며 익명성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환기시킨다. 최근 아침햇살 게시판에 비방·욕설 등을 배설하는 글이 늘면서 익명성의 문제점들이 표면에 많이 드러났다. 이런 측면에선 익명성의 폐지가 불가피해 보이기도 하지만 익명성을 통해 학교 등의 문제점을 가감 없이 고발해왔던 이전의 사례를 생각하면 익명성의 폐지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처럼 개인의 인권과 표현의 자유 중 어떠한 것에 무게를 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특정한 의견을 견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객관적인 위치에서 아침햇살 게시판을 분석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조심스럽게 익명성에 대한 논란에 접근하려 한다.

 

 

- ‘아침햇살을 기다리며’ 게시글 내용 통계

2015년 5월 한 달 동안 게시된 게시 글을 내용에 따라 분석한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게시 글 내용 유형은 ▲비평·비판 ▲칭찬·덕담 ▲비방·욕설 ▲연애 상담글 ▲학교생활문의글 ▲공지 사항 ▲스터디·운동·콜밴 ▲기타으로 분류했다. 5월 한달 간 게시 된 게시글의 총 수는 945건이다. 표본을 올해 5월로 한정한 이유는 5월이 시험기간과 방학, 학기 초라는 특수한 기간에 해당 되지 않는 가장 일반적인 시기에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프를 보면 게시글의 내용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항목은 학교생활문의글이다. 학교 생활에 필요한 사소한 정보뿐만 아니라 수강신청, 시간표등 정말 다양한 내용의 글이 올라온다. 아침햇살 게시판의 경우 커뮤니티의 기능 중 정보 교환의 기능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 많이 차지하는 글은 연애 상담글이다. 연애 상담글에는 실제 상담내용을 담은 글뿐만 아니라 흔히 찍돌·찍순이라 불리는 이성에 대해 호감을 표현하는 글이 포함됐다. 익명성에 용기를 얻어 마음에 드는 이성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사례는 익명성의 새로운 순기능(?)이라 할 수 있겠다.

비평·비판 항목과 비방·욕설 항목은 각각 익명성의 순기능과 문제점을 보여준다 할 수 있겠다. 이와 관련해서는 밑에서 익명성에 대한 설문의 결과와 함께 분석하겠지만 간단히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수치상으로 확인했을 땐 ▲공지 사항 ▲스터디·운동·콜밴과 비슷한 비율을 보인다. 따라서 압도적인 수치를 보인 ▲연애 상담글 ▲학교생활문의글을 제외하고선 이외의 모든 내용은 비슷하게 작성된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 설문 조사 내용

 

설문 조사는 우리학교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아침햇살 게시판 이용 빈도를 나타내는 그래프 1을 살펴보면 일주일에 2,3번 이용한다고 답변한 학생이 제일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 달에 2,3번 이용하는 사람과 하루에 한 번 이상 사용하는 사람까지 합하면 게시판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전체 표본 대비 87%이다. 이는 우리 학교 학우 대부분이 아침햇살 게시판을 사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익명성에 대해 찬성·반대를 물어본 질문에 대한 문항에 대해서는 찬성이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익명성에 찬성하는 67%의 학생들은 찬성하는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잘못과 부조리에 대해 가해지는 비평 및 비판의 내용을 담은 게시글은 앞선 자료에서 공개됐듯 약 9%에 불과하다. 이는 학생들이 게시판을 정당한 비판과 비평의 공간으로 사용한다기보다는 자신의 신분을 숨겼을 때에 용이한 사소한 질문이나 이성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는데 사용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한편 익명성에 반대하는 33%의 학생들은 그 주된 이유로 욕설·비방 및 인신공격을 꼽았다. 이 경우엔 앞선 자료에서 욕설·비방과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게시글의 비율이 약 8%인 점에 대한 재해석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수치 상 욕설 및 비방 글이 8%에 해당된다는 점은 심각함을 드러내지 않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익명성을 반대하는 33%의 학생들 대다수가 욕설 방 및 인신공격에 대한 게시글에 거부감을 가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33%라는 적지 않은 학생들이 수치상 적게 보일 수 있는 8%의 불량 게시글에 의해 익명성 반대를 주장할 정도로 문제점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4. 청람광장 운영의 어려운 점 및 앞으로의 방향

 교육정보원 직원들은 청람광장의 관리업무가 점점 힘들어진다며 그들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교육정보원 이영준 팀장은 “교육정보원 직원들의 경우 청람공장 관리 이외에도 업무가 있으므로 청람광장에 모든 힘을 쏟을 수 없다”며 청람광장 운영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김미영 조교도 “조교인원이 3명에서 2명으로 감축되면서 청람광장 게시글에 대한 모니터링의 횟수와 정확성에 한계가 있다”며 청람광장 운영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청람광장을 운영하는 운영진은 없는 상황이다. 청람광장의 초창기엔 교수, 직원, 학생 대표, 동아리 대표로 구성된 운영진이 짧게나마 존재했다. 하지만 운영진은 별 다른 성과 없이 해체됐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진을 모집했으나 자원한 인원이 없어 담당 업무는 교육정보원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청람광장에서 인신공격 게시 글이 지속적으로 문제시 되면서 운영진의 재구성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운영진이 없는 현재 상황에선 ‘한국교원대학교 BBS '청람광장' 운영 및 사용 회칙’ 제 20조에 따라 게시글의 문제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김수현 조교는 “이 회칙은 오래돼 현재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사항이 세부적이지 않아 대부분 직원의 판단에 의해 문제여부가 판단이 된다”며 정확한 기준의 부재로 인한 문제가 있음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학교 당국은 청람광장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초기의 운영진과 같이 학내구성원(학생, 교수, 직원) 기반으로 운영진 구성해 청람광장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과 관련 규정도 제정할 계획이다.


한건호 기자  hgh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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