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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호] 응답하라

편집장l승인2015.11.02l수정2015.11.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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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리만치 학교가 조용하다. <김주성 총장 불신임 및 사회권고···>하는 의미심장한 말로 시작하는 글이 큼지막한 종이에 쓰여 지금도 각 관마다 붙어 있는데 말이다. 무슨 일이 있긴 한 것 같은데 들리는 얘기는 따로 없다.

지난 달 8일 제165차 전교교수회의가 총장직선제로의 즉시전환 투표 없이 의장의 권한으로 총장 개인에 의해 폐회됐다. 당시 대다수의 교수가 자리에 남아 이는 파행이라며 개탄했고 이후 교수협의회에선 이를 묵과할 수 없다는 의견이 모였다. 교수협의회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전교교수회의에서의 총장 행태를 비판했고, 재임기간 동안 문제가 됐던 일들을 열거하며 더 이상 그를 학교의 대표로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전체 교수의 과반인 104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22일 총장 불신임과 사회권고안을 처리하기 위한 전교교수회의를 27일 개최할 것을 총장에게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답이 없다. 총장으로선 임기가 다 끝나가는 마당에 자신의 불신임과 사퇴를 논의하는 회의를 본인이 의장이 되어 열기가 곤혹스러울 것이다. 그렇다고 과반이 넘는 교수의 요구를 거부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흐르도록 만든 책임은 누가 뭐래도 총장에게 있다.

이와 같은 불통의 양상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여성대회 행사 축사를 위해 이화여대를 방문했다. 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화 교과서 강행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피켓시위를 위해 대강당으로 가려했으나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앞서 23일 숙명여대에서는 ‘대학창조일자리센터’ 개소식을 마치고 건물을 나오는 황교안 총리 앞에서 학생 2명이 제압당하고 입막음을 당했다. ‘앞에서는 일자리 창조, 뒤에서는 인턴 양산’, ‘대한민국 청년들은 웁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려 하자마자 경호원 4~5명이 두 사람의 입을 막고 피켓을 찢어버린 것이다. 상대의 입을 막고 내 귀를 닫아서라도 다른 입장의 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모습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토요일엔 서울 도심 곳곳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466개 단체가 연대해 무려 만 여 명이 참여한 이 대회는 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행정예고 만료를 앞두고 반대 입장을 표현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 결과로 보인다. 촛불과 깃발이 가득한 거리는 사진으로만 보아도 장엄했다.

어찌되었건. 다시 돌아와 총장을 생각한다. 마지막 가는 길 정답게 회포를 풀진 못해도 진심을 담아 꽁하고 상처 받았을 학내 구성원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는 게 어떨는지. 그동안의 무시와 외면을 멈추고 제대로 된 응답을 속히 시작해야 한다. 진정한 소통의 현장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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