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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호] 교사는 직업인이 아닌 교육자다

하주현 기자l승인201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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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교사, 그 이름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지난 호, ‘발달장애인법’에 관한 기사를 쓰며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 정확히 어머니들을 만나 뵀다. 그 날, 그 곳에서 내가 본 어머니들은 겪지 않아도 됐을 일들을 많이도 겪으셨다. 그 분들의 지난했던 역사를 들으며 공감했고, 제도·사회·문화적으로 장애인이 기본적인 권리를 옹호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에 화가 쌓이던 중이었다. 한 어머니가 불쑥 질문을 던지셨다. ‘선생님과 같은’ 비장애인들은 우리 같은 장애인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고. 잠깐 고민하다 답했다. 실제 마주친 경험조차 많이 없어 장애인분들에 대한 생각을 따로 깊게 해본 적이 없다고.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마음은 있다는 변명을 곁들이며.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장애학생의 가족은 학교에 아이를 보내며 의지할 곳이 사실 교사 하나 뿐이라고. 그래서 예비교사들이 현장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마주할 것을 미리 준비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그러니 예비교사들은 특수학생들에 대해서, 비표준적인 학생들에 대해 가르치는 곳이 없다며 가만히 있지 말아달라고, 직업인이 아닌 교육자의 자세로 미래에 만날 학생들에 대해 배우고 준비해줬으면 좋겠다고.
  부끄러웠다. 그 분들의 지난했던 역사 어딘가에 내가 존재해 쓰리게 몇 줄 칼질을 한 것 같았다. 과거,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나는 입시를 겪으며 나 하나 챙기기도 벅차다는 걸 피부로 느꼈고 입시에서 벗어난 지금은 과거의 그 다짐이 귀여웠다며 코웃음 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직업논리, 경제논리에 익숙해졌지만 사실 교사는 단순 직업 종으로 분류되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나 크다. 그 어머니가 말씀하셨듯 교사는 본래 ‘교육자’이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교사는 일평생 많은 학생들을 만난다. 정현종 시인의 말대로라면 교사는 매년 어마어마한 일생들과 만나고 그들의 길에 향기든, 고린내든 어떤 ‘냄새’를 묻힌다.
  ‘교사’라는 이름의 무게를 처절히 느껴야 한다. 단순히 지식전달의 매개가 될 것인지, 사람끼리의 만남에서 향기를 남기는 사람이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선택한 길을 책임지며 걸어가야 한다. 교사가 되고 싶은 교원대 학우들이 그 이름을 부디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수한 인생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마주할 자신이 있도록 우리의 양심은 불쑥불쑥 고개를 쳐들어야 할 것이다.


하주현 기자  juhyeon5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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