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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호] 사학비리로 곪아가는 대학들

청주대와 상지대, 수업거부 결의로 총장 사퇴 촉구 김예슬 기자l승인2014.11.03l수정2015.04.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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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4. 11. 3.

   
▲ 청주대학교 대학본부 건물에는 김윤배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대학본부 맞은 편에는 천막농성장이 설치돼 있다.
   
▲ 상지대학교 총학생회실이 있는 민주관 정문에는 김문기 총장과 보직교수사의퇴 를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많은 사립대들이 사학비리로 인해 곪아가고 있다. 그중 사태 해결을 위해 학생으로서 최후의 보루인 ‘수업거부권’을 빼든 두 학교가 있다. 그 주인공은 청주대학교(이하 청주대)와 상지대학교(이하 상지대)이다.

◇ 청주대의 사학비리
  김원근·김영근 형제는 학교법인 청석학원에서 1947년 미 군정의 허가를 받아 청주상과대학을 설립한다. 4년 뒤, 1951년 청주상과대학은 지금의 청주대학교로 교명을 바꾼다. 두 명의 설립자 중 김원근 씨는 현 김윤배 총장의 할아버지이다.
  김 총장은 할아버지의 설립정신을 강조하며 총장 자리에 13년간 재직하고 있다. 4선째 연임 중이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구성원의 90% 이상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총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석사학위 논문 표절 ▲임의적 교비 운용 ▲과도한 적립금 조성 등의 이유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김 총장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은 청주대 교수회 내에서 제기된 문제이다. 교수회는 “교육부는 이미 1994년 5월 청주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통해 김 총장의 청주대 경영학과 석사학위 취득에 대해 ‘석사학위 취득 부적적’판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교수협의회는 이 같은 불법 사실을 근거로 교육부에 김 총장의 석사학위를 취소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교육부는 해당 대학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이를 학교 당국에 떠넘겼다”라며 교육부의 움직임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하지만 청주대 측은 표절과 관련한 시효인 5년이 지났음으로 조치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임의적 교비 운용은 김 총장이 4선 연임 재직 중인 2012년에 일어난 일이다. 2011년 등록금 가운데 120억 원을 기업은행의 5년 만기 ‘중소기업금융 채원’을 사는 데 사용한 것이다.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따르면 학교가 사용하고 남은 등록금으로 채무 증서를 매입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 이 120억을 등록금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면 약 7%가량의 등록금을 인하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 대신, 적립금 쌓기에 몰두한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학교의 자금으로 채권을 구입했음에도 이 결정과정에서 예산자문위원회나 이사회의 의결이 전혀 없이, 총장 독단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이는 절차적 문제점도 존재한다.
  또한 교비는 교육비와 인건비 외에는 지출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 총장은 청주대 명예총장의 장례비 1억 4,000만 원과 영결식 비용을 교비로 지출했다  그리고 박 모 전 교수와의 소송에 쓰인 비용과 법무·노무 비용 등을 포함해, 2006년부터 각종 노무비와 소송비 12억 원을 교비에서 지출했다. 총학생회·교수회·노동조합·총동문회로 구성된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에서는 이 두 가지 사항을 배임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에 나섰다.
  청주대는 전국 사립학교 중 3,000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한 부자 대학이다. 전국에 소재한 대학들 중에서 10위 안에 드는 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학교는 ‘부실대학’에 선정됐다. 부실대학 선정 기준의 4개의 지표 중 교육비 환원율과 전임교원 확보율이라는 2개의 영역에서 절대평가 기준에 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청주대는 충북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을 내는 학교이다. 그러나 장학금 지급률은 최하위이다. 교육비 환원율인 장학금 지급률은 36.7%(376억 108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청주대 김보석(행정학과·09) 씨는 “1학년 때부터 학교에 적립금을 학생들에게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의 실험실습 기자재도 모두 엉망이다. 우리는 최근까지 펜티엄4라는 컴퓨터 기종을 사용하고 있었다. 프로그램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또한 책상이 다 부서져 학교 측에 책상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학교는 쓸 수 있으면 써야 한다며 책상을 바꿔주지 않았다. 그래서 학생들이 직접 못질을 해서 책상을 사용하고 있다”며 학교의 현재 상황에 대해 토로했다.

◇ 현재의 청주대
  9월 18일 청주대 중앙도서관 광장에는 부실대로 선정돼 제정지원제한대학 명단에 오른 것에 대한 책임소재지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총장 및 경영진 사퇴’를 안건으로 한 학생총회가 개최됐다. 학내 교수회·노동조합·총동문회 뿐만 아니라 학생 6,000여 명이 참여했다. 안건투표는 예상보다 많은 학우들이 참여해 종이투표로 예정돼있던 것을 거수로 대체해 진행했다. 그 결과 압도적인 찬성표로 본 안이 가결됐다. 투표결과에 따라 총학생회는 비대위와 함께 대학본부 앞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총학생회는 10월 27일 이달 3일 진행될 수업거부 결의 찬반 투표를 앞두고 교수와 학생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대자보를 붙였다. “존경하는 교수님께”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메일은 “교수님의 제자들이 수업거부를 준비합니다. 이유는 교육자답지 못한 총장 아래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라며, “수업거부 이후에 상황이 바뀌지 않고 학생들만 피해보는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이것은 시행될 가치가 있습니다”라며 교수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학생들에게는 “청주대학교 학생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11월 3일에 있을 수업거부에 대한 ▲투표 ▲일정 ▲결정 사항 ▲결과 발표 ▲협조에 대한 내용이 실린 자보를 게재했다. 이에 청주대 문정영(일어일문학과·14) 씨는 “총장을 지지하는 교수도 있기 때문에 성적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 된다. 하지만 그만큼 학교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알기 때문에 수업거부에 찬성한다”며 수업거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에 교수회 회장인 조상 교수는 “제정지원제한대학이 된 것을 계기로 학생들이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며 당연히 받아야 할 학생으로서의 권리의식을 찾은 것 같다. 이런 변화들을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수업거부는 최악의 사태라고 생각한다. 그전에 김윤배 총장의 사퇴로 사태가 해결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돌아온 사학비리, 상지대
  2014년 8월 14일, 김문기 씨가 총장이라는 직책으로 상지대에 복귀했다. 김 총장과 상지대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1962년 고등교육기관이 존재하지 않았던 원주에는 4년제 야간대인 원주대학교(이하 원주대)가 생긴다. 하지만 개교 10주년을 바라볼 즈음, 원주대는 문교부(현재의 교육부)로부터 부실대로 지정된다. 이 때 김 총장은 상지학원의 전신인 청암학원 원주대의 임시이사로 선임된다. 그 후 원주대는 문교부의 지시로 기한부 폐교되고 원주실업전문학교라는 이름으로 다시 개교된다.  
김 총장은 1974년 문교부 장관 민관식의 지시로, 설립자로부터 청암학원을 무상양도받는다. 따라서 청암학원 이사장 자리에 앉게 된 김 총장은 이사회를 소집해 청암학원을 상지학원으로 개명하고, 원주실업전문학교도 상지대학교로 명칭을 바꾼다.
  김 총장은 청암학원을 양도받을 당시 개인의 재산을 운용해 학교시설 확충 등,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또한 당시 원주대는 지역의 하나뿐인 대학이었으므로 지역사회는 김 총장이 원주대에 개인 재산을 투입해 원주대를 부활시켜, 종합대학으로 키워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이런 기대들을 저버리고 원주대를 상지대로 개명하고, 투자 약속 또한 이행하지 않았다. 건물이 모자라 한 건물에 3개의 대학(폐교된 원주대·상지실업전문대·상지대)이 함께 쓰기도 했다. 당시 원주대 재학생들은 성명서를 통해 ‘등록금이 전 이사진 보다 거의 120% 정도 인상됐다. 그러나 교수진 및 교직원 처우가 달라진 것도 없으며, 전임교수를 해임하고 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한다. 인상된 등록금은 어디에 쓰였는가’라며 당시의 상황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또한 김 총장은 개교 첫해부터 부정입학 비리를 저질렀다. 그는 자격이 없는 학생들을 입학시켜 그들의 등록금을 받아 별도로 관리한 것이다. 그는 개교 후 여러 차례 부정입학 비리를 저질렀으며, 계속 실시된 감사에서 끊임없이 부정입학이 적발됐다. 하지만 그는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서서야 ‘사학비리 1호’로 명명되며, 부정입학 혐의로 검찰에 구속·수감된다.
 
◇ 김문기 총장, 상지대 복귀
  김 총장이 1년 6개월이라는 형을 확정 받은 후 상지대는 10년간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그리고 2004년 교육부의 허가로 정이사 체제로 바뀌며 정상화의 궤도를 탔다. 임시이사 체제를 유지하는 동안 상지대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교수진 ▲학과 ▲입학정원 ▲학교예산 ▲건물 ▲학교자산 ▲교수실적 등에서 큰 향상과 발전을 보였다. 하지만 2007년 7월 대법원에서 “정부가 임명한 임시이사가 정식이사를 선임한 것은 무효”라고 판결 나면서 정이사 체제의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 그 뒤 열린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는 정이사 9자리 중 4자리에 김 총장의 차남 등 구 재단 쪽 이사 4명을 선임한다. 또한 사분위는 ‘정이사를 선임할 때 구 재단 측이 과반수를 추천한다’라는 조항을 만들었다. 이는 김 총장에게 학교로 복귀하기 쉬운 길을 놓아줬다.  
  김 총장의 복귀를 우려한 학생 측에서는 반발했으나, 2014년 8월 14일 결국 김 총장 는 총장으로 선출된다. 이에 교육부에서는 "사립대학 이사나 임원의 승인 거부는 가능지만 총장은 이사회에서의 결정사항이며 교육부의 승인 사항이 아니다. 법적 결격사유가 없는 한 개입할 여지가 없다"라며 김 총장 의 총장 승인을 거부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 학내 반발
  총학생회는 8월 17일부터 더욱 적극적인 농성에 돌입했다. 총장실 앞에서 철야 농성을 진행한 것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9월 26일 농성장에 사람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모든 집기들을 치웠다. 또한 학생들의 부모에게 전화 걸어 농성을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상지대의 교수협의회도 9월 29일 학생들과 함께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농성과 함께 계속된 학내 구성원과 교육부의 총장 자진 사퇴 권고에도 김 총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10월 15일부터 23일까지 9일간 각 학과 별로 비상총회를 개최해 투표를 진행했다. 총 8,000명 중 4,600명이 투표에 참가했으며 3,000표의 동의와 1,600표의 반대표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총 44개 과 중 33개 과가 수업거부에 동참해 수업거부가 진행됐다. 10월 27일 ‘상지대 지키기 수업거부 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수업거부 투쟁을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상지대의 한 학우는 “수업거부의 최종목적은 총장 사퇴이나, 현재는 학생들의 의견을 내부나 외부에 알리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수업거부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상지대의 윤명식 총학생회장은 “상지대도 문제지만 타대학들도 사학비리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모두 함께 힘을 모아 간다면 진정한 민주대학으로 탈바꿈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모두 지치지 말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예슬 기자  yeaseul718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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