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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호/기획] 지금은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 비상상황

이희진 기자l승인2020.09.14l수정2020.09.28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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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 비상상황

최근 코로나19와 폭우, 폭염, 태풍으로 우리에게 비상벨이 울렸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전국의 만 14세 이상 69세 이하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96%의 응답자가 올해 코로나19와 폭우 등을 겪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실 말뜻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 주로 쓰이는 기후위기는 말 그대로 기존에 지구온난화라 불리던 기후변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왜 기후위기인가

왜 지금은 기후위기일까? 그 이유 중 하나가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이하 ‘IPCC’)가 2018년 발간한 ‘1.5도 특별보고서’(이하 ‘특별보고서’)에 들어있다.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으로는 2030년에서 2050년 사이에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1.5℃를 넘어선다. 또한 1.5℃를 넘어선다면 기후 리스크는 우리에게 지금보다 더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1.5℃의 경우 전 세계 산호초 소멸 가능성이 70%에서 80%이다. 2℃ 상승할 때는 99% 이상의 산호초가 소멸한다. 이처럼 특별보고서는 1.5℃와 2℃ 간의 차이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전한다. 1.5℃가 넘어간 지구에서는 더 강력한 태풍과 홍수, 폭염 등이 더 잦아지고, 해수면 상승은 물론 기후 난민도 급증한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1.5℃를 넘지 않으려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0년 대비 45%가량 감소해야 하고, 205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이뤄내야 한다. 하지만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제출된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이룬다 해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에서 멈추는 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단순히 배출량만 줄여서는 온실가스 제로를 이뤄낼 수는 없다. 에너지, 토지, 도시 및 기반시설, 산업 시스템 등등 전 분야에 걸쳐 ‘빠르고 광범위한 전환’이 이루어져야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 석탄 발전이 없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다. 단순히 환경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 리스크 : 위해(hazard)와 영향을 받는 시스템의 노출 및 취약성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결과이자 인간과 자연계대한 기후 관련 위해로 인한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2018)

* 파리기후변화협약 : 파리협정(Paris Agreement). 2020년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여 2020년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국제 협약이다.

 

◇ 기후악당국가, 오명을 씻어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세계 7위’, ‘OECD 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1위’ 등 기후 관련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기후악당’의 역할을 맡고 있다.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2020년 7월 4일, 정부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확정·발표했다.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한 국가 프로젝트이다. 한국판 뉴딜은 크게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이 두 개의 축으로 추진되는데 이중 저탄소 경제 성장책으로 나온 것이 그린뉴딜이다. 정부는 그린뉴딜의 주요 과제로써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 제로에너지화 ▲깨끗하고 안전한 물 관리체계 구축 ▲에너지관리 효율화 지능형 스마트 그리드 구축 ▲녹색 선도 유망기업 육성 및 저탄소·녹색산단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여전히 한국전력공사의 해외 석탄발전사업을 취소하지 않는다며 위선적인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을 만나다 - 정호선 공동집행위원장

2019년 9월, 185개국에서 약 760만 명이 참여한 사상 최대의 기후 파업과 연계해, 한국에서는 9월 21일 전국 13개 도시에서 7천5백 명이 ‘기후위기비상행동’을 조직했다. 이번 기획에서는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의 정호선 공동집행위원장을 만나보았다.

 

Q.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은 기후위기를 어떻게 알리고 있나요?

A. 6월부터 주제별로 매달 한 번씩 기후행동학교라는 교육 강좌를 열고 있고요. 한 달에 한 번 정도 기후 행동을 하고 있어요. 충청북도청에 기후위기비상행동선언을 하라는 내용으로 시위를 한 적도 있고요. 한번은 한국전력공사 앞에서 인도네시아 석탄 발전 투자를 중단하라는 내용으로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죠. 내부에서는 기후 관련된 스터디도 하고 있어요.

 

Q. 8월 7일, 충청북도교육청과 기후위기 환경교육에 대해 1차 간담회를 진행하셨는데, 어떤 내용이었나요?

A. ▲학교현장 기후위기비상사태 선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교육목표와 기존 교과와 연계한 교육지침 마련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총괄 기획하고 담당할 부서나 기구 신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기후위기 대응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이번 1차 간담회에 이어서 앞으로도 협의가 이루어질 예정이에요.

 

Q. 우리학교 예비교사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학교 교육의 방향을 고민할 때가 왔어요. 지금 같은 경쟁과 성장제일주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 교육의 방향을 전면 수정해야 해요. 공동체에서의 삶, 자연과 공생할 수 있는 법을 배우고 협력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생태철학을 공부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기후위기 충북청년행동’에 참여하실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해 청년들이 함께 고민하고 이에 따르는 직접 행동을 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려고 하거든요. 기후위기 문제로 불확실한 미래에 가장 핵심적인 주체들이기 때문에 청년들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 전국동시다발 기후위기비상행동, 충북은 자전거 대행진!
 

○ 기후위기 비상상황, 교육자의 목소리를 듣다

- 충청북도자연과학교육원 남윤희 환경교육팀장

자연과학교육원은 교육청에서 2019년에 교직을 개편하면서 환경과 관련된 업무를 이관받아서 하고 있고요. 환경과 관련된 모든 정책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지금 두드러지고 있지만, 저희는 사실 올해까지는 기후위기에 집중하기보다는 환경 전체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그래서 환경 교육의 일부로써 기후위기 교육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학교에 기후위기와 관련된 안내를 하고 환경 관련 기념일에 맞춰서 활동을 진행했어요. 교육과정에서는 나름대로 실제 세상과 연결된 부분을 교육하고 있었는데요. 올해 코로나19도 터지고, 장마도 길어지고, 호주에서 산불이 지속하고, 이런 일들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내년 교육계획을 세울 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학교 환경 교육 지원 관련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북의 기후위기 교육이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해요. 우선 교육청에서 이번 8월에 탈석탄 금고를 선언했어요. 교육청의 예산을 움직이는 은행을 선정하는 평가 기준 중에 석탄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은행이면 좋겠다는 내용을 넣은 것이죠. 그리고 일회용품 사용 금지 관련 조례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렇게 실제로 교육에서도 이런 부분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초등 교육의 경우에는 융합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많은데 중등교육 쪽은 교과 간의 벽이 사실 크잖아요. 그 분절된 것들이 서로 연결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을 같이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역의 문제가 학교로 오고, 학교에서 학습이 이루어진 후 다시 지역으로 되돌아가는 이런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초록학교 2.0 버전을 고민하고 있고요.

 

- 우리학교 권용찬(환경교육·19) 학우

Q. 앞으로의 환경교육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최근 몇 년 사이, 환경교육에 대한 많은 논의와 함께 환경 교사의 TO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환경교육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매우 기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환경교육에 대한 많은 논의의 시작이, 미세먼지, 기후변화 등과 같이 우리가 환경 문제를 실감해서야, 발생했다는 점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흔히 환경교육을 떠올릴 때 학생들이 올바른 분리수거를 하게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장려하는 교육이 떠오르실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도 마찬가지이고 대부분의 학우 여러분들께서 받아오신 환경교육이 그런 생활 속 실천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루어진 교육을 통해 개인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매우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환경교육 목표의 전부이진 않습니다. 특정한 행동처럼 눈에 확 보이지는 않아도, 학생의 내부에서 생겨나는 인식과 관점 또 사고 능력 등 세상을 환경적인 눈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목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환경교육이 단순히 행동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환경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또한 길러주는 교육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우리학교 박가윤(환경교육·19) 학우

Q. 예비 환경교육자로서 자신만의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굳이 과목과 연관 짓지 않더라도 사실 담임을 하게 된다면 저희 반 학생들한테 시사 관련 내용을 많이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학생일 때 사회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대학에 갈 때도 사회 문제를 아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환경 문제나 시사와 같은 것들을 학생들한테 중립적으로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찬반이 나뉘는 논점들이 몇 개가 있거든요. 예를 든다면 현재 정부가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고 원자력을 유지해야 한다거나 늘려야 한다거나, 여러 가지 관점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환경을 바라볼 때 필요한 정치적 관점들을 한곳에 치우쳐서 알기보다는 여러 관점을 다 알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만약 원자력 발전을 줄인다면 석탄 발전에 의존도가 높아지고,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니까 기후위기와도 연관성이 있겠네요.

 

이희진 기자  huijin@blue.k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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