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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호/사설] 코로나 보다 무서운 병, ‘외로움’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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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춤하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이 상당 부분 중단되고 있다. 올해 추석에는 고향 방문이나 성묘 등의 활동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권고에서 엿볼 수 있듯이 우리 삶을 지탱하던 관계의 단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로 인해 생업을 포함한 만남 등 모든 일상 활동들이 제한을 받고 있는 바, 이의 부정적 영향은 우리의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경종을 보내고 있다.

종전에 경험하지 못한 학교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 가정 격리 등과 같은 코로나 대응 조치들은 개인의 사회적 고립을 증가시키고 있다. 사회적 고립은 외로움으로 연결되고, 우울증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키고 이후 불안감으로 확대된다. 이와 같이 코로나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총체적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사회적 공감이 확산되면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은 아동과 청소년에 있어 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한 연구에서는 약 76%의 학부모가 학교 폐쇄 이후 아이들이 외로움과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음을 걱정하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한 학교 폐쇄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의 기회를 빼앗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대 청년들이 자해로 병원 진료를 받은 건수가 2020년 상반기 2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20대 우울증 진료 건수도 93,455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28.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자해와 우울증으로 인한 병원 진료 건수는 병 분류를 위해 파악한 최소치에 불과하여 실제 발생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의 부정적 영향을 측정한 한 연구는 외로움이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비슷하게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외로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전염병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 초래하는 외로움을 이겨 내기 위한 방안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관심 있게 보아야 할 대표적 연구로서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의과대학의 연구는 친절한 행동을 통해 외로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외로워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외로운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친절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외로움을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은 행복감을 느끼는 뇌의 생리적 변화를 촉진하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으며,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일찍이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으로 유명한 매슬로우는 죽기 전 6단계 이론으로 수정하고, 최상위를 차지하는 욕구는 자아실현이 아니라, 자기를 초월하여 타인을 돌보는 욕구라고 주장하였다. 자신을 초월하여 타인을 돌보는 욕구는 자신의 행복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정신이라 강조하면서 모든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을 초월하여 타인을 배려하는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라는 것이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고 외로운 시기에 내 친구, 가족, 동료, 나아가 타인을 위해 전보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친절하게 말하며 배려하려 노력하는 것이 나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 주는 열쇠임을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다.

“친절은 우리의 삶과 다른 사람의 삶을 동시에 더욱 풍요롭게 한다. 친절은 어려운 일을 수월하게 하고, 지루한 일도 즐거움으로 바꾼다”는 톨스토이의 말이 새삼스레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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