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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호/교육] 돌봄의 주체는 학교인가 지자체인가?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ㆍ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둘러싼 갈등 여정흠 기자l승인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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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일, 인천에서 한 형제가   보호자가 없는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중화상을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 전례없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아이들, 특히 맞벌이 가정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위협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6월 10일과 8월 4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초등학생 온종일 돌봄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각각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특별법안은 교육부장관 및 관계 중앙행정기관이 온종일 돌봄 시행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고,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장이 시·도교육감(교육장)과 협의해 연도별 지역 온종일 돌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지자체장이 시도교육감(교육장)과 협의해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지점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

초등 돌봄 전담사(이하 전담사) 측은 이에 강경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돌봄교실의 운영 주체가 지자체로 바뀌게 되면 자연히 돌봄교실이 학교가 아닌 지자체로 이관될 것이고, 이는 민간위탁으로 이어져 결국 돌봄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입장은 달랐다. 교육부는 온종일돌봄특별법안에 지자체 이관 규정은 없다고 반론하며, 앞으로 계속 초등돌봄교실의 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돌봄전담사 정책부장은 “법안에 지자체가 운영의 주체가 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2021년과 2022년, 학교에 지자체 협업형 돌봄교실 도입이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의 모델(현재 학교의 돌봄교실)도 학교에서는 싫어하는데 두 가지 모델이 학교에 도입된다면 학교장은 당연히 지자체가 운영하는 모델의 돌봄교실을 선호할 것이고, 이는 기존 돌봄교실을 잠식하게 될 것”이라고 보충했다. 즉 교육부가 초등돌봄교실의 수를 확대하더라도 지자체 협업형 돌봄교실이 도입되면 사실상 묻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위탁이 가져오게 될 결과에 대해서는 “민간위탁은 수익이 나야 하는 구조라 지금보다 돌봄의 질은 더 떨어질 것이라 여겨지며, 그곳에 근무하는 돌봄전담사의 고용도 불안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고, “현재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운영을 미루어 봐도 돌봄의 질 뿐 아니라 돌봄전담사의 고용이나 처우의 질 또한 하락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 대해 “이 법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서로 협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공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돌봄의 사각지대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수의 교사들은 현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전담사들의 과중업무를 예방하기 위해 교사들이 가이드라인 없이 전담사들의 행정업무를 돕고 있고, 이로 인해 교육ㆍ돌봄의 질이 하락함과 동시에 교사들이 과중업무로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정책실장(이하 정책실장)은 “‘긴급돌봄’이라는 명칭으로 등교가 허용된 아이들을 누가 담당할 것인가?”를 이번 돌봄교실 논란이 가중된 큰 원인으로 꼽았다. 정책실장은 “‘(방과후)돌봄’이 아니라 ‘긴급돌봄’이기 때문에 기존 돌봄전담사들은 본인의 업무가 아니라고 하였고, 긴급돌봄전담사가 투입된 것도 아니어서 결국 교사들이 긴급돌봄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본연의 업무인 (온라인)수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긴급돌봄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교사들의 불만이 폭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특별 법안에 대해 “지금까지 규정되지 못한 학교의 책임과 역할, 성격을 명료하게 규명하는 첫 발걸음”이라고 언급하며 ‘교육’과 ‘돌봄’의 주체가 명확히 규명되는 부분을 큰 장점으로 강조했다. 돌봄을 누가 책임져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전교조는 돌봄이 생겨난 시기부터 ‘돌봄은 사회가 책임져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 아이가 온전하게 성장하도록 돌보고 가르치는 일은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며, 학교만의 책임도 아니고, 이웃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하며 “이 법안을 통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것은 교육부이다. 앞선 돌봄전담사 정책부장에 의하면 현재 전체 전담사 중 약 86%는 시간제 노동자로, 제한된 시간으로는 돌봄업무와 행정업무를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당국에서는 이를 직접 해결하지 않고 추가수당이나 승진가점 등을 활용하여 교사에게 돌봄 관련 행정업무를 부과하였다. 이로 인한 결과에 대해 정책실장은 “전담사들은 돌봄을 담당하는 전문직처럼 일하고 교사들은 전담사들이 돌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로써 작용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해당 법안이 공적 돌봄을 위협하는 법안이며, 폐기하지 않을 시 파업을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돌봄 부재로 인한 안전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교육계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작 교육부는 양측의 갈등을 지켜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한편,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현 상황에 대해 “특별법안의 취지 자체는 환영한다. 그러나 각 교육주체 사이의 갈등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에서 혼란스러운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민간위탁으로 발생할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고 예산을 책정하고 집행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수익성을 중점으로 하는 위탁사업자의 경우 돌봄의 질 저하가 발생할 우려가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사업자들 사이의 편차, 전담사들의 고용안정성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수면 위로 떠오른 돌봄 문제에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권칠승 의원 등 11인 발의 : 나. 교육부장관은 온종일 돌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함(안 제5조).

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교육감(교육장)과의 협의를 거쳐 연도별 지역 온종일 돌봄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함(안 제6조)

강민정 의원 등 11인 발의 : 라.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종합계획에 따라 연도별 온종일 돌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교육감 또는 교육장과 협의를 거쳐 연도별 지역 온종일 돌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함(안 제7조).

 

여정흠 기자  jmh2679@blue.k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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