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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호/보도기획] 갑질에 입을 열다

황인하, 김지원 기자l승인2020.09.28l수정2020.10.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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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문은 제444호에서 개교 이후 최초의 갑질 신고가 이루어진 ‘테니스장 관리원의 교수 갑질 신고 사건’을 다뤘다. 그런데 사건을 취재하면서 학내에서 갑질을 겪었지만 신고하지 못한 사례는 없을지 의문이 들었다. 갑질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학교 관계자의 고충과 트라우마를 들으며 안타깝기도 했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하여 갑질에 대한 인식과 실태를 알아보았다. 나아가 갑질 근절을 위해 어떤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지에 대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였고, 그 결과 학내 구성원 대다수가 갑질로부터 인권을 보호받기 위해 독립된 인권센터가 설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설문 조사 방법

우리신문은 9월 21일부터 9월 24일까지 4일간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갑질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학내 구성원을 학부생, 대학원생, 시간 강사, 교수, 직원의 5가지 지위로 나누어 ▲학내 구성원의 갑질에 대한 인식 ▲학내에서 갑질을 당한 경험 ▲학내에서 갑질을 목격한 경험 ▲자신의 지위가 갑질에 취약하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 ▲갑질 근절을 위해 마련되어야 할 대책 등을 질문하였다. 설문에는 총118명(▲학부생 68명 ▲대학원생 19명 ▲시간 강사 5명 ▲교수 16명 ▲직원 10명)이 참여하였다.

 

◇ 학내 구성원의 갑질에 대한 인식

‘갑질’하면 떠오르는 것 한 가지를 자유롭게 답해달라는 질문에 학부생은 ‘권력’, ‘꼰대’, ‘교수’ 등이라고 응답했다. 대학원생은 ‘교수’, ‘권위’,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등이라고 응답했다. 시간 강사는 ‘교원인사’, ‘권력을 이용한 괴롭힘’ 등이라고 응답했다. 교수는 ‘대학원생’, ‘권력’,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요구’ 등이라고 응답했고, 일부는 ‘을질’, ‘갑질신고 남용’이라고 응답했다. 직원은 ‘직장 상사’, ‘교수 갑질’, ‘지위를 이용한 괴롭힘’ 등이라고 응답했고, 일부는 ‘피해자 권력’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우리 학교의 갑질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응답은 학내 구성원의 지위별로 차이가 있었다. ▲학부생 ▲교수는 갑질이 심각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44.1% ▲75%)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27.9% ▲25%)보다 높았다. 특히 학부생은 우리 학교의 갑질이 심각한지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27.9%)이 높았다. 반면, ▲대학원생 ▲시간 강사 ▲직원은 갑질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78.9% ▲80% ▲70%)이 심각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21.1% ▲20% ▲30%)보다 높았다.

갑질이 심각하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지위에서 ‘직접 경험해서’라고 응답한 비율(▲학부생 73.7% ▲대학원생 73.3% ▲시간 강사 100% ▲교수 50% ▲직원 57.1%)가 가장 높았다. 다만 교수는 ‘주변 지인의 경험을 들어서’라고 응답한 비율(50%) 역시 가장 높았다.

학내에서 갑질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교수를 제외한 모든 지위에서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라고 응답한 비율(▲학부생 58.8% ▲대학원생 78.9% ▲시간 강사 60% ▲직원 70%)이 가장 높았다. 한편, 교수는 ‘사제·도제(스승과 제자 간) 관계의 특수성’과 ‘개인의 윤리 의식 부족’에 응답한 비율(각 56.3%)이 가장 높았다.

 

◇ 학내에서 갑질을 당한 경험

▲학부생 ▲시간 강사 ▲교수는 갑질을 당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73.5% ▲80% ▲81.3%)이 더 높았고, ▲대학원생 ▲직원은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57.9% ▲60%)이 더 높았다.

누가 갑질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교수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50%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학교 직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3.7%였다.

어떤 갑질을 당했느냐는 질문에 학부생은 ‘부당한 민원 응대(정당한 이유 없이 민원접수 거부, 고의로 처리 지연)’에 응답한 비율이 27.8%로 가장 높았고, 대학원생은 ‘사적 이익 요구(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사적 이익 또는 심부름 요구)’에 응답한 비율이 45.5%로 가장 높았다. ▲교수 ▲직원은 ‘비인격적 대우(외모·신체 비하, 욕설, 폭언, 폭행)’에 응답한 비율이 각 66.7%로 가장 높았다.

갑질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참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68.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학부생 ▲대학원생 ▲교수는 ‘그냥 참았다’고 응답한 비율(▲77.8% ▲72.7% ▲66.7%)이 가장 높았고, 직원은 ‘주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66.7%로 가장 높았다.

‘그냥 참았다’고 응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그렇게 대처한 이유를 물어본 질문(복수 응답 허용)에 학부생은 ‘신고해도 피해구제를 기대하기 어려워서’, ‘피해자 혹은 학교 등과의 원활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 ‘불이익 등 2차 피해가 우려되어서’에 응답한 비율이 각 57.1%로 가장 높았다. ▲대학원생 ▲교수 ▲직원은 ‘불이익 등 2차 피해가 우려되어서’에 응답한 비율(▲75% ▲100% ▲100%)이 가장 높았다.

 

◇ 학내에서 갑질을 목격한 경험

▲학부생 ▲시간 강사 ▲교수는 갑질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76.5% ▲60% ▲75%)이 더 높았고, ▲대학원생 ▲직원은 갑질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68.4% ▲60%)이 더 높았다

학내에서 목격한 갑질 사건의 피해자가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학부생은 동료 학부생에(81.3%), 대학원생은 동료 대학원생에(46.2%), 직원은 동료 직원에(83.3%)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전체로는 '학부생'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4.1%로 가장 높았다. 한편, 시간 강사는 대학원생에 응답했으며(100%), 교수는 조교에 응답한 비율이(50%)로 가장 높았다.

학내에서 목격한 갑질 사건의 가해자가 누구였느냐는 질문에는 교수라고 답한 비율이 전체 58.5%로 가장 높았다. 학부생 37.5% ▲대학원생 69.2% ▲시간 강사 100% ▲교수 100% ▲직원 50%가 각각 교수라고 답했다.

어떤 갑질을 목격했느냐는 질문에 학부생은 ‘부당한 처우(성적평가 등과 관련하여 부당한 처리)’와 ‘부당한 민원 응대(정당한 이유 없이 민원접수 거부, 고의로 처리 지연)’에 응답한 비율이 각 25%로 가장 높았다. ▲대학원생 ▲시간 강사 ▲교수는 ‘사적 이익 요구(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사적 이익 또는 심부름 요구)’에 응답한 비율(▲46.2% ▲100% ▲25%)이 가장 높았다. 다만 교수는 ‘비인격적 대우(외모&신체 비하, 욕설, 폭언, 폭행)’와 ‘시간 외 근무 요구(새벽 출근을 요구하거나 퇴근 후나 주말에 사적 업무 지시)’에 응답한 비율 역시 각 25%로 가장 높았다. 직원은 ‘비인격적 대우(외모&신체 비하, 욕설, 폭언, 폭행)’에 응답한 비율이 50%로 가장 높았다.

갑질을 목격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른 척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63.4%로 가장 높았다. ▲학부생 43.8% ▲대학원생 84.6% ▲시간 강사 50% ▲교수 50% ▲직원 83.3%가 각각 '모른 척했다'에 응답했다.

'모른 척했다'고 응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그렇게 대처한 이유를 물어본 질문(복수 응답 허용)에 학부생은 ‘신고해도 피해구제를 기대하기 어려워서’와 ‘가해자 혹은 학교 등과의 원활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에 응답한 비율이 각 71.4%로 가장 높았다. ▲대학원생 ▲교수는 ‘가해자 혹은 학교 등과의 원활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에 응답한 비율(▲54.5% ▲100%)이 가장 높았다. 시간강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서’에 응답(100%)하였다. 직원은 ‘신고해도 피해구제를 기대하기 어려워서’에 응답한 비율이 80%로 가장 높았다.

 

◇ 자신의 지위가 갑질에 취약하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

▲학부생 ▲대학원생 ▲시간 강사 ▲직원은 자신의 지위가 갑질에 취약하다고 응답한 비율(▲67.6% ▲94.7% ▲60% ▲80%)이 더 높았다. 반면 교수는 자신의 지위가 갑질에 취약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56.3%)이 더 높았다.

학내 구성원이 자신의 지위가 갑질에 취약하다고 응답한 이유를 살펴보면 주로 다음과 같다.

학부

- 구제 방법을 알지 못함​ 

- 가장 어리고 낮은 지위에 있음

- 성적과 평가가 걸려있기에 교수로부터의 갑질에 취약함

- 가해자가 학교 직원과 교수라 학교 측에 이야기할 수 없음

- 선후배 간 권위적인 문화와 갑질이 만연함에도 직무 관계에    서 일어나는 갑질이 아니라 신고할 수 있는 곳이 없음

대학원생

- 교수의 재량으로 학위를 받을 수 있을지의 여부가 결정되기    에 교수로부터의 갑질에 매우 취약함

- 학교가 상대적으로 경제적 상황이 안정적인 학부생이나 교    육 대학원생 위주의 결정을 하니 일반대학원생으로서 소외    를  느낌

시간 강사

- 학교 측에 계약 결정권이 있으므로

- 공개 채용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관계 속에서 관례로    채용되고 있으므로

교수

- 갑질신고를 악용하는 사람들의 ‘역갑질’에 취약함

직원

- 모든 의사결정의 최고 위치에 모두 교수가 보직을 맡고 있    어서 교수 갑질을 막을 제도적 방법이 전무함

- 신고인의 ‘피해자 권력’ 등에 의한 직원의 정신적 피해가 있    음

 

◇ 갑질 근절을 위해 마련되어야 할 대책

갑질 근절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내 구성원은 ‘갑질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갑질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60.2%로 두 번째로 높았다. (복수응답 가능)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부생은 갑질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와 갑질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 강화에 응답한 비율이 각 67.6%로 가장 높았다대학원생은 갑질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 강화에 응답한 비율이 73.7%로 가장 높았다시간 강사는 갑질 사례를 알리는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과 갑질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 강화에 응답한 비율이 각 40%로 가장 높았다교수는 갑질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 강화에 응답한 비율이 56.3%로 가장 높았다직원은 제도를 정비하여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에 응답한 경우가 70%로 가장 높았다.

한편, 갑질 근절을 위해 독립된 인권센터를 설립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지위에서 필요하다는 응답(▲학부생 80.9% ▲대학원생 94.7% ▲시간 강사 80% ▲교수 75% ▲직원 80%)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 조사 결과 정리

학내 구성원은 예상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갑질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 몇 가지만 추려보면 ▲학부생이 교수의 연구실 등을 청소하는 점 ▲학과의 의사결정이 비민주적으로 이루어지는 점 ▲일반대학원생이 학부생과 교육대학원생에 비해 부당한 차별을 받는다고 인식하는 점 ▲교수가 동료 교수에게 공동연구자로 등록해달라는 등 부당한 요구를 하는 점 ▲모든 의사결정의 최고 위치에 모두 교수가 보직을 맡고 있어 교수 갑질을 막을 제도적 방법이 전무하다는 점 등이 있다.

설문 조사에서 한 학부생은 “이런 실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으로도 학교가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우리신문은 단순히 설문을 진행하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고 학내 구성원의 갑질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제보받은 내용을 토대로 취재를 진행하고, 공론화해야 할 내용이라면 후속 보도로 다루고자 한다.

(설문 결과는 한국교원대신문 누리집(http://news.knue.ac.kr)에서 더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왜 우리학교에 인권센터가 필요한가?

우리학교에서 갑질 신고가 발생하면 현재 총무과에서 사건을 담당한다. 갑질 신고 접수와 처리를 담당할 인권센터가 부재하기 때문에 갑질 사건이 발생하여도 이를 해결하고 조사할 전문 인력과 책임자가 없는 것이다. 총무과 직원은 원래 일반 행정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갑질 신고 접수 및 처리의 어려움과 전문성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일반행정 직원들이 갑질 사건을 조사하고 신고자와 대면하는 과정 자체에서 오는 심적 스트레스와 사건 처리로 인한 업무 과중도 심각한 문제이다.

KNUE 심리상담센터장 정여주 교수는 “심리상담센터에 갑질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경우, 우리학교에 이를 해결할 기관이 없다보니 외부의 다른 기관에 의뢰하도록 연결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고 답했다. 학내 인권센터에 관한 관심의 촉구와 설립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대학 인권센터 설립이 부진한 이유는?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전국에 76개 대학에 인권센터가 설립되어 있다. 전국 대학의 수가 415여 개인 것에 비한다면 턱없이부족한 숫자이다. 대학의 인권센터 설립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인권센터 설립을 의무화하는 법령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대학 인권센터 설치를 의무화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현재 국가적 차원의 개입은 ‘인권센터를 설립하라’는 정도의 인권위원회의 권

고가 전부인 실정이다. 결국 인권센터 설립은 학교의 자율에 맡겨진 것이다.

 

◇ 인권센터의 기본 요소로 살펴보는 대학교 인권센터 현황

인권센터 설립이 학내 구성원 인권 보호의 전부는 아니다. 설립 이후에도 갑질을 비롯한 인권 침해로부터 학내 구성원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인권센터가 설립된 타 학교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숙명여대 홍성수 교수는 그의 논문 ‘대학 인권센터의 의의와 과제’에서 대학 인권센터의 기본 요소로 ‘독립성’과 ‘접근성’을 제시한다. 두 요소를 기준으로 타 대학의 인권센터에 대해 점검해보고, 우리학교 인권센터의 방향성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첫째, 인권센터의 ‘독립성’은 ‘조직상’, ‘법적으로’, ‘운영과정에서’, ‘재정적으로’, ‘인적구성면에서’의 독립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독립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인권센터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홍성수 교수는 “독립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다면 인권의 관점에서 조사와 구제를 하고 정책을 만들고 교육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어느 조직이든 인권침해 문제를 무마하거나 숨기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기관이 설치 운영되어야 인권문제를 소신껏 다룰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와 같이 독립성이 보장된 인권센터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인권센터가 독립적인 기관이 아닌 대학 산하 기구로 운영되거나, 센터장을 대학 교수가 맡아 운영하기도 한다. 우리학교 갑질 실태와 인식 설문조사 중 ‘학내에서 갑질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교수를 제외한 모든 지위의 구성원들이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라고 응답한 것에 비추어 볼 때, 독립기구가 아닌 학내 산하 기구로 존재하는 인권센터를 구성원들이 믿고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인권센터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학내 인권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루면서 다른 기구들을 이끌도록 인권센터를 총장직속기구로 설치한 사례도 있다. 총장직속기구로 운영되는 대구의 A대학 인권센터 관계자는 “보고라인에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며, “상담 건은 교수님까지 보고하고, 신고건은 센터장님까지 보고한다. 중대한 사안일 경우 조사위원회를 별도로 결성하고 조사에 센터장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학생처 소속의 인권센터를 별도 기구로 독립하도록 한 전북대학교의 인권센터 전문경력관은 “인권센터는 부처 소속보다 독립 시에 위상이 있고 학내 다른 부처의 협조를 받기에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둘째, 인권센터의 ‘접근성’은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쉽게 인권센터를 찾을 수 있는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보호 속에서 신고를 하고 적절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심리적 접근성을 포함한다. 심리적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권센터에 대한 신뢰도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학내 구성원들에게 가장 믿을만 하고 힘이 되어야 하는 인권센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해 교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인권센터에서는 사건 절차와 징계 권고 수위 모두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학내 구성원들은 어떻게 사건이 처리되는지,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인권센터의 깜깜이 사건 처리와 같은 문제는 인권센터의 신뢰도를 실추시키고, 결과적으로 학내 구성원들의 인권센터에 대한 심리적 접근성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신뢰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건 처리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운영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구의 A대학 인권센터 관계자는 “신뢰도는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인권센터에서 어떻게 사건이 처리되는지, 피해자 보호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비밀유지는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학내 구성원이 신뢰도를 가질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답했다. 전북대학교 인권센터 전문경력관은 인권센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대한 물음에 “익명으로 이메일 제보 같은 방법을 활용한다. 인권센터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꾸준한 홍보를 통해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우리학교도 빠른 시일 내에 인권센터가설립되어 갑질과 같은 인권침해로 고통 받는 피해자들이 적절한 도움과 구제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인권센터가 설립된 후에도 독립성과 신뢰성을 갖춰나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 되어 학내 구성원들의 믿을만한 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황인하, 김지원 기자  origin365@blue.knue.ac.kr, 0901dnjs@blue.knue.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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