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6.17 수 15:38

[443호/사설] 변화해야 하는 음악교육,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20.06.1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대학생활에 대해 여러분은 무슨 생각을 떠올리는가? 어려운 입시를 뚫고 입학한 대학 생활에 대한 자부심, ‘성인’의 시작과 부모로부터의 자유, 긴 밤을 지새우며 공부하고, 미래의 직업을 꿈꾸고, 친구⦁선배들과 미팅, 개강파티, 종강파티, 동아리 활동, 5월의 대동제의 낭만 등을 통해 평생의 우정과 추억을 쌓는 등등.. 이 모든 것들이 대학생활에서 상상할 수 있는 우리의 경험과 현실이었다. 하지만 2020년 봄, 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대학생활의 경험이 가상 학습으로 축소되며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삶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COVID 19은 고등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며 학교, 교수, 학생 모두에게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란 새로운 교수법이 이번 봄학기에 통으로 진행되면서 교수학습방법에 끊임없는 연구를 재촉하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기술은 여러 교육 분야에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예측해 왔다. 하지만 유독 음악 실기지도는 테크놀로지가 난무하는 세상의 변화에 흔들림 없이 아날로그적인 음악교수법을 지속해 왔다. 도리어 300년 전 바흐와 베토벤이 작곡한 곡을 한 음도 틀림없이 학습하는 예술 음악의 전통을 고수하는 것에 클래식 음악교육자들은 예술적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예술가들도 COVID 19은 피해 가지는 못하였다. 올 봄 모든 공연장은 문을 닫았고 전통적으로 1:1 면대면 도제식으로 이루어지는 음악실기지도는 온라인 원격강의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일부 연주자는 관객 없는 빈 공연장 무대에서 홀로 연주하며 유튜브를 통해 연주실황을 스트림으로 방출하기도 한다. 그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교강사들은 온라인 원격강의 실기수업을 위한 최소한의 촬영과 녹음 기술 등을 서둘러 학습하여 학생지도에 적용함으로써 오프라인 레슨을 온라인으로 재연하였다.

하지만, 다른 이론 강좌와 달리 ‘소리의 울림’을 중시하는 음악실기지도는 컴퓨터나 태블릿 PC만으로는 절대 면대면 실기지도에서 경험하는 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지기 힘들다. 아마도 교강사나 학생 모두에게 방송국 녹음실 수준의 기자재가 구비되지 않는 한 양질의 온라인 원격 실기지도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음향을 뒷받침할 만한 기술적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소리의 울림을 강조하기보다는 틀리지 않고 무사히 연주하는 데 만족하는 수준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음악교육에 있어서 문제는 교수자가 진행하는 온라인 원격 강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에게도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음악실기교육은 학생 개개인에게도 ‘연습’이라는 학습과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부피가 크거나 고가의 악기를 개인이 소장하기 어려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국내 상당수 대학의 학생들은 공동의 악기를 사용하며 개인 연습을 한다. 하루에 한두 번 연습실 방역하기도 힘든데, 누구의 손이 닿았는지 모를 공동의 악기를 연습할 때마다 제대로(?) 방역하고 사용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합주나 합창과 같은 음악실기 강좌는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일부 학교에서는 음악교과 수업에 비말 전파를 우려해 대면 수업 이후 가창수업을 아예 폐지해 버리겠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이렇듯 음악교육현장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하다.

음악은 소리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사상을 표현하는 예술로 인간의 창의적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며 인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 디지털 랜선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는 왜곡되고 연주자의 감정과 사상을 읽어 내기에 음향적으로 뒷받침이 어렵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합주⦁합창 앙상블은 온라인 교수법의 부재로 힘들어졌다. COVID19 시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충돌하는 지점에 놓인 음악교육은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하다. 미(美)적 기준이 인간의 호흡과 손끝의 섬세한 감각에 의존하고 있는 예술 음악이 갖는 교육의 가치를 바꿀 수 없지만, 이를 지도하는 교수법에는 분명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한국교원대신문  knuepress@naver.com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이전홈페이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태성탑연로 250  |  대표전화: 043) 230-3340  |  Mail to: press@knue.ac.kr
발행인: 김종우   |  주간: 김석영  |  편집국장: 박설희  |  편집실장: 김동건/한지은/박예솔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설희
Copyright © 2020 한국교원대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