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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호/보도] 대면 강의 연기로 인해 빠져나가는 “피 같은 월세”

자취하는 학우들과 원룸 임대업자의 고충에 대하여 이예림 기자l승인2020.05.12l수정2020.05.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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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강의 전까지 방 빌려드려요~” 우리학교 청람광장에 방 단기 임대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번 학기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우리학교는 사도교양교육과정으로 인해 1, 2학년까지 기숙사에 의무적으로 입사해야 한다. 3학년부터 자취를 시작하거나, 자취를 계속하고 있던 학생들은 이미 계약을 마친 뒤, 대면 개강이 미뤄져 난감함에 빠졌다. 학생들은 미리 구해놓은 원룸을 비워둔 채 월세를 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학교에 올 필요가 없어진데다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자취방이 아닌 자택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는 비단 학생들뿐만 아니다. 학생들에게 방을 빌려주던 임대업자들도 동시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 자취하는 학생들의 입장

4월 3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의 ‘코로나19 대학가 수업권 침해 사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6261명 중 1920명(30.7%)이 개강 연기에 따른 피해 사례로 주거불안을 꼽았다. 주관식 응답에서 318명의 학생은 불필요한 월세를 내야 한다고 토로했으며, 166명은 기숙사를 갑자기 비워야 해 갈 곳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사례를 보면 3월 초 등교를 위해 2월에 계약한 자취방에 입주하지 못한 채로 불필요한 월세를 계속 납부했다는 식이다.

김희수(지구과학교육·18) 학우는 “자취방을 계약한 이후 방학 때에는 본가에 있었는데, 대면 개강이 미뤄져서 방이 비어있는 상태이다. 원룸 사장님께 조금이라도 빼주시면 안 되겠냐고 했지만, 한 명을 받아주면 모든 사람을 다 깎아줘야 한대서 월세 30만 원을 다 내고 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수경(윤리교육·18) 학우는 “작년 2학기에 미리 계약했기에 지금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빠져나가는 월세가 안타깝기보다는 그저 허탈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주변 원룸을 보아하니 월세를 깎아주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주인분께 말도 못 꺼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 해결책으로 제시된 제도들

일각에서는 '차임 증감청구권'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7조에 명시된 내용이다.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해 적절하지 않게 되면 앞으로 낼 월세를 20% 안에서 줄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민달팽이유니온 최지희 위원장은 "법에서도 월세는 줄일 수 있고, 특별한 일이 발생하면 논의가 가능하다"며 "한국은 그간 집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돼 왔지만, 재난 상황인만큼 충분히 이야기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임 증감청구권을 실제로 사용해 집값을 줄인 예는 찾기 드물다. 법에 권리만 명시돼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떤 상황에서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나 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되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들에게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은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도 ‘착한 임대인 운동’의 확산을 위해 임대료를 낮춘 착한 임대인들에게 낮춘 임대료의 절반만큼을 세액공제 혜택으로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생계형 건물주’들에겐 지키기 어려운 지침이다. 학교 근처 원룸 임대인 B씨는 “학생들에게 월세를 깎아주긴 힘든 상황이다. 원래는 가득 차 있어야 하는 방이 2, 3개씩 비어있는 상태이다. 학생들 입장도 이해가지만, 우리도 수입이 줄어 난감하다.”라고 답했다. 사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임대인들에겐 초과의무적 행위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월세 삭감을 강요할 순 없다. 코로나19는 모두가 겪고 있는 전 세계적 재난인 만큼 사람들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보인다.

 

◇ 서울권 대학의 상황은?

서울권 대학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 수도권의 원룸 계약은 통상 1~2년 기간으로 정해진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시 원룸의 평균 월세는 54만원이다. 원룸, 투·쓰리룸 매물 보증금을 1,000만원으로 조정해 분석한 결과다. 이를 기준으로 따지면 한 학기 및 방학까지 6개월 동안 324만원을 허비하는 셈이다. 이는 한 학기 대학 등록금에 맞먹는다.

현재 서울시는 지역시민들에게 30~50만 원, 수원시는 10만 원씩 긴급재난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다. ‘착한 임대인 운동’과 긴급재난생활비로 인해 임차인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대인을 위한 제도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이예림 기자  yerim9911@blue.k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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