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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호/기획] 꽃은 이미 피었다

김현정 기자, 이희진 기자l승인2020.02.22l수정2020.02.2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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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학교는 많은 관심 속에서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27일,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선거교육 공동추진단을 구성했고, 이달 20일부터 충북에서는 ‘학교로 찾아가는 선거법 안내 교육’이 실시된다. 더불어 민주시민교육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일각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이 학교를 정치판으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민주시민교육과 선거교육은 동의어가 아니다. 오히려 민주시민교육이라는 큰 틀 안에 선거교육이 포함된다. 또한 선거교육은 교사의 정치적 의견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교육도 아니다. 그렇다면 민주시민교육이란 무엇인지, 이번 기획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들여다보려 한다.
 

민주시민의 꽃을 피우는 학교, 서원고를 방문하다

우리학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 서 20분 거리에, 시민교육의 씨앗이 자리 잡고 있다. 서원고등학교(이하 ‘서원고’)는 성장과 발전이 무궁무진한 새싹인 학생 들을 도와주는 행복씨앗학교 혁신학교이다. 행복씨앗학교로 서 받는 지원과 민주학교 모델학교 사업의 지원을 바탕으로 서원고는 민주시민교육을 활발하게 펼쳐 나가고 있다.

행복씨앗학교 운영의 첫 번째 단계로 서원고는 먼저 교사의 회의 문화를 바꿨다. 전에는 위에서 아래로 결정사항을 전달하는 상명하복의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모든 교사가 모여 의견을 나누고 조별로 발표를 하며 협의한다. 교사가 먼저 민주시민이 되어야 학생들에게 시민교육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원고의 민주시민교육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학생 자치 활동이다. ‘빛깔있는 학급’에서부터 교칙, 1층 로비의 플리마켓, 학생들이 그린 벽화, 학생이 직접 작곡한 종소리까지 학교 구석구석 학생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서원고의 교칙은 학생부 선생님이 아닌 학생회와 일부 학생이 모여 기본 규정이 마련되었다. 그러고 나서 강당에 모든 학생과 선생님이 모여 서로 손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교칙이 완성되었다. 학교 운영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서원고는 교육 3주체인 학생·교사·학부모를 모두 모아 3주체 컨퍼런스와 원탁 토론 회의를 진행했다. 서원고에서는 이외에도 정말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회뿐만 아니라 동아리 친구들, 진로가 같은 친구들이 모여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해서 예산을 신청하기만 하면 된다. 학급과 행복실에 물품 바구니가 배치되어 있어 재료도 번거롭게 준비할 필요가 없다. 행복씨앗학교의 마스코트인 아름이와 다운이, 희망이도 학생들의 작품이다. 이를 본 미술 동아리 학생들이 학교에 물감을 요청해 그린 벽화도 있다. 그 모습을 본 또 다른 학생들은 운동장 계단에 캠페인 그림을 그렸다. 누구의 강요도 없이 학생이 주도적으로 협력하고 무언가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학교가 돕는 체계가 형성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