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2.11 수 23:38

[436호/기자칼럼] 학교는 교육적이어야 하나요?

허지훈 기자l승인2019.12.0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학교 내부의 활동이라고 해서 그들이 모두 교육인 것은 아니고, 학교 구성원이 항상 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는 교육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삶의 다양한 가치가 혼재한 생활공간이다. 학교는 입시의 기능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는 중학교에, 중학교는 고등학교에, 고등학교는 대학교에 대한 입시의 과정을 포함한다. 각 학교급은 상위 학교에 대한 준비과정의 의미가 있으며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입시를 경험하게 된다. 교육과 입시는 다른 가치를 추구한다. 교육은 결과와 함께 그 과정을 중요시하고 개개인의 개성을 발전하는 방향에 가깝다. 반면 입시는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고 개개인 개성의 발전과는 거리가 있다. 이처럼 입시와 교육은 지향하는 가치가 다르기에 입시와 교육을 하나의 동질적인 기능으로 여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학교의 입시 기능과 교육 기능이 구분되며 학교는 별도의 각 기능을 수행한다.

학교는 교육, 입시의 기능과 함께 사회화의 기능을 수행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개인을 이끌어가는 사회화의 기능을 학교는 담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급 생활지도에서 단체에 맞추어 생활하는 에티켓을 다루거나 사회 상황에 적합한 인간을 양성하면서 학교의 학생은 사회화의 기능에 참여하게 된다. 교육과 사회화는 다른 가치를 추구한다. 교육은 한정된 수준으로의 지향보다는 끊임없는 자기쇄신의 노력을 지향한다. 이에 비해 사회화는 사회적 표준에 근접하도록 하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다. 사회적 표준을 넘어서는 수준의 학생은 사회화를 통해 수준의 하락을 요구받고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수준의 존중에서야 비로소 교육이 시작될 수 있기에 교육과 사회화의 가치지향은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교육과 사회화를 동질적인 기능으로 여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처럼 학교는 입시, 사회화, 교육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교육 이외 여타의 가치가 혼재한 생활공간이다. 여러 가치가 혼재하지만, 시간과 재화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삶의 다양한 측면 중 본위의 선택은 불가피하다. 학교 역시 하나의 생활공간으로서 이에 적용된다. 한정된 시간과 재화의 학교 현실에서는 삶의 다양한 측면을 모두 추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학교가 교육의 가치를 추구한다면, 학생들이 지식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체험을 통해 지식의 의미맥락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잠재적 수준을 판별하는 교육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적 가치의 추구는 현실적인 본위의 문제를 따른다. 학교가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게 되면 교육 이외 다른 측면에서의 변화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학교가 교육의 가치를 본위로 하며 교육의 기능을 강화한다면, 학교의 입시 기능과 사회화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학교의 교육의 기능 및 가치의 강화는 학교의 입시 기능, 사회화 기능의 약화, 그로 인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구되어야 하는 기능 및 가치는 무엇일까. 교육은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기에, 가치 기준 선택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요구된다.


허지훈 기자  hjh8497@knue.ac.kr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허지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이전홈페이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태성탑연로 250  |  대표전화: 043) 230-3340  |  Mail to: press@knue.ac.kr
발행인: 류희찬  |  주간: 손정주  |  편집국장: 박설희  |  편집실장: 김동건/전은진/정윤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설희
Copyright © 2020 한국교원대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