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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호/오늘의 청람] "함께해요, 우리"

이희진l승인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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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회칙에 의거하여, 총학생회를 대행하고 학생들의 대표자 역할을 하는 기구이다. 이러한 기구의 총괄을 맡고 총학생회장의 권한을 대행하는 사람이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다. 올해 3월 31대 총학생회장단 보괄 선거마저 무산되면서, 이은지(음악교육·17) 학우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난 11월 30일에 임기가 만료되었다. 이번 호 오늘의 청람에서는 비록 총학생회에 비해 부족한 대표성을 지녔지만, 그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끔 열심히 노력했던 이은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보았다.

 

Q. 이번 비대위에서는 무슨 사업을 진행했나요?

A. 여러 가지 사업들을 진행했습니다. 비대위는 사실 총학생회가 없는 빈자리를 메우는 기구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비상 대책’을 위해 달력 사업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바랐던 비대위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좀 더 낮아지고 가까워져서 학생들 바로 곁을 지킬 수 있는, 정말 나를 대표하는 기구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할 수 있는 비대위였어요. 새내기 배움터, 청람체전, 대동제, 스승의 날 행사 등 달력사업도 나름의 노력을 다 했고. E스포츠대회, 소소함, 제휴사업 등 복지 사업들도 많이 진행하려 했어요. 더불어 올해 있었던 총장 선거에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후보자들에게 학생 요구안을 전하며 투표를 독려시키려 했습니다.
특히 복지사업은 미진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많은 학우님들께서 만족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완벽하지는 못했습니다. 잘 했던 부분도 있었고, 모자랐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돌아보자면 좀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나, 하고 아쉬움이 남는 시간들이 많습니다.

 

Q. 비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역시 총학생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4년 만에 이루어졌던 총학생회이고, 또 많은 학우님들께 학생 사회에 대한 열의나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기회여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자처하여 학생 대표를 하면서도 대학 민주주의에 대해 회의감을 가질 때도 있었고, 학생회의 존재 이유나 제가 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에 대해 수도 없이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을 그 총학생회에서 찾았어요. 아, 나는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이 사람들을 정말로 사랑하는구나, 또 사랑받는구나 하고 느꼈거든요. 제 스스로 이 자리에 있는 의미를 다시 되새길 수 있었어요. 모든 힘들었던 순간들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의 기쁨을 가졌던 총학생회였습니다.

 

Q. 비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제가 작아지고 미워지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 방향성이나 갈피를 잃고 방황했던 때도 있었어요. 내가 왜 이런 일을 할까, 굳이 나였어야 했을까 하고 스스로를 의심했던 순간들이 저를 많이도 갉아먹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굳이 내가 아니어도 됐었고, 나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내가 해서 행복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힘들었던 것은 순간이었고, 지금 돌아보면 그저 행복했습니다.

 

Q. 우리학교 학생사회가 당면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우리학교 학생사회만 당면한 과제가 아니라 전국의 학생사회 모두가 당면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공동체의 가치가 위기에 처한 세대가 왔습니다. 대학이 민주주의의 시발점이 되고 지식의 상아탑이었던 시절이 지나, 이제는 먹고사니즘의 한 수단이 되어버린 사회가 왔어요. 그 안에서 학생사회도, 학생회도 많이 변했고요. 각자의 삶에 치여 지치고 힘들어 공동체를 위해 함께하기가 힘든 세대가 지금의 우리 세대라고 생각해요. 참 힘든 세대를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원대학교 구성원 공동체로서 서로를 놓지 않고, 나의 존재가 교원대 학생사회 안에 존재함을 잊지 않는 것이 학생사회가 또 우리 세대가 당면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Q. 말씀해주신 과제와 관련하여 우리학교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요?

A. 존경하는 교수님들은 지켜봐주세요. 참 신기하게도 그렇게 열심히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왜 출마하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시며 다그치셨던 분들이 교수님들이세요. 저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하시기도 하고, 요즘 학생들은 자기를 희생할 줄 모른다며 혀를 차시기도 하셨습니다. 늦게 알아버렸지만 여러 싫은 소리 뒤에는 학생회가 있었으면, 학생사회가 당신 세대의 그것처럼 다시 잘 살아나기를 바라는 그 염원이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조금 더 학생들을 잘 할 수 있다고 다독여주세요. 우리 세대의 학생들이 만드는 학생사회의 모습도 애정으로 지켜봐주세요.
감사한 직원, 조교 선생님들은 도와주세요.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는 선생님들이 교원대를 움직이는 중심축에 계시다는 걸 알아요. 학생총회가 열리고 본부를 들렀을 때 학생들만큼 기뻐해주시던 모습에, 같은 우리학교 공동체 안에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다만 대표자인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교원대 공동체 안에 선생님들도 함께 한다는 걸 학생들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학우님들은 함께 해주세요. 사실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에요. 관심. 관심의 표현은 따스한 연대의 손길이 될 수도 있고, 따끔한 비판의 회초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학생회 하는 사람들도 사람이다 보니 비판 아닌 비난은 종종 입에 쓰기도 합니다. 그래도, 무엇이든 좋으니 당신을 대표하는 학생회가, 당신을 대신하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묵과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함께해요. 우리.

 

Q. 차기 구성될 비상대책위원회나 총학생회가 이루어줬으면 하는 것이 있나요?

A. 3월까지 학생회 빈자리를 채울 비대위에는 저도 함께 갈 거예요. 이루어주었으면 한다기보다는, 제가 없어도, 누군가가 없어도 업무가 잘 돌아갈 수 있게끔 체계를 좀 잘 구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위해 기초 작업도 방학 중에 열심히 해 볼 것이고요.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말씀해주세요.

A.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이은지 전 비대위원장은 올해 3월 18일 발행된 425호 ‘제31대 총학생회장단 보궐선거마저 무산돼’ 보도 기사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학우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제 꿈에 함께 해 주세요. 망가진 학생사회를 다시 살리고 싶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권리를 대변하고 목소리를 모아 전한다는 것, 학생 권리대표단체가 대학의 한 축으로서 제대로 기능한다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입니다.” 현재 우리학교 학생사회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은지 전 비대위원장은 온 힘을 다해 지금의 학생사회를 이루어냈다. 여전히 올해 하반기 학생총회가 성사되었던 순간이 참여했던 학우들의 기억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비록 이번 제31대 총학생회단 선거가 무산되었지만, 언젠가 이은지 전 비대위원장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이희진  huijin@k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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