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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호/보도탑] 우리학교의 성적평가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부생·교수 대상 설문조사 실시, 현행 평가방식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 우세 이현주 기자l승인2019.06.03l수정2019.12.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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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29호에서는 대학의 성적평가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와 현재 많은 대학교에서 교수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평가제도가 변화함을 다루었다. 이번 430호에서는 우리학교의 성적평가 방식과 그에 대한 학부생과 교수의 의견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우리학교는 거의 모든 강의가 상대평가 방식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적 등급별 비율을 살펴보면 A~B 등급은 70% 이내, C~F 등급은 30% 이상 배정돼야 한다. 단 A등급은 25%를 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상대평가 방식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강의는 다음과 같다. ▲교육실습 ▲군사학 ▲청람인성영역 ▲외국 대학의 교환학생이 수강하는 교과목은 절대평가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3인 이하의 소수강좌의 경우, 총장이 정하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 사실상 절대평가가 가능하다. 또한 ▲사도교육과정 ▲교육봉사 ▲초등교육참관실습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실습 강좌는 P/F(이수/미이수) 방식으로 성적을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우리학교의 ‘성적 및 학점’ 규정에 대해 학부생과 교수의 생각은 어떠한지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았다.

 

◇ 우리학교의 평가방식, 적절한가

설문결과, 학부생과 교수 모두 ‘현행 상대평가 위주의 평가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현행 상대평가 위주의 평가방식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판단 이유를 물었을 때 ‘절대평가는 무분별한 학점 밀집을 유발함’이 가장 큰 이유로 뽑혔다. 그다음으로 많은 응답자가 ‘절대평가는 변별력이 떨어져 대학 학점 신뢰도가 낮아짐’을 이유로 선택했다. ‘경쟁을 통한 학습효과 향상’ 때문에 상대평가 위주의 방식이 적절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학부생의 경우 3.9%, 교수의 경우 2.3%에 불과했다. 이러한 응답 결과는 평가를 학습 자체가 아닌 분류와 선발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 현행 평가방식 변화의 방향성

그렇다면 우리학교의 성적평가 제도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학부생의 경우, ‘절대평가 적용 교과목 확대’가 가장 많은 응답자의 선택을 받았다. 교수의 경우, ‘교수자가 자율적으로 평가방식 채택’하는 방향성으로 평가제도가 변화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4.2%로 가장 많았다. 교수에 한해, 대학에 가장 적절한 평가방식을 묻자 응답자의 48.8%가 ‘교수자가 자율적으로 평가방법을 채택하도록 하는 방식’이라 답했다. ‘상대평가 위주의 평가방식’이 30.2%, ‘절대평가 위주의 평가방식’이 16.3%였다. 이러한 결과를 보았을 때 교수 측은 단순한 절대평가로의 전환보다 교수자의 평가 자율성 확대를 추구함을 살필 수 있다.

 

◇ 절대평가 확대에 적절한 범위는

현재 많은 대학에서 절대평가를 확대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우리학교도 절대평가를 확대한다면 어느 정도 범위가 적절할지 설문을 통해 물었다. 이에 학부생과 교수는 서로 다른 응답을 했다. 학부생은 절대평가 확대 대상으로 교직을 선택한 비율이 39.5%로 가장 많았고 교수의 경우, 절대평가 확대 대상으로 전공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한편 기타 답변을 통해 ‘수강인원 10명 이내는 절대평가’ 등 소수강좌의 절대평가 필요성이 이야기됐다. 현재 우리학교는 수강인원이 3인 이하일 때만 절대평가가 적용이 가능하다. 3인 이상의 소수강좌는 어쩔 수 없이 상대평가를 적용해야 해 너무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며, 소수강좌를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진다고 한다. 너무 좁은 범위인 3인 이하의 강좌만을 예외적 평가가 가능한 소수강좌로 규정함에 평가의 어려움이 발생한 것이다. 그 외 ‘절대평가 확대는 필요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 현행 평가제도로 인한 어려움

교수를 대상으로 우리학교의 현행 제도로 인해 평가에 어려움이 있었는지 묻자 76.7%가 있다고 답했다. 현행 평가제도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30.2%임을 고려하면, 현행 평가제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나 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은 교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어려움은 성적 등급별 비율 제한에서 비롯된 것이다. 많은 응답자가 ‘경직된 비율로 인해 비슷한 점수임에도 등급을 나누어야 하며, 모두 열심히 해도 누군가에게 C를 줘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답했다. 반면 ‘수업태도로 보았을 때 모두에게 F를 주어야 함에도 상대평가로 A~F 학점을 모두 주어야 해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응답자는 ‘강의 성취기준을 정하고 학생들은 그 기준에 도달하고자 모든 과정 최선을 다해도 결국에는 C를 받은 학생들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C를 받는다는 경험을 하게 하였다. 이는 정말 교육적이지 않다. 그 이후 정말 열심히 가르치지 않게 됐다.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나 결석하는 학생이 있으면 오히려 고마운 생각까지 드니 지금의 평가제도는 교사를 길러내는 우리 대학에는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교수자의 전면 자율 평가로 변경할 것을 건의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저조한 의욕을 보이는 수강생을 교수자로서 독려하려 노력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되는 현실이 괴롭다’는 답변도 있었다. 일정한 비율로 성적을 나눠야 해 모든 학생에게 학습을 독려하기도 어려웠던 경험들이다. 또한 실습, 실험 과목과 같이 경험 위주의 과목은 절대평가가 바람직하다는 응답도 여럿 있었다.

 

◇ 교육학과 정여주 교수와의 인터뷰

Q1. 대학 내 성적평가에 있어 교수자의 자율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현재 시행되고 있는 평가제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1. 대학 내 성적평가에 교수자의 자율성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가장 큰 문제점은 상대평가를 적용하려면 학생들을 수업 내에서 1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워야 하는데, 그런 작업이 교육적 효과가 높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가의 목적은 학생들이 수업에 잘 따라오고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학습동기를 높이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매 학기 상대평가 점수를 주기 위해 1등부터 줄 세우기를 하면서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다.

둘째, 학점을 객관적으로 줄 세우고 비율에 맞춰야 하기에, 시험 문제 또한 객관적으로 정답이 있는 문제 위주로 내게 된다. 이 점이 심도 깊은 대학 수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점점 시험 문제를 단편적으로 외워서 논란 없이 정확한 답을 쓸 수 있는 문제를 내게 되는데, 이게 학생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스스로도 답답함을 느낀다.

셋째, 특히 교양수업에서 상대평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교양수업들의 경우 절대평가를 시행하거나, P/F 점수로 진행하여 학생들이 대학 생활 동안 점수와 관계없이 더 깊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대평가 실시에는 우리 학교만의 의지가 아니라 교육부와 우리나라 전체의 방향이 연결되어 있다고 알고 있다. 절대평가를 실시하면, 일부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무조건 높은 점수를 주기도 하고, 일부 교수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학생들은 전부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겠다. 그렇지만 그런 일부의 문제 때문에 교육의 질 전체를 저하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차라리 그런 학교나 교수를 좀 더 경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대부분의 좋은 학교와 열심히 가르치려는 교수들, 열심히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Q2. 교사를 양성하는 교원대학교에 평가제도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궁금하다.

A2. 위 내용들이 특히 우리학교에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교사를 양성하는 교원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학생들을 줄 세우는 방법부터 배우게 된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학교 현장에 나가면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전체 점수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한명 한명이 가진 개별성과 독특성을 살려서 교육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대학교 안에서는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줄 세우기를 해서 학점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더욱 큰 문제는 과연 학습이라는 것이 상대적인 개념인가 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몇 등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현재 위치한 지점을 확인하고 그보다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선진국들은 개별화 학습이나 개별화 평가계획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우리 반 다른 학생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도와서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현재보다 더 나아지도록 같이 협력하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 그러나 상대평가는 학생들로 하여금 서로를 경계하고, 서로 돕기보다 경쟁해서 이기도록 만드는 제도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현주 기자  kyo61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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