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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호/독자의 시선] 그믐의 노래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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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의 노래

 

나는 점점 먹혀

이제 내게 남은 거라곤

손톱만한 다른 이의 빛인데

 

왜 이제야 나를 보아주는 거야

나는 점점 먹혀

이제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왜 이제야 나를 알아주는 거야

내게 남은 시간은

너와 눈인사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데

 

나는 이제 어둠으로,

세상은 이제 나를 먹어치운 빛으로 가득해오는데

 

왜 이제야 나를 찾아준 거야

왜 이제야 나를 사랑하는 거야

 

_

저녁에 본 초승달이 너무 예뻐서 한참을 보다가 조금은 뜬금없는 생각으로 쓴 글입니다. 달은 언제나 같은 궤도 안에서 돌고 있을 뿐인데, 평소엔 그렇지 않다가 손톱만한 빛을 발할 때에서야 여러 사람들이 자리에 멈춰 서서 달을 바라보아 주는 것이 조금은 슬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본 달은 초승이었지만, 그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초승은 점점 차오르는 달이고 뜬 후에도 자정 무렵까지 그를 볼 수 있지만, 그믐은 곧 삭으로 돌아가는 꺼져가는 달입니다. 심지어는 새벽녘에야 볼 수 있어, 점점 떠오르는 햇빛에 의해 그 존재마저 점차 희미해집니다.

.

이제 곧 태양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리워져야하는 것을 알고 있는 그믐의 조금은 슬픈 고백입니다.

화학교육과 18 홍수미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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