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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호/사회문화] 계속되는 논란 속의 도서정가제

도서정가제, 독서 문화 진흥인가 쇠퇴인가? 이희진 기자l승인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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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의 폐지를 청원합니다.’ 11월 1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청원 글은 동의하는 사람이 20만 명을 넘기며 마감되었다. 도서정가제가 이렇게 논란이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달 23일,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전자책 관련 업계에 공문을 보내면서부터이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무료로 보던 웹툰이 도서정가제의 영향으로 유료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퍼졌다. 공문의 내용은 웹툰의 유료화가 아닌 웹툰의 가격을 더욱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라는 내용으로, 소문은 오해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는 도서정가제에 대해 소비자가 이목을 집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도서정가제 폐지에 힘을 모은 소비자와는 달리 출판 관련 업계 사이에선 도서정가제에 대한 의견이 상반되게 엇갈리고 있다.

 

◇ 도서정가제란?

도서정가제란 도서를 판매하는 자가 출판사가 정한 도서의 가격, 즉 정가대로 도서를 판매해야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도서정가제는 독서 진흥과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할인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도서정가제의 골자는 그 할인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가이다. 2014년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개정 이후, 현재 도서정가제는 10% 가격 할인, 5% 간접 할인(마일리지 적립 등)으로 최대 15%의 할인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9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출판문화생태계 발전을 위한 도서정가제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도서정가제를 강화하는 개정방안이 제안되었다. 가격 할인을 허용하지 않고 5% 이내의 간접 할인만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

도서정가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 도서정가제의 유지를 원하는 사람들과 할인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완전 도서정가제의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이들에게 있어서 도서정가제는 출판 진흥, 독서 문화 장려, ‘동네서점 살리기’ 등 제도를 만든 원래 취지를 충실히 지키고 있다. 이들은 도서정가제가 서점 간 과잉 할인 경쟁을 완화하여 중소오프라인 서점의 경쟁력을 회복시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소출판사의 다양한 도전을 가능하게 해 출판 진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서정가제가 원래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한다. 2017년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전국 서점 수는 10년 전보다 36.9% 감소하였지만 대형서점은 9% 증가하였다. 또한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입비도 2010년 대비 2018년에 44%가량 감소하였다.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원인을 도서정가제로 소비자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국 독서 문화, 출판 진흥을 추구해야 하는 도서정가제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자책(전자출판물)에 대한 도서정가제의 적용 여부나 그 방법에 대해서도, 도서정가제 찬반을 막론하고 계속해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자책 분야는 대여, 정기구독 등 다양한 서비스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현행 도서정가제로는 이러한 형태들을 모두 규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의 원래 취지에 대한 효용성 논의도 중요하지만, 전자책의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도서정가제를 전자책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독립서점을 들여다보다 – 청주 달꽃책방카페 노혜승 대표 인터뷰

Q. 독립서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처음부터 책방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독서모임을 3년 정도 했는데, 이 모임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주변 제 또래 친구들이 취업준비생으로서 오는 불안, 취업을 한 이후에도 쳇바퀴 돌아가는 듯한 일상에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독서모임을 하면서 그런 것들을 많이 치유했던 것 같아요. 제가 해오던 독서모임은 책 이야기를 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게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해서 삶을 나누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독립서점, 동네의 작은 서점들이 이런 공간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되어서 책방을 열게 되었어요. 서점이라기보다는 주인의 정체성을 담은 공간의 느낌이 더 강하지요.

 

Q. 도서정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도서정가제를 한다고 해도 서점에 와서 책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저만 해도 책방 열기 전에는 인터넷 서점을 자주 이용했었거든요. 그런데 독립서점 같은 경우, 서점마다 각각의 정체성이 있어요. 그래서 다양한 공간을 함께 제공하고, 책을 직접 보고, 추천을 받을 수도 있는, 이런 것에 더욱 가치를 두는 분들이 서점으로 오시겠죠. 사람들은 좀 더 자기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시간과 돈을 쓰잖아요. 도서정가제를 함으로써 가격 할인에 제한이 생기니까, 우리 공간에 대한 가치가 비교적 높아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약간의 이익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희진 기자  huijin@k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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