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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호/교수의 서재] 실제 삶의 이야기로 바라보는 ‘선생님이란?’

이희진, 한주안 기자l승인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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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교수의 서재에서는 불어교육과 정우향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우향 교수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엄마 마음처럼 따스한, 그러나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되기를 바라며 에드워드 할로웰의 ‘행복의 발견’과 로버트 그린의 ‘마스터리의 법칙’을 학생들에게 추천했다. 작가의 상상력이 아닌 실제 삶으로 증명된 이야기를 통해 정우향 교수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교육관을 전한다.

 

◇ 학생들에게 어떤 책을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저는 ‘읽는 인간’입니다. ‘읽는 인간’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책 제목이기도 하지요. 어쨌든 저는 다른 어떤 것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해요. 제가 보통 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추천하는 책이 빅터 플랭크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이에요. 그런데 그건 너무 유명한 책이고,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소중하게 읽으면 좋은 책이 뭘까? 고민했는데 이 두 책이 생각났어요. 우리 교원대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에드워드 할로웰이 쓴 ‘행복의 발견’이라는 책과 로버트 그린이 쓴 ‘마스터리의 법칙’이란 책입니다. 이 두 책이 너무 성격이 달라서 어떤 한 책을 소개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왜냐면 교사를 꿈꾸는 여러분에게 유익한 두 가지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스터리의 법칙’은 세간에서 꼭 처세술 이런 것들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진짜 자기 목소리를 찾아서, 진짜 자기 잠재력을 찾아서 최선으로 열정을 가지고 순수하게 살아갔을 경우에 도달하게 되는 자기 분야의 숙련도와 같은 이야기를 하거든요. 작가가 여러 고전을 읽고 썼기 때문에 실제 경우가 굉장히 많이 나와 있어요. 그리고 우리학교 학생들이 선생님이 되고 나면 다들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쉬운데, ‘마스터리의 법칙’을 끼고 산다면 보통 선생님이 될 것 같진 않아요. 또 전혀 다른 책인 ‘행복의 발견’은 잔잔한 에세이 같은 책이에요.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에드워드 할로웰이 자서전처럼 쓴 것이에요. 평범한 백인, 의사, 잘나가는 하버드 대학교를 나온 사람, 이런 식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 ‘행복의 발견’은 어떤 책인가요?

이 책은 제가 즐겨 다니는 헌책방에서 10여 년 전쯤에 먼지 속에서 발견한 책이에요. 사실 이 책은 이 책의 번역자 ‘김연수’라는 이름을 보고 그냥 골랐습니다. 전 그때 속으로 생각했죠. ‘소설가인 김연수가 소설 쓸 시간을 반납하고 공들여 번역할 만큼의 책이면 읽을 만한 책이겠다’라구요.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은 기대만큼 아름다운 책이었어요. 그리고 그 당시 이래저래 지쳐서 공부의 길도, 교육자의 길도 포기하고 싶던 저에게 다시 일어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신선한 에너지를 준 책이에요.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할로웰의 어린 시절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4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나서 어머니가 재혼한 계부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다가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친아버지는 조울증을 심하게 앓다가 병으로 돌아가시게 되거든요. 어머니도 결국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요. 친형 역시 정신 질환을 앓았고, 본인 역시 난독증과 주의력 결핍 장애로 학교생활이 순탄하지 않았지요. 이런 자신의 슬픈 가정사를 이야기하는데, 슬프게 이야기하지 않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가를 이야기하거든요. 이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자기 삶의 구명조끼가 되어주었던 사촌들, 친구들, 친구 아빠들, 이모와 삼촌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 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것이 그냥 재미없게 착한 선생님 만나서 폭력을 잊을 수 있었다고 하지 않고 굉장히 디테일한 일상의 순간에서 어떻게 우리가 함께 하는 것이 힘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한 개인이 어떻게 어려움 속에서 다시 점프하는지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요.

특히 저는 그가 초등학교 때 만난 엘드릿지 선생님에 대한 대목을 지금도 종종 떠올립니다. 그는 글자를 읽지도 못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요. 글자를 읽지도 못하고 반 아이들과 진도를 맞추지 못하는 그는 멍청하다고 놀림 받고 조롱거리가 될 수 있었는데, 1학년 담임선생님인 엘드릿지 선생님 덕분에 글자도 배우고 학교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지요. 엘드릿지 선생님은 읽기에 대한 현대적인 교수법을 모르는 그저 옛날 선생님이었는데, 오직 그냥 사랑으로, 에드워드 할로웰을 옆에 두고, 그 아이를 안고, 읽기를 한 줄 한 줄 같이, 어떻게 보면 간단한 사랑으로 이 아이를 든든하게, 동급생이 놀리지 못하도록 하면서 읽기를 가르쳐요. 실제로 방치되어서 읽기를 못 하는 게 아니라 난독증을 겪었던 이 어린 제자를 보호하면서, 특별한 교수법도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교육도 못 받았던 옛날 미국에 60년대 공립학교 선생님이 에드워드 할로웰에게 읽는 방법을 가르치는 그 점이 굉장히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어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어떤 전문적인 교수법보다도 중요한 건 결국 엘드릿지 선생님과 같은 그런 모습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 마음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또한 할로웰은 자기 삶을 구원한 것은 비타민 C가 아니라 연결의 C, 좋은 선생님들과 유쾌한 친구들과의 ‘Connect’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그런 장면, 장면들이 따뜻한 책이라서 우리 학생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 책 내용과 교수님의 교육관에 비추어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여러 교육학개론에 나오는 교육과 교사의 정의가 많지만, 저의 교육철학은 아주 간단한데 제 나름대로, 제 언어로 표현하자면 이것이에요. 엄마인 내가 내 아이만 챙기면, 엄마 없는 아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물질적으로는 과거 어느 때에 비해 풍요로워졌지만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는데 우호적이기만 한 환경은 아닌 것 같아요. 도시의 놀이터에는 놀 친구가 없고 인터넷에는 규제되지 않는 선정물들과 게임이 넘쳐나고, 부모님들 역시 자신의 삶에서 겪는 혼란과 좌절감을 아이들에게 투시하면서, 신문지상에서는 간간이 아동학대와 방임에 대한 슬픈 뉴스들이 들려오는 삭막한 시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교사라는 직업은 사회경제적 안전망 안에서 중산층으로 분류가 되잖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교사가 되었다면 그 직업을 안정적인 인생을 보내기 위한 발판으로만 삼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의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할로웰이 말한 것처럼 어느 누군가에게 ‘삶의 구명조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러니까 엄마 마음처럼, 엄마가 없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사람. 저는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거쳐 선생님이 되실 때 할로웰이 만난 선생님들 같은 선생님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마스터리의 법칙’은 어떤 책인가요?

저는 책을 한 달에 몇십 권씩 읽을 정도로 책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인데,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아요. 소설은 작가의 삶으로 증명이 되지 않잖아요. 저는 상상력보다는 삶으로 증명된 이야기를 좋아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자서전 같은 것을 좋아해요. 예를 들면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이런 책들은 넬슨 만델라의 90살의 삶으로 충분히 증명되었죠. 지금의 세상은 너무 언어만 화려하거나, 인권, 자유, 민주주의 이런 말들을 먼저 던져놓고 삶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로버트 그린의 ‘마스터리의 법칙’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마스터리’를 향해 가며 사람들이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그 과정에서 어떻게 배웠는지를 이야기하는 대단한 학습자들의 이야기에요. 이 책은 번역본이 600페이지가 넘습니다. 그러나 에디슨, 다빈치, 프랭클린, 다윈 같은 인물들이 어떻게 혼란스러웠던 청년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자신의 길을 갔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 담겨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 역사상 천재나 위인으로 알려진 이 인물들이 ‘무섭게 몰입하고 노력하는 자’였다는 평범한 진실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오랜 수련기를 거치며 스승에게 배우고, 스승을 넘어서고 자신만의 전문영역에서 ‘마스터리’를 꽃 피웠던 것이지요.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자로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죠.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교사가 되면 전문가가 되고, 끊임없이 배우고, 자기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주변과 우정 어린 어울림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이 두 책을 통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희진, 한주안 기자  hujin@knue.ac.kr, juan@k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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