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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호/사무사]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편집장l승인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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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악플에 상처받았다.” “악플에 시달렸다.” “악플 없는 사회는 이렇게” 10년 전 이맘때인 2009년 10월에 나온 기사들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악플은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배설하는 통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10년 전과 똑같은 기사가 나오고 실명제를 도입하고 처벌 수위를 강화하자고 똑같은 대안을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2012년 헌법재판소가 인터넷실명제는 위헌이라고 판결하기 전, 포털 게시판에 실명을 인증하고 댓글을 달아야 했던 때인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 ‘본인확인제 효과분석 보고서‘에는 인터넷실명제를 시행하기 이전과 이후의 악플 비율은 비슷했으나, 시행한 후 전체 게시글이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처벌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특정 행동을 감소시킨다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실명제를 도입하고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것이 악플을 막는 궁극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맘 카페’에 대한 기사의 댓글 창에는 어린이, 또는 어린이를 양육하는 여성에 대한 모욕이 가득하고, 노인 문제 관련 기사에는 노인을 비하하고 희화화하는 댓글이 주로 달린다. 이처럼 악플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 표현을 포함하고 있다. 악플이 단순히 무차별적인 언어공격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에서 자신이 쓰고 있는 표현이 혐오표현인지,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이 부재해있다. 혐오표현에 둔감하기에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 혐오표현은 주로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을 향해 집중되어있다. 사회에서 느끼는 불만과 분노의 원인을 자신보다 약한 집단을 향해 돌리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사회이지만, 표현의 자유가 혐오표현의 자유까지 의미하지는 않는다. 타인의 인격을 침해하고 정신적인 피해를 주는 것도 자유라면 그 자유는 제약받아 마땅하다.

악플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혐오표현에 민감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혐오표현에 칼자루를 맡겨두고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너무나 늦다. 더 이상 악플로 인한 안타까운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공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를 마셔도 아무렇지 않지만, 쌓이고 쌓일수록 우리 몸을 망친다. 혐오표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방관하고 묵인할수록 사회를 병들게 한다. 방관과 묵인은 혐오 표현이 널리 퍼져나가도록 날개를 달아준다. 혐오 표현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적 공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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