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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호/독자의 시선] 순리 (順理)

홍수미(화학교육·18)l승인2019.04.22l수정2019.05.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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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가리워진 저 희미한 초생달도
짙은 안개에 뒤덮인 저 흐릿한 해도

잊은 채 살다보면 본래의 총명함을 되찾을 것이다.

시간이 약이라던 삼류 글자 나부랭이를 혐오하지만서도
혈흔의 색이 바래기까지도
시퍼런 멍이 빠지기까지도
아이의 울음이 그치기까지도

분명, 야속한 째깍소리는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어서 힘찬 바람이 불어주길
어서 구름이 저 멀리로 가길
어서 만월(滿月)이 찾아오길
기도하며 숨을 내쉴 뿐이다.

문득 하늘을 보다가 마주한 흐릿한 손톱 같은 달과 그 빛을 가리던 구름을 보며 끄적인 시입니다. 우리를 아프게 하는 일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그 아픔은 언제 사라질지 가늠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달은 분명 손톱 같은 그 얇음에서 풍족한 원을 이룰 것이고, 구름은 분명 시원하게 불 바람에 의해 멀리 날아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흔히 ‘존버한다’는 비속어를 사용합니다. 우리의 버팀이 존귀한 버팀이 되길 소망합니다.

홍수미(화학교육·18)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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