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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호/사설] 환경 문제와 학교 교육

한국교원대신문l승인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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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환경 문제는 우리에게 보다 깊은 이해와 통찰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의 미세먼지 현상으로 맑은 공기는 더 이상 값싼 공공재가 아님을 인식하게 되었다. 깨끗한 물과 공기를 팔아 돈을 버는 날이 올 것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더 이상 농담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 때는 황당했던 이 생각이 이미 현실이 되었다. 너무도 익숙한 울창한 삼림도 인위적 개발과 주의 부족에 인한 산불로 사라지는 것을 보아왔다. 편의를 위해 사용했던 일회용 용기들이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해양과 대기의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고 있다. 대량으로 식료품을 가공하는 공장형 생산방식은 식생활뿐 아니라 환경에 커다란 부담을 지운다. 한때는 우리의 삶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안전한 공기, 물, 음식 등은 값비싼 재화가 되어가고 있다.
환경의 역습은 우리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개발의 결과이다. 풍요로운 삶과 안전한 환경은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지만 모두 가질 수 없는 우리 시대의 딜레마이다. 더욱이 이는 우리 시대만의 이해가 걸린 딜레마가 아니다. 미세먼지는 인접한 누군가가 풍요를 추구한 결과물이듯 우리 세대가 소비한 플라스틱과 다양한 자원은 다음 세대에게는 환경재앙이 될 수 있다.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위한 다양한 소비활동으로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더욱 오염된 공기, 물, 음식들을 물려줄지도 모른다. 한 세대의 편의와 풍요의 결과를 다음 세대가 보상해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가해자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공동체 구성원 대부분은 환경 문제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이에 대해 무관심하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 세대 교육을 목표로 설립된 교육기관의 일원으로서 이렇게 무관심할 수만은 없다. 현재의 풍요를 위한 무절제와 환경 착취로 인한 피해를 다음 세대에게만 떠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동체는 교육을 통해 우리 세대 내에서 공평하며 정의로운 자원의 분배를 추구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자원의 공정한 분배는 세대 간의 관계에서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누리는 풍요에 가려진 그림자, 즉 세대 간 자원의 평등한 분배에 대한 교육에 대해 미래 세대를 교육하는 교육자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정된 환경자원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윤리적 태도뿐 아니라 환경 문제에 접근하는 과학적인 방법도 교육할 필요가 있다. 환경에 대한 많은 주장과 담론들을 객관적, 비판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태도뿐 아니라 과학적 접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세대가 미치는 환경에 대한 영향이 얼마나 다음 세대에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논쟁의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전제를 강조하며 자신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미래의 기술 발전을 통해 환경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강조한다. 이들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율승행 자동차, 정보통신 기술의 사용으로 환경에 부담 없는 에너지 사용이 최적화된 미래상을 제시한다. 다른 쪽에서는 기술에 대한 막연한 낭만주의에 근거하여 환경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우리가 미래의 의학에 대한 기대 속에서 우리의 몸을 혹사하지 말아야 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몸이 일생에 단 한 번만 있듯이 우리의 환경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을 극복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의사결정 방법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 
특정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는 감정적으로 편향적인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이를 사후 정당화하는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최선의 판단을 위해서는 의견이 다른 이들의 비판을 통해 자신의 전제가 가진 오류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정은 지식 공동체가 공유하는 과학적인 가능성을 토대로 내린 종합적인 판단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새로운 자료에 의해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과학적인 의사결정은 정해진 결론을 사후적으로 강화하는 합리화 과정이 아니라 지적 공동체의 지속적인 비판을 이겨내는 객관화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현재 어려운 환경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찾거나 제공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미래 세대를 교육하는 교육자로서 환경 문제에 대한 윤리적 판단뿐 아니라 과학적 판단도 함께 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이것이 현재 그리고 미래 교사로서 우리의 임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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