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7.10 수 17:20

[426호/교수의 서재] 공감, 용서, 회복, 성장, '사람'을 기르는 교육

이예림 기자l승인2019.04.01l수정2019.04.04 22:0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교수님께서 감명 깊게 읽으신 책은 무엇인가요?
제가 소개할 책은 ‘학교에 사람이 있어요’라는 책입니다. 우리학교 교육정책 전문 대학원을 졸업하신 이동갑 충북도교육청 장학관님이 쓰신 책이에요. 그리고 마음건강 증진센터의 센터장도 맡고 계십니다. 2018년도 11월에 쓰인 책으로 얼마 안 되었어요.
최근 학교에는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우리는 교사 교육을 할 때 지식 교육만 시켜서 임용고사만 통과하자는 식으로 교육하잖아요. 임용고사 합격률을 가지고 대학을 평가하기 시작하고. 그런데 여러분이 스승이 되어 학교에 가서 제자를 만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마음을 살피고, 그들이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들이 그 안에서 서로 사회성을 발달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요새는 조그만 다툼도 학교폭력으로 비화되고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학부모, 교사, 학생, 학교장 사이에 화합과 치료가 아닌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는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어요. ‘학교에 사람이 있어요’라는 제목처럼, 학교는 사람을 기르는 과정이지 이미 다 된 사람을 범법자 만드는 과정이 아니에요. 그런데 학교는 학교폭력과 학교폭력대책위원회라는 명목 하에 아이들을 다 범죄자 취급하고, 모든 학교 기능이 마비되어가고, 이런 것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학교폭력이 일어났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름을 떼고 우선은 서로를 이해해야 해요. 학생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받아들여야 해요. 학교폭력은 과도한 폭력 때문이 아니라 상대편에 대한 공감 부족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이 책은 얘기하고 있어요.
이 책은 E-F-R-G 모델을 제시하고 있어요. E가 공감하는 능력, F가 용서하는 능력, R은 회복, G는 성장을 뜻해요.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현대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인데 학교는 공감 능력을 길러주지도 않죠. 공감이 안 되는데 “그래 내가 용서할게”라고 말만 하는 건 용서가 아닌 거죠. 부부 사이에 싸울 때 옛날 레퍼토리가 매번 나오는 이유가 지난 일을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분노하면 다시 옛날에 있었던 시리즈부터 계속 나오는 거죠. 그렇게 반복되는 것은 사람 간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나쁘죠. 그건 또 하나의 폭력이거든요. 상대편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능력, 용서하는 능력, 자기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 함께 성장하는 능력을 학교에서 길러주지 않아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학교가 무너지는 거죠. 담임교사와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감정을 수용하고, 조절하고, 갈등을 해결하고, 내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챙기면서 성장하는 것이 교사교육에서 제일 필요해요. 하지만 그런 게 지금 너무 없어요. 마침 이 책이 나와서 나도 밑줄 그어가며 열심히 읽고 있었어요.

◇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문제는 어떤가요?
사람이 억울한 마음을 변명하고 싶은 것이 생존 본능이죠. 그러니 그 마음을 들어줘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가해자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건 가해자가 그럴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해요. 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이야기할 기회를 줘야하는 것이죠. 교사들도 귀찮다고 바로 신고부터 하고, 교장도 보호를 해주지 않아요. 학교폭력전담위원회에 신고가 들어가면 교육청에서 접수받고. 이런 과정이 문제가 아니었던 것을 문제화시킨다고 이분은 이야기하고 계세요. 그것이 얼마나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잔인한 일인가요. 결국,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돈이 있는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라는 걸 어렸을 때부터 배우게 되는 거죠. 그런 걸 가르치는 곳이 학교면 안 돼요. 그런데 교사들도 두려운 거죠. “내가 어떻게 교사가 되었는데, 이런 사소한 문제로 행동 잘못해서 잘릴 수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아이를 방치해두고 자신의 직업적 이익만을 보고 있는 거죠. 그런 교사들이 세상에 너무 많아요. 그러다 보니 나라에 아이들이 성장도 하기 전에 다 다쳐요. 누구도 자기를 보호해주지 않고 부모님도 능력이 없으면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되면 그 학생의 삶이 전락하게 되죠. 그런 이야기들의 사례가 너무 많고 이게 우리나라 학교현장의 얼마나 큰 문제인지 여기서 얘기해주고 있어요.
나는 83학번이에요. 우리학교에 교수로 온 지도 25년이 되어가요. 그런데 그동안에 세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우리 때는 담임이 최고였어요. 좋은 담임을 만나면 그 아이들은 성장했죠. 담임이 사회적 이익 때문에 직업인으로 전락하진 않았어요. 교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당시의 나는 알고 있었는데, 지금의 교사는 그다지 중요한 직업이 아니라 하나의 직업군이 되어버렸어요.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라는 생각이 만연하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안 되죠.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위기가 아닌가 싶어요. 어떻게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기르고 어떻게 아이들을 어떻게 다 같이 성장시킬지에 대한 담론을 해야 해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 ‘학교에 사람이 있어요’라는 책이에요.

◇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교사들도 상담 치유가 너무 많이 필요해요. 부모가 병들었을 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없는 것처럼, 선생님이 병들면 선생님을 통해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가 없어요. 너무너무 심각하죠. 기자분이 윤리교육과니까 이 담론은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윤리라는 지식, 철학을 가르칠 수도 있지만,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선생님은 아니잖아요. 우리의 교대·사대 교육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지식만 중요시하고, 인성이나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는 그러한 역량을 보지 않으니까. 그러다 보니 교대·사대에서 배운 것이 정작 학교에 가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지식이 없어서 못 가르치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이런 책을 소개해주고 싶었어요.
우리학교 학생들은 교양수업을 열어도 다 출석체크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그냥 자요. 그런 학생들이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 자는 학생들 보면서 “에이 나는 월급이나 받지 뭐”라고 생각하지 애들을 깨우기나 하겠어요? 중·고등학교에서 망가진 교육 문제는 이미 대학교까지 왔어요. 사회까지도 파급이 되겠죠. 교양수업도, 그냥 ‘꿀 교양’이라고 해서 학점 잘 주고 아무것도 안 시키는 수업을 쫓아다니면 그건 그냥 평가를 위한 행동이지 정작 자신이 성장하지는 못하죠. 학생들이 힘들어도 저 과목을 배워야 교사가 되는 데에 도움이 되겠구나 하고 스스로 생각해야 해요.
교대·사대 교육은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로써 4년 뒤에 여러분이 남과 다른 교사로서의 역량을 가져야 하죠. 우리나라 미래의 희망은 인재교육에 있어요. 진짜 자기 실력이 있는 사람은 학벌만을 운운하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정신을 학교에서부터 길러주고 있어요.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가요. 선생님은 그런 생각에 부화뇌동하면 안 돼요.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예림 기자  yearim991@naver.com
<저작권자 © 한국교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예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이전홈페이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태성탑연로 250  |  대표전화: 043) 230-3340  |  Mail to: press@knue.ac.kr
발행인: 류희찬  |  주간: 손정주  |  편집국장: 박설희  |  편집실장: 김동건/전은진/정윤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설희
Copyright © 2019 한국교원대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