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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호/시론] 미래교육의 방향

김한별(교육학과 교수)l승인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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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 공유경제 등의 키워드로 요약되는 사회적 변화는 미래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교육의 목적과 내용은 사회의 변화와 동떨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교육은 사회가 요구하는 내용, 사회를 원만히 살아가려는 개인이 필요로 하는 내용과 결코 무관하게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변화를 맞이하여 교육은 어떤 준비와 대응이 필요할 것인가? 크게 세 가지 사회변화의 추세에 주목하여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교육은 새로운 직업의 가능성에 대한 준비에 주목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기존의 제조업과 사무직 관련 직업은 사라지는 반면, 컴퓨터,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전문직종에 있어서도 직업분야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전문직종의 과업을 구성하는 내용이 변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가령, 의료분야에서 진단과 치료에 관한 의사의 역할은 줄어드는 반면, 환자에 대한 상담, 환자의 개별적 예후에 따라서 처방을 유연하게 하는 판단에 있어서 의사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다. 교육 분야에서도 학습자에게 모종의 지식이나 기술의 전달에 주력하는 교수학습 분야는 상당부분 인공지능이나 기계에 의해서 대치되어가지만, 대신 학습자에 대한 상담, 학습자 개개인의 독특한 조건에 따른 정서적 배려와 지원과 같은 분야는 오히려 교수자의 핵심역량으로 강조될 것이다. 교수자의 전문성은 내용전문성에 좌우되기보다, 학습자와의 관계를 맺고 그러한 관계로부터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조력자 역할의 수준에 따라 가늠될 것이다. 이러한 일자리의 변화는 노동가능성을 제고하는 다양한 분야의 직업교육이나 재취업훈련에서의 교육내용과 방법이 근본적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음을 암시한다. 나아가 미래의 교사를 꿈꾸는 우리들이 지금 이곳에서 무엇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것인지에 대해서 일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둘째, 기계가 인간의 지위에 빠르게 근접하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교육은 인간성에 대한 심화된 성찰을 촉진하는 부단한 활동으로서 의의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행위와 사고를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면, 4차 산업혁명으로 호명되는 일련의 사회변화 흐름에서 기술혁신의 결과는 인간의 행위와 사고를 대신하는 수준으로 변모한다. 미래 사회는 인간이 운전하는 버스보다 자율주행버스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인간이 내리는 판결보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판사의 판결을 더욱 공정하다고 느끼는 사회로 변화될 여지가 크다. 결국 많은 부분에서 인간이 감당하던 일들을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가 대신하며, 그 영역은 계속해서 확장될 것이다. 이런 추세의 이면에는 결국 인간이 할 일이 점차 줄어들고, 그로 인해 할 일이 없는 인간, 생산성의 발휘라는 감각을 경험할 수 없는 인간이 생겨날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은 사회전체의 효율과 생산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엄청난 축복일 수 있으나, 인간 하나하나의 삶과 존재 이유라는 측면에서 보면, 엄청난 위협과 재앙의 요소를 품고 있다. 미래교육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인간 실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고 그로부터 인간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배움은 인간성을 이해하고 인간다움을 고양하며, 자신의 실존적 가치를 스스로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래교육은 교육방법의 혁신이 아니라, 인간다움의 고양에 교육의 지향점을 맞추고 있는가가 관건이다.
셋째, 효율과 성과의 증가와 맞물리는 분배의 문제와 관련하여 교육은 공동체의식,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 그리고 정의로움에 대한 각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빠르게 이루어지는 기술의 혁신은 사회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성과의 창출을 가능케 한다. 성과의 창출은 그 자체로 나쁠 것이 없으나 그 분배에 대한 고민이 충분하지 않으면 사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성과의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특정 계층이 독식하게 될 경우, 기술의 혁신으로 인한 생산성의 증가는 사회의 불평등을 오히려 심화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교육적으로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는 덕목과 소양을 기르는 노력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이는 공동체성의 강화, 유대감의 증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배려와 공감성의 발달이 미래교육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래교육이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에 편승하여 사회 각 영역에 침투하는 ‘효율’이라는 잣대가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훼손하지 않도록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삶의 전반에서 행해지는 배움은 빠르고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사회변화 속에서 인간이라는 실존적 존재가 스스로의 행위, 사고, 나아가 존재 자체의 의미를 망각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갈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도구이다. 인간은 부단한 배움을 통해서 자신이 처한 삶의 장면에 적합한 다양한 앎의 깊이를 더해가게 된다. 그 더해가는 앎은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 스스로 챙길 수 있는 힘이다. 미래교육은 방향성은 여기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김한별(교육학과 교수)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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