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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호/독자의 시선] 여성 주연의 문화 콘텐츠

민소정(교육학·17)l승인201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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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페미니즘 운동이 활발하다. 정보화가 대부분 진행된 만큼 온라인에서의 페미니즘 운동 역시 활발한데, 특히 SNS는 공론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치녀’나 ‘된장녀’ 등의 ‘ㅇㅇ녀’라는 단어가 여성혐오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임을 일반 대중들이 인지하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페미니즘의 이름 아래 모든 신체가 아름답다는 캠페인이 일기도 했다. 또 가장 최근에는 탈코르셋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문화 콘텐츠와 관련한 페미니즘 논의도 진행 중이다. SNS에서 페미니즘 활동가들은 여성 등장인물이 소설, 만화, 드라마 등에서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콘텐츠를 ‘여성서사’라고 지칭해 여성서사 작품의 감상을 장려하고 있다. 작년 개봉한 영화 ‘오션스8’이나 ‘미쓰백’ 등이 여성서사 영화로 꼽힌다. 얼마 전 크게 유행한 드라마 ‘SKY캐슬’ 역시 극 초반부에 여성 등장인물이 강조되고 주도적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 여성서사로 추천한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후반부에 남성 등장인물이 문제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해결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 최종적으로는 해당 작품이 ‘여성서사인가 아닌가?’로 많은 의견이 오갔다.
페미니즘과 관련된 여느 논의와 마찬가지로 여성서사에 대한 논의에서도 역시 논쟁이 벌어진다. 앞서 언급한 드라마 SKY캐슬에 대해서 극의 후반부에 남성 등장인물의 역할이 부각된 점을 들어 여성서사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있고 기존의 드라마에 비해 배역 중 여성의 비율이 높고 여성 등장인물 간의 갈등이 드라마의 주제임을 이유로 해당 SKY캐슬이 여성서사라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논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극 내에서 등장인물이 갖는 중요도를 수치로 변환할 수 없다. 물론 등장인물의 등장 횟수나 대사 길이 등을 수치로 나타낼 수는 있다. 그러나 등장인물의 대사가 작품에서 가지는 중요도나 등장인물의 행동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정확한 수치로 분석할 순 없다. 여성 등장인물이 작품 내에서 갖는 위치를 판단하는 일은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따르므로 이 부분에서 의견 차이가 생긴다. 둘째로는 여성서사에 대한 개념 자체가 모호하다. 여성서사에 대한 개념은 대다수의 문화콘텐츠가 남성중심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여성주의적 문화콘텐츠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그러한 작품의 창작을 고취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부터 만들어졌다. 여성서사에 대한 개념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에 대한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여성서사와 관련된 논의에서 사람들은 여성서사의 개념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어떠한 작품이 여성서사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때 여성 등장인물의 비율은 몇 퍼센트 이상이어야 하는가? 혹은 어떠한 문화 콘텐츠에 등장하는 여성 등장인물이 명백히 여성에 대한 남성주의적 편견에 의해 만들어졌거나 남성 독자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려졌음에도 이야기에서 중심적인 이야기를 차지하고 여성 등장인물의 비율이 높다면 그 작품을 여성서사라고 인정할 수 있는가? 여성서사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더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성서사의 개념이 합의되어야 한다.
여전히 창작 업계에서는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은 흥행하기 어렵다’는 말이 팽배하다. 여성 주연의 영화보다는 남성 주연의 영화가 더 많이 제작되고 흥행한다. 드라마에서도 남성 주연만을 찍은 포스터는 자연스럽게 생각하면서 SKY캐슬처럼 여성 주연만을 찍은 포스터는 이례적이라고 칭한다. 지금 당장 웹툰 플랫폼만 들어가 봐도 여성 주인공보다 남성 주인공이 많다. 아마 당분간은 여성서사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계속해서 필요할 것이다. 


민소정(교육학·17)  knu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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