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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호/교수의 서재]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 균형적 학문을 위한 이야기

이현주 기자l승인2019.02.18l수정2019.02.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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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 한국교원대신문에서는 지리교육과 김걸 교수님과 '교수의 서재' 인터뷰를 나누었다. 김걸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자 하는 책으로 칼 맑스의 '공산당 선언'을 꼽았다.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불평등을 다룬 '공산당 선언'은 사회과학도로서 균형적인 학문을 위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한다. 김걸 교수님의 책에 대한 설명과 지리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 책은 어떠한지 등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Q. 학생들에게 어떤 책을 추천하고 싶으셨나요?
저는 칼 맑스의 '공산당 선언'이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작년이 칼 맑스 탄생 200주년이기도 했고, 칼 맑스라는 사람의 업적에 대한 영향력이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이 '공산당 선언'이라는 책이 굉장히 얇아요. 그리고 내용도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제목이 '공산당 선언'이어서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사회과학하는 학생들이나 사람들은 꼭 한번 읽어봐야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이야기, 사회 과학에서 중시하는 불평등의 문제 그런 것들을 이야기해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추천해드립니다. 
'공산당 선언'은 여러가지 버전으로 번역되기도 하고 인쇄가 계속되고 있는 책입니다. 200년전에 맑스가 태어나서 이 책을 쓰고 나서 전세계적으로 읽혀지고 있는 책이기에 학문하는 사람에게 있어 균형적인 학문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 꼭 한 번 읽어보아야 할 책인 것 같습니다.

Q. 교수님께서 이 책을 읽게되신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미국에서 2001년도에 박사 학위를 따려고 유학을 갔을 때, 한국에서는 공산당 선언이라고 하니깐 이 책을 마음 놓고 읽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학부 다닐 때만 하더라도 제목부터가 한국에서는 굉장히 읽기가 무시무시한 책이었죠. 제가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로 유학을 갔는데, 미국 대학에서는 이 책을 볼 수가 있으니까 거기서 영어로 된 원문을 한번 찾아봤죠. 
제가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사회적 불평등, 빈부격차 이런 쪽에 관심이 있었고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석사 학위 논문을 쓰면서 관련 논문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대표적인 논문 중에 하나가 닐 스미스라는 사람이 쓴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된 논문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젠트리피케이션, 불균형 개발에 관한 논문들을 읽다보면 대부분 닐 스미스의 스승인 데이빗 하비의 논문들이 굉장히 많이 인용 됩니다. 데이빗 하비라는 사람의 학문적 철학의 근간이 되는게 바로 공산당 선언입니다. 굉장히 막시스트주의적인 연구를 했던 데이빗 하비도 처음부터 막시즘에 빠져있었던건 아니고 굉장히 계량적인 기법에 빠져있었습니다. 1960년대 계량혁명기에 방법론의 정립에 심취되어 있다가 '지리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계량분석 가지고는 할 수가 없구나'하고 차용한게 막시즘입니다. 그 막시즘의 기본이 되는게 공산당 선언이고요. 
저도 이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늘상 이에 대한 지적인 갈구함이 생겼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사회에서는 반공 이런 것들이 굉장히 강하다보니깐 읽을 수는 있지만 마음 놓고 “나 이 책 읽었어요”라고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미국에 가서야 읽게 됐죠. 

Q. 책의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뭐 공산주의가 우월하다는게 아니라 결국 자본주의의 폐해를 프롤레타리아의 관점에서 '프롤레타리아가 영원해지고 단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프롤레타리아, 노동자라는 사람들은 가지지 못한 자들이잖아요. 부자가 아닌 그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결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Q. 이 책을 지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200년 전에 영국에서 살았던 맑스가 영국의 사회상을 보고 공산당 선언을 쓰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당시 영국의 사회가 어땠느냐, 18세기 영국사회는 산업혁명이 굉장히 많이 일어났던 시기입니다. 산업혁명을 통해서 부를 축적한 자본가들이 많이 나오게 되고요. 그런 자본가들이 부를 축적하게끔 해주는 사람들이 노동자, 프롤레타리아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빈민으로 전락하다보니까 굉장히 삶이 어려웠습니다. 그런 시대상을 보면서 '아 결국 자본주의의 폐해 때문에 이런 빈곤, 빈부격차가 생기게 되는구나'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공산당 선언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게 사회과학쪽으로 오게 되면서 빈부격차의 심화 또 자본주의의 폐해 이런 것들을 얘기를 하게 되는데 이게 지리로 오게 되면 가난한 사람, 부자인 사람이 사는 정주여건, 주거여건들이 굉장히 차별화 된다는 것이죠. 일반 사람들은 못들어오게 하는 타워팰리스 등 고급 아파트 같은 것들이 가진 자들, 잘 사는 사람들만 사는 공간이 되는 거고 가난한 사람들은 돈이 없으니까 집세나 임대료를 감당 못해서 정말 슬럼화된 달동네와 판자촌 이런 곳에 거주하게 되고. 이러한 빈부격차를 지리적, 공간적으로 연구하는게 어떻게보면 지리학입니다. 지금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불평등이 심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굉장히 어렵게 살잖아요. 몇 해전 뉴스에 세 모녀가 최저 생계비만 받다가 자살한 일도 있고. 왜 가난한 사람들은 삶의 빈곤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해야만 하는가, 그 원인이 뭐냐. 결국 사회적인 불평등, 자본주의의 폐해 이런 것들에 의해서 그런 암울한 사건들이 벌어지게 되는 거고요. 
그렇다고 공산당 선언 쪽에만 치우치면 안돼요. 공산당이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아직도 공산당인 여러 국가가 있죠. 러시아도 있고, 중국도 여전히 공산당 사회이고 북한도 공산당 사회고. 세계를 봤을 때 제1세계라고 하는 서구사회가 있고, 제2세계라고 하는 공산주의 국가, 사회주의 국가가 있고 제3세계는 개발도상국입니다. 공산당 선언이 나오게 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많은 가난한 나라들이 감명을 받았습니다. 감명을 받고 공산주의를 택했던, 공산당 선언을 참조했던 나라들은 여전히 못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공산주의라는 것도 단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간을 연구하는 지리학, 시간을 연구하는 역사학 이런 학문들이 균형감각 있게 봐 주어야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현주 기자  kyo61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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